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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는 그동안 봤던 만화중 나를 반하게 한 인물들에 대한 간단한 헌사를 올리는 공간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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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모 팬이 그린 유스포프 후작의 팬아트 ^^*
이 나이먹도록 나는 여지껏 만화를 보고 있고, 만화가 무쟈게 좋다.

그중에서도 순정만화.

뭐 만화는 장르 안가리고 잡식성으로 좋아하지만, 특히나 7,80년대의 고전순정만화는 지금봐도 언제나 내 심금을 울리는   oldes but goodes다.

순정만화중에서도 나의 순정만화에 대한 눈을 틔워 준 기념비적인 만화 두 편이 있으니...그것이 바로 [베르사이유의 장미] 와 [올훼스의 창] 이다

모두 역사를 바탕으로 한 순정물이며, 유독 내 눈을 뒤집어놓는 흑발 금발 미남자들이 우글우글거려 어린날의 내 남자보는 눈을 한껏 높여놔버린(?) 원흉이 되기도 했다.

프랑스혁명과 러시아 혁명을 소재로 한 위 두 만화 덕에, 역사에 대한 관심 또한 지대해져, 학교다닐때 국사랑 세계사 점수는 그래도 남못지 않게 받았었다.

사설이 좀 길었는데...오늘 소개할 첫 등장인물은, [올훼스의 창]에 등장하는 레오니드 유스포프 후작이다.

이사람은 올창 3부 러시아편(11권~17권)의 주역으로, 크라우스를 찾아 러시아로 떠난 유리우스의 인생에 어느날 등장하여 훗날 크라우스와 유리우스의 인생 행로에 큰 전환점을 찍는 장본인이 된다.

이미지 올린거 보면 아시겠지만,,,풍채가 전형적 순정풍 흑발 냉미남 그 자체다. 러시아의 귀족 군인가문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사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후작 작위를 받고 황제의 조카와 결혼하여 조카사위 칭호까지 받은데다 육군친위대 연대장까지 겸하셨으니. 얼굴돼. 지위돼. 뭐하나 꿇릴게 없는 사람이다.

군인답게 황제와 황실에 대한 충성심으로 가득하나, 한편으로는 국제정세와 민중의 움직임도 읽는 눈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아마 그도 로마노프 왕조가 결국은 멸망할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고, 노동자와 농민이 지배하는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임을 예측은 하고 있었겠지만. 황제와 황실에 대한 충정이 그 시기를 조금이나마 막고 싶은 행동으로 나타나게 했겠지.

뭐. 순정만화 스토리가 그렇듯. 이사람도 결국은 이쁜 여주인공 유리우스에게 사랑을 느껴 잠시 마음이 동요가 되고 나중에는 보수쿠데타 실패로 비극적인 자결을 하게된다

개인적으로 봐서는 사회주의 운동가와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왕정복고를 꾀하던 보수 반동적 인물이란 점에서 사상적으로 통하진 않지만, 무엇보다도 저 빼어난 용모가 모든걸 용서해주지 않는가. ^^;;;

게다가, 신념을 갖고 자신이 믿는 것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불굴의 의지를 가졌다는 점에서. 그를 내가 반한 당신의 첫번째 인물로 감히 모시려고 한다.

" 유리우스, 인간에겐 헛된 걸 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운명이란게 있다. 그게 얼마나 이치에 맞지 않는 어리석은 일이고 덧없는 짓이라 해도. 그렇게 하는것만이 자신의 인생을 납득시키는 일이라면..앞으로 나아가는 길밖에 없는거야..."

레오니드 유스포프.

조금만 해보다가 약간만 힘들어도 지레 겁먹고 안될거라 물러서는 약하디 약한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내게, 비록 구체제의 군인이긴 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것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멋진 인물로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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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음 / 다밋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손잡이를 만지는 여자][미래에서 온 사나이] 등 기생충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을 집필, 우리 나라에서는 로빈 쿡보다 더 저명한 의학스릴러의 대명사로 필명을 드높이고 있는(정말?) 저자가, 의사라는 본인의 본업에 충실한 본격 건강에세이집을 발간했다. 이름하여 [헬리코박터의 변명].

