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풍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
장 지오노 지음, 박인철 옮김 / 민음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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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매우 쉬운 이야기인 듯 싶지만 가장 이상적인 삶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평범하지 못해 괴롭고 고통스러웠을 한 가문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소재로한 소설이며, 그 가문의 삶의 터전이 바로 '폴란드 풍차'라는 저택이다.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과 유사한 글맛을 느낄 수 있었는데, 한편 지루하고 잠이 오는 문체였다.

폴란드의 풍차 사람들, 그들은 참으로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것이다.
이름로 생략된 채 소개되는 드K, 드M씨처럼......

 


문제의 밤을 이야기하기 전에 나는 먼 과거의 일로 거슬러 올라가고자 한다. 이제 우리들의 관심을 끌게 될 여인은 분명 예외적인 인물이었다. 나는 이 여인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폴란드의 풍차는 이 도시의 서쪽 변두리에서 도로로 약 일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별장이다. 사실 벨뷰 산책장은 이 별장 바로 위를 굽어보고 있다. 산책장에서 마음먹고 침을 뱉으면 성채의 지붕 위에 떨어질 것이다. 왜 이 성채를 폴란드의 풍차라고 부를까? 이 점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 어떤 사람들 말로는 로마에 가는 폴란드 순례자가 이곳에 오두막집을 짓고 기거한 데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도 한다. 제정이 몰락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코스트라는 사람이 이 땅을 사서 지금도 남아 있는 저택과 부속 건물을 세웠다. 코스트는 이 지방 출신이었지만 멕시코에서 오랫동안 체류한 후 이곳에 다시 왔다. 그는 몸이 마르고 말이 없는 남자였던 것 같다. 특히 그의 독특한 성격은 지금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그는 빵을 베푸는 선량한 마음에서 곧장 피에 굶주른 잔인함으로 치달을 수 있는 격렬하고 급변하는 기질의 소유자였다. 그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부심하다가 끝내는 해결하지 못한 어떤 문제에 사로잡혀있는 것 같았다.

코스트는 홀아비였지만 딸을 둘 데리고 있었다. 지금도 두 딸의 미모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두 딸은 몇가지 점을 제외하고는 나이가 비슷했다. 내 말을 들으면, 그리고 두 여자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을 들으면 혹 우리가 그 여자들을 알고 있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들과 같은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모두 고인이 되었다. 하지만 두 여자가 갈색머리에 우윳빛 피부를 지녔고, 차갑고 푸른 큰 눈으로 사물을 천천히 바라보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얼굴은 계란형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 말에 따르면 그들이 걷는 자태는 보는 사람의 입을 딱 벌어지게 할 정도였다고 한다. 아나이스와 클라라는 젊은이들에게 대단한 사랑의 상처를 주었다. 그 여자들에게 접근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또 그 여자들은 사람들과 교제하지도 않았다.
두 여자는 청혼을 받았다. 이곳에서 결혼을 통해 요구하는 것은 돈이다. 코스트는 <남아돌아갈 만큼> 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 딸이 아무리 아름답다 하더라도 결혼 문제에 있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는 누구나 알고 있었다. 청혼을 한 집안은 빈틈없고 오만했다. 이 집안은 자기네가 찾는것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이해시켰다. 청혼을 한 집안은 이 첫 교전을 위해 전문적인 중매쟁이들을 고용했는데, 특히 오르탕스 양을 이용했다. 이 여자는 앞으로 자주 언급될 것이다. 오르탕스 양은 육체와 정신이 모두 말처럼 강한 여인이었고, 자기 내부로부터 무한히 힘을 길어낼 수 있는 여인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그녀를 마치 피가 뚝뚝 떨어지는 고기를 먹고, 술을 스트레이트로마시고, 똥물을 뒤집어써도 전혀 개의치 않고, 호전적인 기개로 보라는 듯 모조품을 걸치고 돌아다니는 여자로 묘사하고 있다. 물론 머리는 잘 도는 여자였다. 그녀는 용무가 있을 때면 사교계 출신의 보잘것없고 어리석은, 그리고 유행하는 옷을 판에 박은 듯이 입은 세 명의 여자들을 늘 데리고 다녔다. "일종의 장식 융단이지요." 라고 그녀는 말하곤 했다. "장식 융단이 없으면 외교도 없어요. 내 가치는 주변 사람에 의해서밖에는 돋보이지 않으니까요."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원작자로 더 기억에 남는 작가...

 

참 멋진 소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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