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와 함께 하는 낭독의 밤'에 초대되신 분들입니다.
새로운 시인을 만난다는 것은 깊이 있는 즐거움을 주곤 했다.
예스24에서 내가 오래도록 좋아하고 일부 친근한 시인들과 함께 시낭송회를 한다지만 나는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익숙하지 않은 세 미녀 시인을 만났다.
홍대앞 작은 공터(놀이터)와 주차장 골목 중간에 위치한 '살롱 드 팩토리', 멋진 북카페였다.
왼쪽으로부터 중성미의 신영배 시인, 소년처럼 밝고 경쾌한 신해욱 시인, 꽤 여성스럽던 이근화 시인...
미리 온라인으로 제출한 나의 질문에 성실하게 그것도 내가 원했던 답변(종이를 벗어난 시의 확장과 응용, 변형의 탈을 쓴 성장에까지 너그러운...)을 준 신영배 시인께 감사드리고... 낭독을 위해 참석 했었는데, 서툰 진행자 탓인지 원래 계획에서 변경되었는지 낭독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었다. 내가 오늘 낭독하고 싶었던 그녀의 시 하나를 남긴다.
기억은 기형이다
공중에서 우수수 쏟아지는 머리카락의 밤 수십 개의 귓구멍으로 둘러싸인 머리통 하늘거리는 귓바퀴들 콧수염 속에서 자라는 눈알 등에 촘촘히 박힌 손톱 배꼽에서 빠져나오는 꼬리 비늘의 반대 방향으로 칼날을 넣고 다리를 긁는 손 바다에서 수족관으로 수족관에서 언덕으로 옮겨진 물고기인간 땅에 머리를 박고 두 다리가 붙은 바지를 입고 지퍼를 올렸다내렸다 내 사랑
기억해봐 나무를
(문지시인선 #364, 신영배 시집 오후 여섯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55쪽)
초고속 등록을 핑계로 모임에 참석한 1차원적인 기록을... 모바일 타이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