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 이 시대 가장 매혹적인 단독자들과의 인터뷰
김경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김경이라는 기자의 글을 최초로 접하게 된것은 한겨레 21의 [스타일 앤더 시티] 에서 였다. 

그녀의 글은 감각적이면서도 현학적이지 않고, 개성적이면서도 타인을 배려하는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며, 냉소적이면서도 열정으로 뜨거움이 느껴진다.

왜 무뚝뚝하면서도 은근히 뒤에서 친구들 잘 챙겨주는 멋스럽고 개성강한 의리파 친구 있잖은가. 그녀의 글에서는 그런 친근한 분위기가 나서 왠지 매력적이었다.

그런 그녀가 이 시대의 매혹적인 문화적 아이콘 22명을 만나서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인터뷰를 했댄다. 그 인터뷰를 모아 낸 책이다.

솔직히 22명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까보이기에는 지면이 좀 적다 싶다. 잡지연재를 모아 단행본으로 엮었다는 점에서 지면의 한계는 어쩔수 없다손 치더라도. 한두명 정도 집중탐구 시리즈로 단행본을 내도 좋을텐데.(아 난 시리즈를 넘 좋아한단말야 -_-)

읽으면서 역시 그렇구만 싶은 사람도 있고 엇 그랬었단 말야 하고 새로운 면모를 발견한 사람도 있다. " 헹. 얘가 정말 그런가?" 싶게 의구심이 느껴지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이 책에서 맘에 드는 점은, 보통 기자가 튀면 인터뷰이들이 빛을 바래고, 인터뷰이들이 넘 돋보이면 기자는 한낱 녹취 정리자밖에 비중이 안 되는데,

저자 본인이 개성강한 인터뷰어로서의 무게중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인터뷰이들의 개성을 십분 살려주려고 노력한 점이다. 한마디로 적절한 균형을 이룬 인터뷰 기사라는 거지.

나도 그 인터뷰자리에 끼어서 얘기를 듣는 듯한 현장감도 물씬 풍기고 말이다.

무엇보다. 내 또래인 여자가 이런 글발과 내공을 갖게 된 힘이 뭘까? 샘나면서도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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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 평소같으면 집구석에 누워 디굴디굴 거렸을 시간에

요즘 공전의 인기를 얻고있는 [웰컴투 동막골]을 보러 극장으로 향했다. 부모님들을 모시고.

"요즘에 웰컴투 동막골이란게 재밌다메?"

"어, 우리 그거 보러갈까 엄마?"

"그래, 한번 가자. 사미자(가명: 엄마친구)아줌마도 식구들이랑 봤대는데 끝날때 배가 아파서 혼날정도로 웃긴대"

"아빤 어떡하지? -_-"

"니가 가자고 하면 아마 갈걸?"

나도 장진 감독이 각본을 쓴 영화로, 쉴새없이 황당하게 웃겨준다는 얘기는 줏어들었기에, 나름대로 기대를 갖고 영화 시작을 기다렸다.

역시나, 조명이 암전되면서 깜깜한 어둠속에 간혹 엄마아빠와 같이 구경온 애들이 좀 떠들긴 했지만 잠자기 딱 좋은 분위기에서, 부모님들은 한 30분만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시며 쌕쌕 잠이 드셨다 ㅡㅡ;(코고는 소리 안들린것만 해도 다행이다)

아름다운 화면과 어우러진 히사이시 조의 서정적인 테마음악(역시 자연친화적인 분위기에 나오는 음악은 이아저씨 음악이 짱이다), 총부리를 겨누는 적으로 만나 순박한 마을사람들에 점차 감화되는 인민군과 국군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약간 찡하게 한건 사실인데...딱 거기까지였다.

뭐 거창한 주제가 있으려니 기대는 안했지만서도...전쟁은 없어져야 할 대상이라는 반전 메시지를 담았다기에는 뭔가 미진한듯 하고, 순수한 휴머니즘앞에 이념과 증오 따위는 없어져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온가족이 모여 감동을 나누기엔 딱 좋았던 영화였으나, 그다지 우습지도 않았고, 절절한 감동으로 와닿지도 않는다(아..내가 너무 메마른걸까?)