헬리코박터는 위염 위암을 일으킨다는 원인균으로, 1년마다 한번씩 있는 우리 회사의 직원대상 건강진단에까지 버젓이 개별종목으로 떡하니 버티게 될 정도로 요즘 아주 유명세를 단단히 타고 있는 녀석이다.
내 옆자리에 앉아계신 팀장님도 헬리코박터 보균자로, 아침마다 꼬박꼬박 헬리코박터 퇴치에 좋다는 [윌]을 드실 정도니깐.
사실 [윌]은 좀 비싸서 그렇지 맛이 좋긴 좋다.. 팀장님 휴가가신날 빈자리에 있던 [윌]한개 슬쩍 마셔봤는데 먹을만 하더군.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순간 갈등이 생겼다. 헬리코박터 때문에 그 비싼 [윌]을 팀장님께 계속 드시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이 책에는 헬리코박터나 콜레스테롤을 비롯하여 우리가 그동안 언론이나 기타 대중매체에서 무비판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왔던 '건강에 나쁘다' '건강에 좋다' 고 하는 대상들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일반인 수준의 눈높이에 맞도록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물론 여러 전문서에서 인용한 내용들이 있고 전문적인 용어들이 담겨있긴 하지만, 하나도 어렵지 않고 아주 쉬운 말로 풀어주고 있다. 일반인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의학상식의 대중화에 일단은 성공한 책이라고 본다.

게다가 저자 특유의 입담과 위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우스운 대목은 키득키득 웃음을 터지게 하여, 버스에서 이 책 읽다가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통에 민망해서 혼났다.
일부 오타나 탈자가 간간히 발견된다는 점은 옥의 티이며, 가끔 웃길려다 보니 진짜 인용문인지 실제 인물인지, 저자의 주장이 맞다는 건지 틀리다는건지 긴가민가한 대목이 등장하는 것은 이 책이 그래도 전문의가 쓴 건강지침서라는 이름을 달았다는 점에서 볼때, 조금은 지양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서문에 등장하는 조선시대 명의 마태수라는 사람은 내가 알기로 확실히 없다 ㅡㅡ; 아마 저자의 필명인 '마태우스'에서 나온 유머성 애교로 넘어가 주어야 할듯.)

한가지 더 바라고 싶은 것은, 변명을 하고 싶은 대상들은 아마 이 한권에 언급된 대상들 뿐만이 아닐 것이다. 과대하게 평가되거나 너무나 오해를 받아 오히려 우리들의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는 대상들을 찾아, 진정한 모습을 앞으로도 시리즈로 속속들이 파헤쳐주심이 어떨지?

고3때 다녔던 영어학원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 중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 하나가 '진짜 지식인은 농부하고도 막힘없이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흔히 조금 알고, 배웠다는 사람들이 잘 하는 짓이 어떤 권위나 저명한 서양의 원서 이름 좔좔 인용하면서 잔뜩 어려운 말 늘어놓으며 일반인들을 좌절(?)에 빠뜨리는 것 아닌가.

그렇게 따져본다면 이 책의 지은이인 서민 박사야말로 영어학원 선생님이 말씀하신 참 지식인의 모습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흰가운 입고 알콜냄새 풍기면서 잔뜩 권위를 잡은채로, 꼬부랑말 써가며 환자를 주눅들게 하는 어려운 의사선생님이 아니라, "그건 이런데 말이죠"...하면서 조근조근 도란도란 얘기해주는 다정한 동네 아저씨의 모습이 연상되는건 비록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무릇 진짜 의사는,지식인의 모습은 이래야 하리라.

앞으로도 계속 쉽고 재미있는 의학서를 많이 쓰셔서 이땅에 올바른 건강상식의 보급과 질서를 위해 노력해주기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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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22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8-24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올훼스의 창 - 외전
이케다 리요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하도 감명깊게 읽은 작품이라 이번에 정식 한국어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습니다. 본편은 번역도 정확하고 수정도 없어서 그런대로 만족했어요. (단 책 크기가 넘 작아서 그림이 잘린게 좀 안타까왔지여...)

그런데!! 외전은 정말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우선 그림도 원작자인 이케다 리요코님 본인이 그린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린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물묘사가 넘 떨어져요. 또 아무리 외전이라 해도 주연(유리우스, 크라우스, 이자크 등)이 나오지 않는 외전은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드네여. 창의 전설이 이어지는 것을 보여주려고 일부러 다음 세대의 이야기를 선택했는지도 모르지만...하여튼 본편의 감동을 기대하시는 분들께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책입니다. 차라리 에로이카를 보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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