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집 1
야마모토 오사무 지음, 김은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자폐아..나한테는 자폐아 사촌동생이 있다.그 사실을 직접 눈을 맞추고 말 해 본 사람도,일기장에라도 써 본적은 없었다.그 만큼 나는 장애우에 대해서,세상의 편견에 대해서 자신이 없었다.학교 사회봉사단에서 나는 청각 장애우를 위한 목소리 녹음 봉사를 했다.그것은 사실 내가 했던 봉사활동의 처음이자 끝이었고 그 활동 또한 장애우와의 직접적인 대면이 아니었기때문에 신청할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장애우 목욕봉사나 재활치료 봉사에 선뜻 나서는 친구들을 보면 참 대단하고 용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그것으로 내 몫의 죄책감을 해결해놓고 또 무신경하게,바빠하면서,이기적인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장황한 내 이야기를 앞세우고 책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을만큼 이 책은 나를 부끄럽게 한다.언젠가 한번 "나는 내 담배값만큼도 다른 사람을 위해 내놓을 수 없다."라는 과 선배의 말을 듣고 어쩌면 저렇게 당당하게 교만할 수 있을지 화가 치솟았던 기억이 난다.동시에 나는 비교우위적으로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안도했던 것도 같다. 이 책은 이 정도의 이기심과 무신경함을 갖춘 나와 (어쩌면 나와 다를 바 없을 지 모를)당신을 위해서 좋은 책이다.

"우리는 아이의 장애만을 보며 그것을 무거운 짐이라 여겨 왔다.그래서 엄마는 더 이상 웃지 않게 되었고 아빠는 아이로부터 눈을 돌려버렸다.그 생각은 아이에게도 전해져 슬픔에 싸여 지내게 되고..이윽고 마음을 닫았다.하지만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었던 건 아이가 아니라 우리였다.우리의 슬픔,포기,절망..그거야말로 무거운 짐이었던 것이다.이제야 우리들은 그 짐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부끄러울 것도 절망할 것도 없다.우리들은 이 아이들을 통해 기쁨을 알았다.혼자서 밥을 먹었다.혼자서 신발을 신었다.화장실도 갔다.그런 작은 것을 우리는 하늘이 준 선물인양 기뻤다.그리고 우리들은 생각했다.이 아이들과 더불어 인생을 즐길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요즘 <말아톤>이라는 영화가 개봉을 하면서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자폐아를 둔 어머니가 아들과 함께 달리기를 통해서 장애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렸다고 한다.영화에서 만화까지 장애우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것은 고무적인 상황으로 보인다.앞서 말한 것 처럼 <도토리의 집>은 만화다. 일단 만화라는 장르가 가진 접근의 용이성을 발휘하여 장애라고 하는 소재의 무거움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진지한 것,무것운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만화로 그려진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용에 대한 언급은 아껴두기로 하자.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내가 믿고 아끼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장애우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더 크고 멋진 생각을 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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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모드 2005-01-28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애아가 있는 가정에 대한 현실적이고 훈훈한 이야기....

clavis 2005-02-01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현실적인 이야기라는 진지모드님의 말씀...정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