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3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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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10년쯤 전에 알폰소 쿠아론 감독에 의해 '위대한 유산'이라는 헐리우드 영화로 발표되어 더욱 더 알려졌다고 할 수 있다. 원작의 무대가 19세기 영국과 런던이라는 점에서 20세기 후반 미국과 뉴욕을 배경으로한 영화와 다르지만 영화는 원작의 엑기스를 잘 걸러냈다고 볼 수 있다.



디킨스의 애정으로 탄생한 핍은 영화에서 에단 호크의 핀이 되었고...
디킨스의 매그위치는 거장 로버트 드니로가 열연한 탈옥수 러스티그로 환생(?)했다.
미스 해비셤의 새티스하우스는 노라 딘스무어의 실락원으로 스산함의 극치를 이룬다.
주요 배역 중 아름다운 소녀 에스텔라만이 변함 없이 빛난다.
원작의 조연들은 대부분 존재감 없이 잊혀진 채 영화는 핵심만 말하고 있었다. 
영화는 짧은 시간에 디킨스의 위대한 스토리를 전부 다 아우를 수 없었으나 그럭저럭 잘 각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원작의 다음 대사를 통해 유사한 점들과 조금이라도 차이점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게 뭐 어때서 저 애 가슴을 찢어지게 하면 되잖니."라고 대답하는 것 같았다. (제1권113쪽)

"넌 지금 에스텔러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는게로구나.그렇지?" (제1권215쪽)

"(전략)... 언제나 핍이라는 이름을 지녀야 한다는 것 ...(중략)... 은인이 되어 준 사람의 이름은 그가 밝히기로 결심할 때까지는 완전히 비밀로 유지될 것이네. (제1권257쪽)

"넌 분명히 알아야만 해...(중략)... 에스텔러는 말했다. "나에겐 심장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 (제1권436쪽)

"핍 군, 자네가 아주 어린아이였던 그 옛날 어느 크리스마스 날, 내가 가저리의 집에서 만찬을 들고 있을 때 군인들 몇 명이 찾아와서...(중략)... 우리가 도랑에 있는 그 두 죄수를 찾아냈는데, 그들 사이에 난투극이 벌어졌으며, 그들 중 하나가...(중략)... 나는 그 자를 자네 어깨 너머로 보았네." (제2권247쪽)

"예전에 당신에게 아이가 하나 있었지요. ...(중략)... 아직도 살아 있답니다. 그녀는 숙녀인 데다 아주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녀를 사랑한답니다!" (제2권381쪽)


뉴욕의 화가는 원작 속에서 런던의 풍요로운 학생이자 사업가로 나온다.
영화가 미처 표현하지 못한 원작의 강점은 단짝 친구 허버트, 악당 올딕의 존재가 아닐까 싶다.
런던의 그 치밀한 재거스와 조수 웨믹은 뉴욕의 뚱땡이 변호사 래그노 하나로 가벼웁게 지나가려 했던 점도 영화의 아쉬움이었던 걸 생각하면 이 원작을 읽는 즐거움은 충분했다.

내가 소장한 찰스 디킨스의 단편집 '어려운 시절'을 보면 이 소설의 제목을 '막대한 유산'으로 번역하여 소개하고 있다. 원제가 Great Expectations인데, 내용을 읽다 보면 위대함 보다는 다소 어색하지만 막대함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읽을수록 보람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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