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한 파묵과의 첫만남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것 같다. 재작년 늦가을에 이 책이 발표되자마자 구입하여 틈틈이 읽어봤지만 큰 교감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터키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관심있게 지켜보지 못한 이유가 큰 원인일 것이다. 아울러 시리즈 완독을 20여권 남겨둔 시점에서 다른 언어권이지만 단테의 '새로운 인생(#115)'과 번역된 제목이 같은 책을 선정한 것이 민세문집 예찬론자로서 다소 찜찜한 점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키 문학으로의 입문에 큰 의미를 두려한다. 밑도 끝도 없이 시작되는 사건 전개... 이스탄불의 평범한 공대생이었던 오스만은 어느날, 인생을 바꿔 놓은 책 한 권을 우연히 만난다. 자난이란 이름의 예쁜 여대생을 알게되고 그녀를 통해 알게된 바로 그 책을 구해서 읽게 된 뒤에 오스만의 인생은 완전히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다. 그 책에 열성적으로 빠져버린 또 한 명의 인물이 있었으니 그는 다름 아닌 자난의 남자친구인 메흐메트다. 메흐메트는 어느날 갑자기 실종되어 버리고, 오스만과 자난은 사라진 메흐메트를 찾아 나선다. 바로 문제의 그 책에서 안내하는 '새로운 인생'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그 여행은 버스여행이며,,, 두 사람은 터키의 다양한 지역들을 찾아 다니며 새로운 경험들을 하게 된다. 실락원의 이야기이자 전통적 가치를 뭉개버린 서구의 음모들이 독특한 문장들을 통해 다양하게 묘사된다. 하지만 읽고 또 읽어도 나의 내공으로는 상당한 혼란 뿐... 보다 많은 공부를 한 뒤에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바로 그런 책이었다.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맞춰 7년전에 번역한 책을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발 빠르게 편입시켜서 가격도 1천원 올리고 재포장해 낸 덕분에 출판사는 매출도 늘리고, 독자들도 더 이쁜 책을 만나게 된 것 같지만 상당한 비호감과 더불어 뭔가 냄새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