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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평점 :
+ 뻔한 얘기일까봐 망설였다. 이런 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를 걱정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설마 이러이러하게 흘러가진 않겠지 하고 미리 걱정했던 부분들은 단 하나도 맞지 않았다. 나의 비루한 상상력의 한계를 다시한번 깨달았다. 미리 유추하려하지말고 그냥 읽자.
+ 핑계를 대자면, 책을 읽는 내내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랄까.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던 이야기를 급 수습 하느라 김이 빠진 영화일까봐 마음졸이며 남은 러닝타임을 계산해볼때의 심리랄까.
+ 그래서말인데 <28>도 영화화 되면 좋을듯. (벌써 되고있으려나?)
+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의 시놉시스를 쓴 건 구제역으로 수백만 마리의 소와 돼지가 생매장 당하던 때, 돼지 생매장 동영상을 접하고 나서라고 했다. 사실 지금도 난 어지간한 동영상은 가급적 회피하는 편이라 구제역과 생매장에 대한 뉴스만을 기억하는데, 사실 동영상을 봤다해도 이 정도의 감수성이랄까 문제의식이랄까, 하여간 그냥 그렇게 흘러버렸을것같다.
｀만약 소나 돼지가 아닌 반려동물, 이를테면 개와 인간 사이에 구제역보다 더 치명적인 인수공통전염병이 돈다면｀ 인간은 반려동물에게도 가축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짓｀을 할거라는 작가의 말에 슬프지만 동의할 수 밖에 없겠다.
+ 내가 현재 동물들을 위해 하는 일이라곤, ｀키우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키우지 않는 것｀밖에 없다. ㅠㅠ
삶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본성이었다. 생명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본성. 그가 쉬차를 버리지 않았다면 쉬차가 그를 버렸을 터였다. 그것이 삶이 가진 폭력성이자 슬픔이었다. 자신을, 타인을, 다른 생명체를 사랑하고 연민하는 건 그 서글픈 본성 때문일지도 몰랐다. 서로 보듬으면 덜 쓸쓸할 것 같아서. 보듬고 있는 동안만큼은 너를 버리지도 해치지도 않으리란 자기기만이 가능하니까. (345-3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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