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숙종 때 서포 김만중이 지은 장편 고전소설. 주인공이 현실 세계에서 이루지 못한 일을 꿈속에서 마음껏 이루고 살다가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와, 꿈속에서 누리던 부귀영화나 공명은 한바탕의 꿈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는 이야기이다. 제목의 '구운(九雲)'은 주인공 성진과 팔선녀를 가리키며, 인간의 삶을 나타났다 사라지는 구름에 비유하고 있으니, '구운몽(九雲夢)'은 결국 이들 아홉 사람이 꾼 꿈이다. 불제자 성진을 통하여 불교를... 작품의 대부분에 그려진 양소유의 삶에서 유교와 도교를 다룸으로써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유,불,선 삼교 사상을 모두 수용하여 보여준다. 그러나 더욱 근원적으로는 양소유의 화려하고 애욕에 찬 인생이 하룻밤 꿈에 지나지 않은것이었음을 강력하게 나타낸다. 그리고 그 꿈은 성진의 번뇌에 대하여 '인간 부귀와 남녀 정욕이 다 허사인줄 알게' 한 스승의 가르침이었음을 알게 된다. '구운몽'은 성진의 이러한 깨달음을 통하여 '인생 일장춘몽'이라는 전통적인 동양 정신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김만중의 원본이 한글로 쓰여졌는지 한문으로 쓰여졌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번역자 송성욱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두 가지 원고를 참고하여 알차게 재정리하였다. 고전 읽기가 즐겁지 않았던 데에는 정신에 앞서 표현의 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낯선 고사의 인용과 한문 어구의 빈번한 삽입, 익숙하지 않은 문어투와 내용 파악이 어려운 비문투성이의 긴 문장이 큰 원인이었다. 한글과 영어 시대를 사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우리 고전은 너무 어렵고 낯설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