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평소같으면 집구석에 누워 디굴디굴 거렸을 시간에
요즘 공전의 인기를 얻고있는 [웰컴투 동막골]을 보러 극장으로 향했다. 부모님들을 모시고.
"요즘에 웰컴투 동막골이란게 재밌다메?"
"어, 우리 그거 보러갈까 엄마?"
"그래, 한번 가자. 사미자(가명: 엄마친구)아줌마도 식구들이랑 봤대는데 끝날때 배가 아파서 혼날정도로 웃긴대"
"아빤 어떡하지? -_-"
"니가 가자고 하면 아마 갈걸?"
나도 장진 감독이 각본을 쓴 영화로, 쉴새없이 황당하게 웃겨준다는 얘기는 줏어들었기에, 나름대로 기대를 갖고 영화 시작을 기다렸다.
역시나, 조명이 암전되면서 깜깜한 어둠속에 간혹 엄마아빠와 같이 구경온 애들이 좀 떠들긴 했지만 잠자기 딱 좋은 분위기에서, 부모님들은 한 30분만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시며 쌕쌕 잠이 드셨다 ㅡㅡ;(코고는 소리 안들린것만 해도 다행이다)
아름다운 화면과 어우러진 히사이시 조의 서정적인 테마음악(역시 자연친화적인 분위기에 나오는 음악은 이아저씨 음악이 짱이다), 총부리를 겨누는 적으로 만나 순박한 마을사람들에 점차 감화되는 인민군과 국군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약간 찡하게 한건 사실인데...딱 거기까지였다.
뭐 거창한 주제가 있으려니 기대는 안했지만서도...전쟁은 없어져야 할 대상이라는 반전 메시지를 담았다기에는 뭔가 미진한듯 하고, 순수한 휴머니즘앞에 이념과 증오 따위는 없어져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온가족이 모여 감동을 나누기엔 딱 좋았던 영화였으나, 그다지 우습지도 않았고, 절절한 감동으로 와닿지도 않는다(아..내가 너무 메마른걸까?)
걍 가슴 따뜻한 동화같은 영화 한편 봤다..생각해야겠다.
간만에 반가운 얼굴이 많이 나오더만. 전원일기의 순길이, 여인천하의 귀여운 왕세손("어마마마를 용서하여주시옵소서"..하던, 많이컸더라. ^^
부모님들께 재밌게 봤냐고 여쭈어보니, 자면서 반 보면서 반 하신것 치고는 평은 잘 하시더만,
두분 말로 동막골은 예전엔 당신네들 살던 마을 옆에 하나씩은 다 있었던 이름이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