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잡아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0
솔 벨로우 지음, 양현미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궁지에 몰렸을 때 떠오르는 라틴어 Carpe Diem!!!
그리고, 그것을 영어로 번역하면 Seize the day이다. 순간을 즐겨라! 이 순간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라 정도의 뜻으로 알던 것인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로 '오늘을 잡아라'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다. 오늘을 잡아라... 나의 선입관 때문에 이 제목이 괜히 좀 어색했다.

실패자의 인생을 살면서, 막막한 현실 앞에서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주인공은 심성이 착하지만 물질문명의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무시 당하며 늘 좌절한다. 착하고 늘 당하기만 하는 토미에게,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는다. 심지어 아버지 조차도 그의 재기조차 의심하고 그런 아들을 부끄러워 한다. 잃어버린 신용보다 더욱 고통스럽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은 토미의 잃어버린 자신감이다. 그것이 토미뿐 아니라 '실패자'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고통이다.

아버지에게도 늘 무시 당하던 윌헬름(=토미)이 마지막으로 의존했던 탬킨 박사에게 마지막 재산을 전부 사기당한 뒤에 탬킨을 찾아 헤매다가 우연히 장례 행렬에 말려들어 어떤 교회에 도달한다. 토미는 교회의 낯선 시신 앞에 통곡을 한다. 감정의 폭발로 억눌려 있던 절망과 불안의 분출인 것이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것은 현실이지만 토미가 추구하는 삶은 이기적이지 않고 보편적이며 인류애이다. 토미의 그의 이러한 삶의 방식은 바로 그 낯선 시신 앞에서 그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 고통받은 인생의 과거에 대한 속죄와 그의 새로운 삶을 암시하는 것으로 다가온다.

과거는 우리에게 아무 소용이 없어. 미래는 불안으로 가득 차 있지. 오직 현재만이 실재하는 거야. '바로 지금' 오늘을 잡아야 해!

114쪽을 중심으로 이 책에 몇 차례 펼쳐지는 이 멋진 문장은 고통일 수도 있다. 사기꾼이 주인공을 위로하며 쓴 이 멋진 문장에 무너지는 우리의 중인공, 하지만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담담한 시선으로 심오한 희망의 철학이 읽혀지고 있다. 솔 벨로는 이 작품으로 미국 문학의 위상을 높였으며 위대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될 수 있었다.

Carpe Diem!! Seize th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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