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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taire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반지 따위에) 한 개 박은 보석; 보석 하나 박은 장신구(裝身具) [
패물]; U 솔리테르( ((미국) 혼자서 하는 카드놀이 ( 【영국】 patience); 혼자 두는 장기)); (미국속어) 자살.

혼자 하는 카드게임 = 자살.

웃기는 동의어다.

 

주말에는 집에서 하루종일 솔리테어만 했다.

웬지 모르지만 나는 솔리테어를 solitary (고독) 과 같은 철자로 기억하고 있었다. 혼자 하는 카드 놀이 = 고독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그래서인지 하루종일 혼자 카드놀이를 하고 있자니 괜히 고독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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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직장의 괜찮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K는 어느 주말에 헬스클럽에서 달리기를 하다가, 창밖에 떠다니는 비누방울을 보는 순간 자기의 가슴에 구멍이 뚫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순간 직장인 K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놀랐다. 고개를 가만히 숙여서 가슴을 내려다 보았는데, 가슴에는 틀림없기 구멍이 뻥 뚫어져 있었다. 마치 대포알이 가슴을 뚫고 나가기라도 한 모양새였다.

그러고보니 어제 오늘 생긴 구멍은 아니었다. 등을 긁으려 손을 넣으면 그 손이 가슴까지 나오고, 가슴을 쓰다듬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등골을 어루만질 때가 있었다. 그런데 아프지도 않고 따갑지도 않고, 또 다른 사람이 뭐라고 말할 때도 없었다. 한 마디로, 자기든 남이든 아무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 문제가 없기에 구멍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구멍을 발견하고 보니,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지름이 한 뼘이나 되는 구멍난 가슴으로 지금까지 살아있던 것이 용한데, 그렇다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직장인 K는 우선 유명한 대학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접수 창구 앞에서 K는 난감해졌다. 도대체 가슴에 대포알만하게 구멍이 난 것을, 외과에서 진찰받아야 할지 내과에서 진찰받아야 할지를 알 수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에 우선 내과 접수를 하려는데, K는 그 때 창구 아가씨를 보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아가씨는 목이 깊게 패인 옷을 입고 있는데, 패인 옷 틈으로 젖무덤이 갈라질 즈음에 구멍이 하나 뻥 뚫어져 있는 것이다.

K가 넋을 잃고 아가씨의 가슴패기를 쳐다보자, 집요한 눈길을 깨달은 아가씨가 얼굴을 붉히며 K를 노려보았다. K는 얼떨결에 접수 서류를 주고는 병실로 들어갔다.

의사는 K에게 증상을 물으면서 청진기를 가슴에 가져다 대었다. K는 가슴에 뚫린 구멍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의사는 말없이 그 뚫어진 구멍 바로 위의 허공에다가 청진기를 올려놓았다. 마치 구멍이 투명한 무엇으로 메꿔져 있기라도 한 듯한 행동이었다.

K가 뭐라고 말을 하려는데 의사가 먼저,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 뭐하러 병원에 왔느냐고 나무라는 투로 말했다. K는 항의를 하려고 했지만 의사는 말도 빠르고 행동도 빨라, 이상이 없다고 말을 하는 순간 이미 책상에 고개를 박고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순간 K는 의아한 기분이 듬과 동시에 화가 치밀어 올라, 벌떡 일어나 의사를 덮쳤다. 체구가 왜소한 의사를 깔고 앉은 K는 의사의 가운을 헤치고 와이셔츠를 북북 뜯어내었다. 의사가 비명을 지르는 것에 아랑곳없이 속옷까지 벗겨냈다. 그러고는 K는 자기 눈을 의심했다. 의사 또한 가슴에 접시만한 구멍이 뚫어져 있었다.

이 때 의사의 비명을 들은 간호사와 경비원이 문을 열고 뛰쳐들어왔다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환자를 가장한 괴한이, 간호사를 성추행하는 일은 간혹 있다고 하지만, 나이든 의사의 옷을 벗기는 일은 신문에서 보기에도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사는 K를 경찰에 넘기느냐 정신과 치료를 권하느냐를 두고 잠시 고민했다. 이 의사는 의술과 인술 양면으로 사회적 존경을 받고 있는 사람이었으며, 그만한 덕망이 있었기에 K에게 정신과 치료를 권하기로 했다. K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그날로 정신과 의사를 만나게 되었다.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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