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래 평전 - 세상을 바꾼 아름다운 열정
안경환 지음 / 강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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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당신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중학교 2학년때였지요. 전두환 군부독재의 탄압이 극심하던 시절, 하지만 어린 저에게는 학교공부의 부담 외에는 모든것이 즐겁고 평화롭던 그때 말입니다.

당시 TV와 신문에서는 성(性)도 혁명의 도구로 이용하는 운동권들을 비난하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고 있었고, 저는 막연히 왜 저 언니는 좋은 대학을 다니다가 그 무서운 공산주의를 근로자들에게 학습시키려구 공장엘 들어간걸까..하고 철없이 궁금해만 했었지요.

지금도 생생히 생각나는 그 한 구절, " 권양, 우리가 그 이름을 부르기조차도 차마 저어되는 그 사람은 누구인가"

어린 제가 그 구절을 지금까지 기억할정도로 가슴 저렸던 그 글은, 전두환 군부독재의 종말을 알리는 서막이 되었을 것으로 믿습니다.

아무도 탄압받는자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려 하지 않을때. 당신은 용감하게 시대의 어둠을 밝혀주셨더군요. 제가 좀더 나이를 먹은 뒤, 당신이 어떤 분인가를 알고서 깨달은 사실입니다.

그 언니를 비롯한 수많은 민주투사와 함께 투쟁의 현장에서, 망원동의 수재현장에서,  당신은 언제나 탄압받는 자들의 희망이 되어 주셨고, 그이들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 주셨지요.

수평적 정권교체가 된 지 오래라고 하고, 한때 세상을 옳은 방향으로 돌리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이 지금 우리의 지도자가 되었다고는 하는데, 우리가 사는 현재는 과연 진보된 것일까요?

여전히 그시대의 기득권자들은 남아있고, 진짜 탄압받고 힘든 이들을 대변한다는 명목으로 집권한 사람들은 기득권자들에게 허술한 약점만 보이고 있고,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은 더더욱 많아져만 가네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이 정말 옳은것인지, 우리는 기나긴 역사의 발전 과정에서 그냥 이렇게 또 지나가는 사람에 그치는 것인지. 우리 세대에 진정한 진보를 이루기는 정말 어려운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네요.

이렇게 혼란한 시대에 당신의 일대기를 읽으며, 당신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당신의 부재가 정말 아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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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02-15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경환 씨가 썼다니 안심이 되는데요?
저도 꼭 읽어보려고요.^^

커피우유 2006-02-16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넹 안교수님은 정말 글을 맛있게 쓰시는 드문 학자이신듯 해요 ^^ [동아일보]에서 '법과 문학사이' 연재하실때부터 저도 애독자입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