기억이 없는 세계는 현재의 세계다. 과거는 책 속에서만, 기록 속에서만 존재한다.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제각기 자신의 일기책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거기에는 자기 인생의 역사가 가득 적혀 있다. 날마다 그 책을 읽어서 자기 부모들의 신분을 다시 알아내고, 자기가 귀족 태생인지 천한 태생인지, 학교에서는 공부를 잘했는지 못했는지, 살아 오면서 뭔가 이룩해놓은 것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일기책이 없으면 그 사람은 2차원의 사진이나 유령과 다를 바가 없다.-74쪽
속도 효과는 내연기관이 발명되어 고속운송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현상이었다. 1889년9월8일, 랜돌프휘그는 새로 산 자동차에 장모를 태우고 빠른 속도로 런던으로 모셔갔다. 뜻밖에도 그는 생각했던 시간의 절반 만에, 장모와 대화를 제대로 시작하기 전에 도착했고 그래서 그 현상을 자세히 관찰해 보기로 했다. 그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그때부터는 아무도 느리게 다니지 않게 되었다.-8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