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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바디 올라잇
리사 촐로덴코 감독, 마크 러팔로 외 출연 / 플래니스 / 2011년 1월
평점 :
중년의 레즈비언 커플, 그리고 가족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를 매우 섬세하게 그려 낸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아네트 베닝이 연기하는 매우 심술궂고 짜증나게 고집이 센 캐릭터와 줄리앤 무어의 감정적이고 연약해서 유혹에 약한 캐릭터의 레즈 커필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레즈하면 떠오르는 일반 캐릭터 보다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살아 있다. 오히려 이 커플의 두 아이들이 너무 착하다는 점에서 리얼리티가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10대 소년과 소녀의 작은 감성도 잘 담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소재와 잘 그려진 캐릭터가 만나 한 편의 좋은 영화가 되었다.
물론 이는 관객인 우리들이 레즈 커플에 대해 가지는 호기심을 잘 충족시키면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이 영화에서 레즈 커플은 특별하지 않다. 중년의 부부가 가지는 같은 위기,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가 가진 비슷한 갈등.
심지어 아네트 베닝을 남자배우로 캐스팅하기 까지 한다면 영화자체도 특별해 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평범한 가족에게 특별한 것은 정자 도너인 진짜 남자가 이 가족에 끼어들기를 원하면서 부터다. 어쩌면 이 가족은 이 남자의 존재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도 그는 줄리언 무어의 불륜 대상자이며 아들의 놀이 상대, 딸의 관심 상대가 되어 순식관에 가족을 흔들어 놓는다. 그러나 가족에게 비인기인 아버지 같은 존재인 아네트 베닝의 존재는 의외로 탄탄한 것이어서 오히려 가족을 튼튼하게 엮어 준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오랜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쉽게 무너질 수 없는 것이다.
가끔은 이 사실이 무척 싫기도 하다.
나의 부모가 너무 싫고 짜증나고 억지만 부리는 존재로 비춰지더라고
가족이라는 끈과 울타리는 벗어나 지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