걍 가슴 따뜻한 동화같은 영화 한편 봤다..생각해야겠다.

간만에 반가운 얼굴이 많이 나오더만. 전원일기의 순길이, 여인천하의 귀여운 왕세손("어마마마를 용서하여주시옵소서"..하던, 많이컸더라. ^^

부모님들께 재밌게 봤냐고 여쭈어보니, 자면서 반 보면서 반 하신것 치고는 평은 잘 하시더만, 

두분 말로 동막골은 예전엔 당신네들 살던 마을 옆에 하나씩은 다 있었던 이름이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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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 전10권 세트 - 반양장본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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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단의 거목인 조정래선생의 현대사 3부작 중 대미를 장식하는 소설.

1960년 4.19혁명부터 80년 광주항쟁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남한 현대사를 조명하면서, 그 속에서 부대끼는 인간들의 사랑 미움 이별 갈등 고뇌 기쁨 등등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10권짜리라 막상 대하면 좀 벅찬것이 사실이나...일단 읽기 시작하면 다음권이 궁금해진다. 장담 100%.

오히려 마지막 권을 덮고 나면 뭔가 할얘기가 더 있지 않은가, 왜 여기서 끝을 내신 걸까 하는 의문과 묘한 허탈감까지 들기도 한다.(나만 그런진 몰라도 ^^;;)

특히 월북한 아버지를 두었다는 죄로 무지하게 인생 꼬이는 유일민 유일표 형제 얘기는 진짜 보는 내가 다 속이 상한다.

그나저나 그렇게 많이 등장하는 인물들을 조정래 선생은 어쩌면 그렇게 저마다 생생하고 개성 강한 존재들로 그려내셨는지, 누구하나 여기서 조연으로 사라지는 인물은 없다. 모두가 주연이다.

나중에라도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의 2세들을 주역으로 해서 최 근현대사를 그리는 속편도 한번 집필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은 이야기가 있는것 같단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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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생 - 상
신일숙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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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사물 전문이던 신일숙이 거의 최초로 그린 sf물.
내가 고등학교 1학년때 창간된 [르네상스]란 월간지에 연재되던 만화다.
그땐 1999년이 정말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는데, 어느새 21세기도 4년이 지난 마당이구만.

작년에 우리동네 책 대여점이 문닫는다고 떨이로 책 판다길래 예전에 즐겨보던 만화책들을 싹쓸이 해왔는데, 그 중에 이 만화도 끼어있다.

마지막 반전이 공개될때의 그 황당함과 충격은 다시봐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메카닉 디자인이나 액션은 좀 엉성하긴 하지만, 지금봐도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이나 이야기의 흥미는 전혀 떨어지지 않는 수작이다

sf소재가 꽤 된다고 하던데, 요즘 분위기에 맞는 sf물 하나쯤 더 나올때도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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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신부 4
말리 지음 / 길찾기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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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 정기구독 사은품으로 받아 읽기 시작한 만화인데...
보자마자, 한국 만화계에 걸출한 작가 탄생을 예감하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우리네 환타지다!

정말 신인맞아? 세련되면서도 선굵은 그림체, 방대한 자료수집과 학습에서 우러났음직한 민속학적 지식과 습속들...

샘날정도로 야물딱진 만화다.

하나 옥의 티를 굳이 대자면...본문의 파워에 비해 표지 디자인이 좀 딸린다는거. 길찾기에서 새로 나온판 표지는 솔직히 별루다. 깔끔하긴 하지만..
예전 세주문화판 표지는 서체도 전통미가 넘치고 독특한데다가 색깔또한 멋졌는데 말여.
기왕 재판을 낼 것이면 표지도 좀 신경쓰징...

솔직히 내용만으로는 별 다섯 이상을 줘도 아깝지 않은데 표지땜시 하나 뺐다.

허브에서 계속 연재되다가 현재는 작가 사정으로 매월연재는 안되고 간헐적으로 연재되는 걸로 바뀌었다.

귀여운 광수와 선비를 매달 못보는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빨리 몸을 추스리시고 다음 이야기를 이으시라. 기다리다 목 빠지는 사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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