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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이리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7
헤르만 헤세 지음, 김누리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평점 :
제목이 참 매력적이었다.
토마스 만은 이 책에 대해 병적이면서도 아름답고 환상적인, 가장 대담한 소설이라 평하였다. 병적인 부분을 놓고보면 마약의 몽롱함이 느껴지는 사이코적인 분위기를 말할 것이고, 아름다운 것은 헤세의 글발을 통한 문학이 아닐까 싶으며, 환상적인 것은 환락 차원에서 그룹섹스와 동성애 등 충격적인 소재를 대담하게 다룬 점에 대한 평가라고 보여진다. 80년전 독일에서 쓰여진 이 책이 월남전이 한창이던 40년전 미국의 젊은이들의 필독서가 될 수 있었던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관찰이 필요할성 싶다. 무엇보다도 낭만적인 것은 제목이 아닌가 싶다. 황야의 이리... 별다른 거부감 없이 다가오는 참으로 낭만적인 제목이 아닐 수 없다. 반전 사상과 속물적인 교양서들에 대한 비판서로 기성질서의 권위를 무력화 시켰던 문체로 높이 평가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읽다보면 졸음이 쏟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헤세의 책들은 사당한 것들이 이렇게 졸립다. 하지만 읽고나면 개운한 것이 또한 헤세의 책인 듯 싶다. 2007년 마지막을 나름대로 의미 있게 보내게 해준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3년 전에 막 고교생이 된 광언이가 이 책의 제목이 끌린다면 사달라고 했었고 나는 선물했었는데 녀석의 독후감이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