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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인간 1
이외수 지음 / 해냄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하나님, 지금 저하고 장난 치시는 겁니까.'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달을 사랑하는 한 여학생과 그 여학생을 짝사랑하는 한 청년의 플라토닉 러브를 주축으로 전개된다. 이외수의 장외인간~
달랑 SMS 하나 남기고 연락이 두절된 그녀를 그리워 하며 보름 밤에 봉의산에 올라 뜬눈으로 밤을 새웠건만, 달은 도대체 나타나지를 않고, 아침 해가 떠버렸으니... 하늘의 장난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남소요를 그리며 보름달을 구경 나갔다가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혼란을 느낀 청년 이헌수는 잡학의 대가로 불리는 친구 김필도를 찾아가게 된다.
"필도야! 글쎄 어젯 밤에 달이 안떴어. 달이..."
"달이 뭔데?" 장난인줄 알았는데 대답이 사뭇 진지하다.
헌수는 환장한다. 과학관 아가씨도 모르고, 동생 찬수도 달이 뭐냐며 되묻는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달'은 없다. 황달, 수달, 달팽이, 몽달귀신, 달리기, 조달청은 그냥 달은 없다. 영어사전에서 'moon'을 검색해 보지만 그 역시도 없다. NASA 홈페이지를 찾아가도 마찬가지다. Mercury, Venus, Earth, Mars, Jupiter, Saturn, Uranus, Neptune, Pluto는 있지만 Moon은 없다. 존재하지 않는 천체인 것이다. 달이 없는데, 보름달,초승달,상현달,하현달,그믐달이 존재할리도 없다.
1969년7월16일 아폴로11호가 달에 깃발을 꼽은 역사적 사실도 찾을 수가 없었다. 달력의 요일을 확인해본다. 월요일이 있어야 할 자리에 月 대신에 人, 사람 인자가 있다 기가 막혀서 영어를 확인해 보니 맨데이(Man-day)다. 이쯤되면 사람 미친다. 어찌하오리까?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보라. 다들 집게 손가락을 세워 가볍게 돌리며 비웃는다.
그렇게 달을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버린 닭갈비집(가게이름:금불알) 주인 이헌수는 이 시대에 불필요한 정신분열자일 뿐. 그가 기억하는 달은 백과사전에도 인터넷에도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달력조차 월요일을 표시하지 않고, 추석(한가위)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져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차례상을 준비하느라 통장에서 예금을 인출한 주인공은 돈 어디다 쎴느냐고 동생에게 항의까지 듣는다. 부모님을 위해 차렸을 뿐인데, 추석을 알지 못하는 동생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주변 사람과 주인공은 서로를 정신병자로 인식하게 되는데, 누가 진정한 환자일까?
사회 비판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책은 철저하게 상업주의에 물든 편집디자인으로 다가오는데...
그래도 한 번 읽어 볼만한 것 같다.
1권
1. 세상의 모든 풍경들이 낯설어 보이는 새벽
2. 한 마리 시조새가 되어 달빛 속을 선회하던 여자가 있었다
3. 시인이 사물에 대한 간음의 욕구를 느끼지 못하면 시가 발기부전증에 걸린다
4. 세상 전체가 나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5. 이태백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십니까
6. 해파리떼
7. 내가 보기에는 세상 전체가 미쳐가고 있다
8. 강도가 칼 대신 꽃을 들고 닭갈비집에 침입하다
9.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을 거북하게 하옵시며
10. 사라진 것들은 모두 그것들이 간직하고 있던 아름다움의 깊이와 동일한 상처를 가슴에 남긴다
11. 메뚜기떼
12. 시인은 비가 내리면 제일 먼저 어디부터 젖나요
13. 소요약전(逍遙略傳)- 하늘이 흐린 날은 하늘이 흐리기 때문에
14. 진정한 환쟁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모델은 먹지 않는다
15.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 어찌 알 수가 있으랴
16. 흑색겨울독나방
17. 마음 안에서 사라진 것들은 마음 밖에서도 사라진다
18. 예술가의 인생이 연속극 스토리처럼 통속해 지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19. 날이 갈수록 백자심경선주병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다
20. 선생님은 등대가 사라져 버린 밤바다를 일엽편주로 떠도는 표류자(漂流者)의 심경을 아시나요
21. 고래들의 떼죽음
22. 알콜중독에 걸린 초딩 닭갈비집 금불알을 점거하다
23. 아버지 저는 오늘도 불알값을 하지 못했습니다
24. 아니 땐 굴뚝에서도 연기가 난다
25. 독작(獨酌)
26. 달은 있다
27. 어른을 함부로 대하는 놈들은 귀싸대기에서 먼지가 풀썩풀썩 나도록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
2권
28. 닭들의 떼죽음. 퀴즈의 정답. 건의서를 보내다
29. 경포에는 몇 개의 달이 뜨는가
30. 자살이라는 단어를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된다
31. 도대체 저들 중에 누가 내 시들을 읽어줄 것인가
32. 내 생애 가장 길고도 지루했던 겨울은 끝났지만
33. 짜장면과 보름달
34. 평강공주 개방병동에 입실하다
35. 우습지 않습니까
36. 당신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려도 세상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37. 식물들 가시를 만들다
38. 한 번도 서울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동대문에 문지방이 있다고 우길 때 서울 사람들은 동대문에 문지방이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39. 길섶에 조팝나무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었다
40. 아무리 기다려도 천사가 그대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차라리 그대 자신이 천사가 되어 불행한 자들에게 손을 내밀어라
41. 사이코드라마―달을 알고 계십니까
42. 가슴에 소망을 간직한 자여 하늘에 있는 모든 것들이 그대를 향해 열려 있도다
43. 달맞이꽃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44. 대한민국에서는 사람을 때린 죄보다 합의를 볼 돈이 없는 죄가 더 크다
45. 땅꺼짐 현상
46. 아버지는 왜 껍질이 없는 계란을 의암호에 던지셨을까
47. 고슴도치섬으로 가서 처음으로 소원을 빌다
48. 내가 그것들에게 눈길을 주는 순간 그것들도 내게 눈길을 준다
49. 詩人에게
50. 타살도 아니고 자살도 아닌 죽음
51. 정서가 극도로 고갈되면 육신이 타버리는 현상
52. 인체자연발화의 희생자들
53. 천하가 학교이며 만물이 스승이다
54.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