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참으로 재미 없고 지루하게 읽었다. 이 책은 작가가 스물 네 살에 쓴 처녀작이고, 세계가 인정하는 작품인데 말이다. 시대를 초월하자면 나보다 한 참 어린 녀석이 쓴 글을 이해하려고 애 쓰는 내 모습이 초라했을 정도다. 뭔가 있겠지 하던 나의 믿음은 책을 덮을 때까지 뭔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천재가 천재의 언어로 닥치는대로 내 뱉은 말을 글로 옮긴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민세문집의 한 권이기에 읽었을 뿐 사실 시간이 좀 아깝다. 훗날에 내가 더 시간의 여유를 갖게 된다면 다시 읽어보고 세계가 인정한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해 주고 싶다. "다 끝이야. 당신들은 당신들이고 나는 나요. 더 이상 내 입장에 서려고 애 쓸 필요는 없소. 나머지는 다 하찮은 것이니까. 나는 지겨워요. 그리고 - 제발 부탁하건데, 더 이상 이해하려고 애쓰지 마시요. 당신들도 알겠지만 - 난, 나는 창피한 말이지만 -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더 이상 그런 얘긴 꺼내지 마시오......" 이 책의 주인공 아담폴로의 후반부 대사가 나의 고민을 덜어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