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과 햇살
김용만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중견작가인 것 같은데 처음 이름을 들어본다. 역시 세상은 넓고 작가는 많다.

울진삼척 무장공비와 당시 신고 주민의 이야기를 2003년에 그리고 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울진삼척 사건의 주역들은 이제 환갑이 넘은 노인네들이 되어있다.

그래서 그 시대의 이야기들은 이제 노인네들의 이야기이다. 반공과 적화통일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낡아버린 시대.

이념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돈 욕심으로 간첩생포를 주장하던 황봉만(이름 맞던가? -_-) 과, 이념이 뭔지도 모르고 이념만 주장하기에 자수가 아닌 체포당했음을 주장하던 배승태, 두 노인. 1960년대에는, 분명 자수한 것임에도 서로 체포당했음을 주장한다.

그 두 사람이 2000년도에는 서로, 그것이 사실은 자수였음을, 당시에는 자기들이 잘 못 생각했음을 서로 이야기하며 화해한다.

재미있게 읽었다. 이제 확실히 이념을 가지고 옳다 그르다 왈가왈부 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은, 논쟁을 하는 사람들과 역사를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논쟁 자체로 서로가 서로의 논리에 승복한다든지 하는 것은 본 적이 없다. 결국 논쟁이 시들해지고난 후의 얼마쯤에는 논쟁 자체가 의미없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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