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섯째 아이'에 이어 두번째로 접하는 도리스 레싱의 소설... 어느 도시에서라도 있을 수 있는 10대 미혼모, 장애아의 어머니, 택시 운전사, 아시아계 이민자, 공원 산보객, 버림받은 여자 등의 이야기를 런던에서 발견한 작가의 필체로 접할 수 있다. 책 읽기 싫어하는 사람도 짧디 짧은 단편 '새 카페'(138~144쪽) 한 편만 읽어보면 금새 이 책이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순서 없이 앞뒤로 오가며 읽을 수 있는 모두 18편의 편안한 단편~ 우리시대의 작가들도 이런 형식으로 서울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어떨까 싶다. '황석영의 서울스케치', '이문열의 부산스케치' 같은 식으로 말이다. 서울을 알릴 수 있는 그런 우리 문학을 생각하게 한 멋진 소설이었다. 도리스 레싱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