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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 Swan 21 - 완결
아리요시 교우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망가왕국 일본은 정말 다종다양한 장르의 만화가 나오지만, 대충 스토리 플롯을 보면 내용은 얼추 비슷하다
내가 나름대로 정리해본 일본만화의 플롯 공식은
1) 겉은 평범(얼굴은 평범하다고 우기나 겉보기에도 생김새나 재능은 절대 그렇지 않은경우 많음 ^^;)한 주인공이, 숨겨진 재능과 역량을 우연한 기회에 드러내어 최 고수의 단계로 발전한다
2)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더욱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다.
3) 경쟁자들도 나름대로의 아픔과 사연이 있으며, 나중에는 주인공에게 감화되어 친구, 동료화 된다.
4) 여주인공의 경우, 평범하다고 말은 하지만 절대 평범치 않은 미모를 지닌 경우 많음.
5) 가장 뛰어나고 훌륭한 재능을 가진 남자들이 여주인공 한명을 동시에 좋아하게 된다.
6) 어떤 장르이건 경쟁자들끼리 최고를 가리기 위해 극한의 경쟁을 추구하며, 이를 통해 하나의 일가를 이루는 경지까지 나아간다.
드래곤볼, 슬램덩크, 캠퍼스군단 등등 우리가 아는 일본 만화 중 위 공식에 최소 두가지 이상은 해당이 안되는 것이 있던가?
심지어, 오늘 소개할 발레만화 [스완] 도 그렇다.
발레가 좋아서 오직 뛰어난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주인공 마스미가 한 사람의 어엿한 무용인으로 우뚝서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만화인데,
일본주니어 선발대회, 세계 발레 콩쿨 등등..마스미와 대적하는 경쟁자들은 일본, 러시아, 영국 등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무서운 존재들이다.
이들과의 경쟁, 혹독한 발레수련, 가슴아픈 실연과 이별 등을 겪고 발레리나로서,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거듭나는 마스미의 이야기는 비록 전형적인 일본 만화의 플롯을 그대로 따르고 있긴 하지만, 무척이나 감동적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발레의 기술, 고전부터 모던에 이르는 발레의 역사 등등이 줄거리를 맛내는 양념으로 알차게 다루어지고 있어 일본만화 특유의 학습만화적 스타일에도 충실하다. (실제로 만화를 보면서 무용이나 발레라는 예술에 매력을 느끼게 될 정도이니..)
1970년대 중-후반에 만들어진 만화이니 벌써 30년 가깝게 묵은 만화다. 사실 그림체나 전형적인 삼각관계 스토리등등..은 요즘 세대들이 보면 다소 촌스럽다고 느낄수도 있겠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싶은 것을 위해 중단없이 전진하며, 예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극한의 고통도 감내하는 젊은 무용가들의 꿋꿋한 모습이, 요즘의 경박한 세태에서는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진다.
사실 아주 어렸을때 해적판으로 번역된 [백조]라는 제목으로 봤을때는 그냥 발레하는 예쁜 모습이나 늘씬한 남자들한테만 혹했었는데, 근 30년만에 다시 보게 되니 예술의 길이 무엇인지,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등..나름대로 철학적인 질문도 던져주는 만만치 않은 만화임을 알게되었다.
아쉽지만, 지금은 절판이라 그 감동을 널리 나누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뿐. (저도 옥션의 헌책구매 코너에서 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