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관습은 상황에 따라 순식간에 난장판이 될 수 있다. 어린 소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이야기는 '15소년 표류기'를 읽는 마음으로 시작된 독서가 인간성 붕괴로 연결되면서 결코 아름답게 전개 될 수 없는 실랄함으로 슬픈 소설이다. 단순한 모험담 뒤에 깊은 철학과 도덕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산호섬의 소년들을 통해 인간성의 붕괴가 근본적인 사회의 붕괴를 이끌어 낼 수 있음을 상상력으로 충분히 보여준 역작이며, 바로 그러한 주제의 마음 아픈 이야기를 읽는 마음도 아팠다. 악마를 뜻하는 파리대왕은 베엘제버브(Ba'alzevuv;헤브루어)의 난역에서 시작된 제목이므로 처음부터 번역에 큰 부담을 갖고 시작된 작품이라 생각된다. 파리대왕을 통해서 인간 품성의 어두움을 암시하는 이 작품은 난역에도 빛나는 흥미로운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훨씬 부드러운 다음 개정판이 나와 더 나은 읽기가 가능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