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애니 봤어요. 살짝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영화 자체가 그닥 길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흥미로운 작품이었고요. 술 좋아하시는 분들 보시면 술 마시고 싶어집니다. 술 있을때 보세요. 저는 보고 나서 술 한 잔 하고 왔습니다. ㅎㅎ 여러모로 정신없는 무비지만 뮤지컬 부분은 노래가 신나서 좋았어요. 술 좋아하고 책 좋아하는 여주인공 좋네요. 책.. 원작도 재밌을까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원작에 살짝 실망한 터라 (영화를 먼저 봤는데 원작인 책보다 저는 영화가 더 좋았더랍니다), 원작.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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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외국어 - 모든 나라에는 철수와 영희가 있다 아무튼 시리즈 12
조지영 지음 / 위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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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에세이 시리즈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 아무튼, 외국어. 아무래도 외국어가 주제이다 보니 그와 관련된 학창시절 이야기, 어학연수 이야기, 여행 이야기, 문학 이야기, 영화 이야기,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총출동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너무 재밌게 읽어서 다른 아무튼 에세이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는데 어쩌지. 또 질러도 후회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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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은 역시 무리지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문체와 문장력에 반해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외국작품을 번역본으로 읽을 때 끊임없이 드는 생각은 (생각에서 오타가 나서 생간을 치고는 혼자 피식 웃고 있음) 과연 어디까지가 본디 작가의 스타일인가 하는 의문이다. 특히 원작이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평이 좋지 않은 경우 번역본이 히트를 치면 그 작품은 번역가의 능력으로 새로 태어난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아무튼 문학적으로 각광받는 단편들은 하나같이 우울해서 읽으면서 감탄은 하게 되지만 두번 손이 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별점은 스킵. 리뷰만 간단히 남겨 보려 한다. 먼저 전체적으로는 소재의 다양함과 기발함이 기억에 남고, 내 얕은 이해력으로 각 작품에 대해 한줄평이라도 남겨 보자면..

라쇼몽 - 묘사가 뛰어나서 마치 장면 하나하나가 내 눈 앞에 실제로 펼쳐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니 글이 왜 여기서 끝나나.. 😑😑😑????? 아직도 어안이 벙벙 🤔🤔🤔

(꿈보다 해몽이란 말을 이럴 때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깊은 통찰이 묻어나는 다른 리뷰들을 읽고 나서야 그제사 아아 하고 탄복했다. 천재가 나와도 천재를 못 알아보는 나같은 사람만 이 세상에 가득하다면 정말 천재 맥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ㅠㅠ 다행히 다른 분들의 리뷰를 읽고 글의 숨은 핵심을 파악할 수 있었다. 영화를 볼 때도 나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는가. 평론가가 괜히 있는 게 아니야.)

코 - 긴 코를 고치는 방법이 너무 징그럽.. 안 읽으려다가 먼저 마지막 페이지로 가서 딱히 큰 일이 없음을 확인한 후 마저 읽었다. 인간의 심리에는 역시 동서고금 일관성이 있군. 이래서 불행자랑을 하는 것이야.

여체 - 변신의 에로틱 버전? 그래도 이는 좀 아니지.. 😨

지옥변 - 정말 내 취향 아님. 나한테는 그냥 호러. 😱

거미줄 - 또 한 번 씁쓸한 인간의 내면.

귤 - 억지스럽지 않으면서 따뜻한 단편. 첫인상에 대한 편견은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늘상 갖게 되는 것이라. 오래된 공익광고 생각이 난다. 낯선 남자의 발걸음 소리가 아파트 문 앞까지 뒤쫓아 와서 겁에 질린 여자가 자기 집 초인종을 막 누르는데 바로 옆집 문이 열리면서 아빠❤️~하고 아이가 나오며 안기는. 나 옛날 사람이네. ㅎㅎ

파 - 가십물 읽는 듯한 재미 쏠쏠하지만 작가가 자기 글 속에 끼어드는 기법 좀 촌스럽.. 이건 그냥 개취다. 영화를 볼 때도 갑자기 배우가 카메라를 보면서 관객에게 말거는 기법 별로 좋아하지 않음.

덤불 속 - 오~ 이런 구조의 단편 신선하다. 적어도 나한테는.

흰둥이 - 좀 억지스러운 교훈..

톱니바퀴 - 지옥변만큼이나 긴 글. 우울하고 지루하고 반정도를 읽고서 도저히 못 읽겠다 싶어 이 이야기가 대체 어디로 흘러가려고 이러나 하며 마지막 장을 먼저 펼쳤는데 연도 밑에 유고라는 두 글자가 눈에 들어 온다. 시선을 돌리니 옆 장에는 묘 사진이 보이고..
마지막 문장은 섬뜩하면서 슬프다.

아래는 단편 ‘코’의 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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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7-05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번역가에 따라 책의 내용과 질이 달라지는
건 번역 작품의 숙명이 아닐까요...

될 수 있으면 한 작가의 책들은 한 분이 도맡아서
번역해 주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헤르타 뮐러 작품들을 많은 분들이 번역해
주시니 스타일이 다 다르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나저나 종서 스타일의 책은 옛스러워 보이네요.

북깨비 2018-07-05 14:05   좋아요 0 | URL
읽는데 애를 먹었으나 (시선이 위에서 아래로 갔다 다시 위로 올라오는데 도무지 열을 못 맞춰서 읽었던 줄 또 읽고 또 읽고.. 그냥 자를 대고 읽을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 옛날 이야기니까 옛날 책을 읽는 기분이 나서 좋긴 했어요. 작가님 한 분마다 담당 번역가님 한 분이라. 오. 그거 괜찮네요.💡

CREBBP 2018-07-06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 하니까 고골의 코가 생각나는데, 여기서는 코를 고치는 모양이군요. 재밌을 것 같아서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북깨비 2018-07-06 13:38   좋아요 0 | URL
제가 단편의 재미를 아직 깨우치지 못하여 차마 재밌었다고는.. ㅠㅠ 그냥 깊이있는 문학이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노블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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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냐면 나는 대체로 영화보다는 원작을 고수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어째 원작보다 영화쪽에 마음이 기운다. 뭐가 ‘어째’서냐. 그냥 주연배우들이 잘생기고 예뻐서인거지. ㅋㅋ (다행히) 영화를 먼저 봐버리는 바람에, 자칫 라이트노벨 특유의 어딘가 매끄럽지 못한 번역 때문에 손에서 놓아버렸을 지도 모르는 책을, 두근두근 콩닥콩닥한 맘으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모든 표정, 대사, 말투, 행동 하나하나에 키타무라 타쿠미와 하마베 미나미의 얼굴과 목소리를 대입시켰기 때문. 그리고 영화장면이랑 일본어 대사도 간간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일단은 내레이터인 남주인공의 속마음을 좀 더 들여다 볼 수 있다는게 원작의 최고 장점인 것 같다. 아마도 일어로 된 원서를 읽을 수 있다면 스미노 요루의 글솜씨를 한번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텐데. 내 짧은 일어 실력이 아쉽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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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아마 고독한 미식가보다 더 재미있을꺼에요. 저도 술을 즐기는 편이라 군침을 흘리며 읽었습니다. 방랑의 미식가는 시즌 2가 나오겠지요?

히가시모리 료스케 (니치분상사 영업과장)의 대사입니다.
“아... 내가 술꾼이라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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