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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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작품 중에서 구성면에서는 팬들의 인정을 덜 받는 작품이다.

그러나 작중의 유메노시에서 사는 5인의 모습을 통해 보여지는 일본 사회의 모습은 언젠가 한국에서도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싸늘한 느낌이 들기도 하다.

작품 구성보다는 작가의 필력으로 재현된 성장동력을 상실한 지역 사회의 모습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군상의 모습이 더욱 와닿는 작품이다.

마지막 장면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나는 재미있게 읽었다.

 

p20
국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생활보호비의 약 50퍼센트가 자신을 약자라고 주장하는 일하기 싫은 사람들에게 나가고 있다.
전에는 도모노리도 '설마 그렇게까지'라고 생각했지만 사회복지사무소에 근무한 뒤로는 그야말로 몸으로 실감하는 중이다.
인간의 50퍼센트는 정직하지 않다.
p149
역시 생활보호 대상자로 인정해줄 수는 없다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졌ㄷ.
그건 약자에게 제공되는 것이다.
첫째로 장애인, 다음으로 독거노인과 모자가정이다.
저 남자라면 그래도 일할 능력이 있지 않은가.
p209
사거리 네 귀퉁이의 땅은 아직 팔리지 않았는지 모조리 광고판이 점령하고 있다.
결혼식장, 장의사, 병원, 임대 의상집, 거대한 간판이 병풍처럼 도로를 향하고 서 있었다.
살아가면서 한 번은 거쳐야 하는 업종들이 줄줄이 늘어선 모습은 이 지역이 얼마나 경기가 안 좋은지를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p215
복지 행정이 뒤흔들리는 시기에 이르렀다는 건 도모노리도 알고 있었다.
어느새 직원들 사이에서는 시민의 '자기 책임'을 따지는 게 당연한 일이라는 풍조가 생겼다.
p267
스스로를 약자라고 호소하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행태에 정말로 넌더리가 났다.
p330
이나바의 우렁우렁한 목소리에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젊은 여자는 불량 고교생처럼 부루퉁해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일을 땡땡이치고 나가는 데 대한 죄책감이 사라졌다.
정말로 곤란한 시민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다.
첫째로 이 나라에는 기아가 없다.
p363
유야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을러댔다. 위협을 하면서 묘한 그리움을 느겼다.
중학교 때 항상 이런 식으로 용돈을 마렸했다. 약한 놈은 붙잡아 먹잇감으로 삼았다.
p386
"아직도 의식이 옛날 그대로야. 공공사업은 전부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p399
말도 안 되는 인간을 대하다 보니 그만 속이 뒤집혔다.
타인이란 참으로 알 수가 없다.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어이가 없어질 뿐이다.
p457
이 여자도 그렇고 그 남편도 그렇고, 20대 한창 나이에 정사원으로 받아주는 데가 없어요.
일본이 언제부터 이런 나라가 됐는지. 참 한심하죠.
번듯한 대학 나오고, 일할 의사가 있는데도 졸업하자마자 빈익빈부익부 사회에 떨어지는 거에요.
진짜 요즘 젊은 사람들, 먹고살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멀쩡한 성인이 시급 천 엔 미만으로 일하는 세상이잖아요.
p474
유메노에 신흥 종교 단체나 점쟁이가 유독 많은 것은 불행한 인간이 그만큼 많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p526
중요한 얘기는 피해가며 우리 자식들은 점점 먹고살기가 힘들겠다는 등 텔레비전에서 노상 떠드는 '격차 사회'에 대한 얘기를 한참이나 이어갔다.
p546
"하지만 종교도 야쿠자하고 같아서 영역 확보가 생명이니까 그렇겠지.
한마디로 돈이야. 돈이 얽히면 본성이 나오는 거야."
p618
참으로 모든 게 허망하기만 하다.
생활 기반이 너무도 불안하니 한 가지 사고만 생겨도 모든 게 다 어그러져버린다.
p630
하지만 때는 늦었다. 이미 내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인도에 통행인은 없었다. 평소에는 울긋불긋 요란하던 간판들도 춥고 흐린 날씨 때문인지 모두 다 회색으로 보였다.
그건 마치 이 도시의 색깔인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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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왕 충선왕 - 그 경계인의 삶과 시대 몽골 제국과 고려 2
이승한 지음 / 푸른역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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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간섭기에서 고려의왕과 몽고의왕족 사이에서 경계인의 삶을 살면서 아버지와 아들과 권력다툼을 했던 충선왕 이야기이다. 고려무인, 원간섭기를 다른 이승한박사의 연작중 하나로 가히 읽을만하다. 당시 시대상을 쉬우면서도 핵심을 놓치지않고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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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하우스의 처녀작. 술술읽히는 범죄소설. 타우누스 시리즈와는 다른맛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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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열심히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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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녀 코크란과 램프의 악마
이리에 키미히토 지음, 이재화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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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에서 흔한 하렘, 먼치킨, 이세계물에 비하면 훌륭한 작품이나, 감동의 쓰나미 수준은 아니다.

추리 소설을 많이 읽은 독자라면 초반의 서술트릭을 단번에 파악했얼 것이고, 순문학이나 로맨스물을 많이 보신 분이라면 과거와 현재의 숨겨진 이유로 인해서 차가운 여자와 과하게 활달한 남자의 밀당에 익숙할 것이고, 대하사극에 익숙한 사람은 왕가의 무서운 분위기와 선택에 익숙할 것이다.

각각의 장르의 특색을 선호하는 분이라면 그 장르의 소설을 읽으면 될 것 같다.

그러나 이 작품의 장점은 이런 양념들은 조금씩 버무린 상태에서, 밝힐 수 없는 이유로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았던, 명령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을 품었던 소녀와 항상 남의 소원만을 들어주었던 소년의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섞었다는 것이다.

흔한 라이트 노벨에 질렸다면, 잔잔한 보이미트걸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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