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노트르담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3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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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노틀담의 꼽추'를 탄생시킨 이 원작을 올 봄에 읽었는데, 독후감을 남기지 않은 것 같아 기억나는 부분만 두서 없이 메모한다.

5년쯤 전, 내가 파리의 노트르담을 들렀을 때, 생각보다 소박해보였던 기억...
센강이 한강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작은 관계로 서울의 여의도에 비할 바없는 협소한 섬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보트의 모양을 닮은 시테섬이다.
그 시테섬에 여의도 순복음교회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노트르담 성당이 있는 것이고, 그것은 수백년 동안 파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위대한 작가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 없었더라면 과연 파리의 노트르담이 오늘날 이만큼이나 유명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두 권으로 구성된 이 책의 1권 230쪽을 보면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테섬에 대한 묘사를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빅토르 위고가 소발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시테 섬은 마치 센 강 한복판으로 물결따라 흘러가다 좌초하여 개흙 속에 처박힌 커다란 배와 같이 생겼다."

이 작품의 전부 혹은 일부가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으로도 선보인 바 있고 비교적 호평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을 '노틀담의 곱추' 정도로 기억할 것이지만 분명히 곱추 카지모도의 이야기는 이 책의 일부분에 해당되는 내용일 뿐이다.

독자의 동정심을 자아내는 이 소설의 핵심인물 카지모도는 이 책 제1권의 260쪽 쯤에서나 처음 등장하는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그 이름의 의미를 반만 인간이라고 소개하는데, 이 소설의 제1권280쪽 주석에서는 Quasimodo가 보통명사로 부활절 다음의 첫 일요일이라는 의미로 소개한다.
소설의 제2권 259쪽을 보면 라 레스메랄다를 향한 카지모도의 애처러운 눈빛과 대사가 들려온다.
"제 불행은, 제가 아직도 너무 인간을 닮았다는 거예요. 차라리 제가 짐승이었으면 좋겠어요. 저 염소처럼 말이예요."

건축물을 소재로 15세기를 배경으로 쓰여진 이 19세기 초반의 소설은 마치 예언과 같은 매력적인 글을 남겼는데 제1권 353쪽에 있는 그 문장은 다음과 같다.
'건축술은 더 이상 사회적 예술, 집단적 예술, 지배적 예술은 되지 않으리라. 인류의 위대한 시는, 위대한 건물은, 위대한 작품은 더 이상 건축되지 않고, 인쇄되리라.'

귀머거리가 귀머거리를 심문해야 하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1권 370쪽 풍경은 이 책이 마냥 딱딱하지 않고 적당한 유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으로 기억할만한 이야기거리이다.

수 개월이 흘렀건만 마치 뮤지컬의 한 대사처럼 나의 귓가를 맴도는 각인된 한 마디가 있어 메모한다.
"알겠어? 난 당신을 사랑해!"
"무슨 사랑이 그럴까!"
"영벌받은 자의 사랑이야."
집시여인을 사랑한 신부...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행복했던 그가 순수한 질투로 집착에 이른 것이다.
결국 두 사람 모두가 불행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녹아나는 이 대사는 개인차가 있겠으나 내게는 깊이 각인된 명대사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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