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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랑
자크 프레베르 / 창현문화사(CHBOOK) / 199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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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말 한마리 오솔길 한가운데 쓰러진다

그 위에 나뭇잎이 떨어진다

   우리의 사랑이 오열한다

      그리고 태양도.

 

 -Jacques Prevert

 *김화영-시,눈뜨다 <예감>(시와 시학사)에서 처음 본 시였다.열화당에서 나온 <절망이 벤치 위에 앉아있다>(1985) 역시 김화영 선생님의 번역이다.대학로에서 '금요일의 문학이야기'를 진행하셨을 때 뵈었던 선생님의 인상이 참 푸근하고 좋았다.

 

어떤 해 였던가. 프레베르의 성찬이라도 해도 좋을 만큼 풍성한 프레베르식 아침식사가 한창이었는데.나는 그 중에서도 시창작 수업시간의 프레베르와 홍대 앞 기찻길 앞에서 건네받은 프레베르가 가장 좋았다.무엇을,어떻게 더 말해야 할까. 해는 짧고 그림자가 긴 편이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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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다이어트
리처드 와트슨 지음, 배희진 옮김 / 철학과현실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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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바 없는 은밀한 나의 목표는 (몇 해 전부터 여전히) 살을 완.벽.하.게. 빼서 엄.청.난. 다이어트책을  낸 다음 대.단.히. 많은 돈을 버는 것이었다.체중은 널뛰기를 해도 달리기의 비법은 몸이 형상기억합금처럼 기억하고 있어서 화려장황한 저 수식어들만 갈무리 된다면 어느정도 실현가능한 바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각설하고,첫 장을 열자 이 책은 입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철학자 아들을 둔 어머니가 "살을 빼는 것의 의미"를 물어왔을 때 저자는 딱히 들려줄 대답이 없었다는 것.

모든것에 의미를 두려하기때문에 내 생이 어려워진다는 좌중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여 올해부터 생각을 접고 행동에 임할것을 다짐하였으나,제 버릇 못주고 내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 책이었다.행동에만 목적을 둔 버릇없는 다이어트책들 사이에서 과연 아우라가 비쳐오는 책이 있었으니. 옳커니!

또한, <철학자의 다이어트>는 확실한 다이어트 비법을 전수하고 있기도 하다.'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모두가 알지만 또 모두가 어려워하는 이 한 문장을 위해 다양한 보조문장 달려들어 피둥피둥 살을 찌워도 우리는 알고있다.그것밖에 길이 없다는 것을!

비만은 마음의 병이다. 왜곡된 신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마음부터 살빼야 한다. 이 책은 그래서 몸이 아니라 마음-정신부터 말하고 있다.정갈한 마음-정신,가난한 마음-정신,소박한 마음-정신. 책에서는 구체적 지침으로 행동방향 또한 제시하고 있는데  저자 자신의 간결한 고백에 따르자면 하루치 칼로리를 정해놓는 것, 매일의 달리기를 통해 자신을 단련하는 것이 지난 10년간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비법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허벌라이프에서 안티다이어트까지.다이어트에 대해서 말하는것은 어쩐지 불문에 부치고 싶을 정도로 '할 말이 많은' 우리 시대의 '비만한 이성'들 사이에서 이 책은 정신을 가다듬는 다이어트 동반자가 되어주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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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의 집 1
야마모토 오사무 지음, 김은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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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나한테는 자폐아 사촌동생이 있다.그 사실을 직접 눈을 맞추고 말 해 본 사람도,일기장에라도 써 본적은 없었다.그 만큼 나는 장애우에 대해서,세상의 편견에 대해서 자신이 없었다.학교 사회봉사단에서 나는 청각 장애우를 위한 목소리 녹음 봉사를 했다.그것은 사실 내가 했던 봉사활동의 처음이자 끝이었고 그 활동 또한 장애우와의 직접적인 대면이 아니었기때문에 신청할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장애우 목욕봉사나 재활치료 봉사에 선뜻 나서는 친구들을 보면 참 대단하고 용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그것으로 내 몫의 죄책감을 해결해놓고 또 무신경하게,바빠하면서,이기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장황한 내 이야기를 앞세우고 책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을만큼 이 책은 나를 부끄럽게 한다.언젠가 한번 "나는 내 담배값만큼도 다른 사람을 위해 내놓을 수 없다."라는 과 선배의 말을 듣고 어쩌면 저렇게 당당하게 교만할 수 있을지 화가 치솟았던 기억이 난다.동시에 나는 비교우위적으로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안도했던 것도 같다. 이 책은 이 정도의 이기심과 무신경함을 갖춘 나와 (어쩌면 나와 다를 바 없을 지 모를)당신을 위해서 좋은 책이다.

"우리는 아이의 장애만을 보며 그것을 무거운 짐이라 여겨 왔다.그래서 엄마는 더 이상 웃지 않게 되었고 아빠는 아이로부터 눈을 돌려버렸다.그 생각은 아이에게도 전해져 슬픔에 싸여 지내게 되고..이윽고 마음을 닫았다.하지만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었던 건 아이가 아니라 우리였다.우리의 슬픔,포기,절망..그거야말로 무거운 짐이었던 것이다.이제야 우리들은 그 짐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부끄러울 것도 절망할 것도 없다.우리들은 이 아이들을 통해 기쁨을 알았다.혼자서 밥을 먹었다.혼자서 신발을 신었다.화장실도 갔다.그런 작은 것을 우리는 하늘이 준 선물인양 기뻤다.그리고 우리들은 생각했다.이 아이들과 더불어 인생을 즐길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요즘 <말아톤>이라는 영화가 개봉을 하면서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자폐아를 둔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달리기를 통해서 장애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렸다고 한다.영화에서 만화까지 장애우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것은 고무적인 상황으로 보인다.앞서 말한 것 처럼 <도토리의 집>은 만화다. 일단 만화라는 장르가 가진 접근의 용이성을 발휘하여 장애라고 하는 소재의 무거움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진지한 것,무것운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만화로 그려진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용에 대한 언급은 아껴두기로 하자.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내가 믿고 아끼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장애우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더 크고 멋진 생각을 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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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모드 2005-01-28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애아가 있는 가정에 대한 현실적이고 훈훈한 이야기....

clavis 2005-02-0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현실적인 이야기라는 진지모드님의 말씀...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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