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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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개입이 없는 건조한 문체가 좋았다. (왜 그런지는 나중에 알았다.)

여성의 인권 문제를 다룬 책은 이미 수없이 나와 있지만 그를 일부러 찾아 읽을 정도의 관심이 내게는 없었고, 있었다 한 들 지금 여성의 인권을 부르짖고 있을 것 같지 않다 겁쟁이인 나는.

‘가해자들이 작은 것 하나라도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동안 피해자들은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해야 했다.’ (p.156)

아마도 또래여서 (작가가. 그리고 김지영씨가.) 김지영씨의 이야기는 내 얘기 같기도 했고. 아니 그보다는 더 힘들어 보였고. 그녀의 어머니 이야기는 마치 울 엄마 얘기 같았고 우리 외숙모의 이야기였고 또 외할머니의 이야기였다. 참 살기 힘든 세상이었겠구나. 참 힘들었겠구나. 울 엄마가. 외숙모가. 돌아가신 우리 외할머니가.

15년째 접어든 맞벌이 생활. 일이 힘들어서 얼른 애나 낳고 집에서 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물론 이제는 안다. 전업주부란 집에서 놀고 먹는 사람이 아니며 가사노동과 육아 또한 직장 생활 못지 않게 힘들다는 것을. 남편은 돈벌어 오는 기계가 아니며 요즘 세상에 혼자 벌어서는 둘이 먹고 사는 것도 녹록치 않다는 것을.

나와 남편은 가사분담이 확실한 맞벌이 부부다. 그래서 소설 속의 김지영씨가 결혼 이후 겪는 대부분의 일들은 실제 내 경험과는 무관했다. 아이도 없다. 아예 없으니 손자가 아니라 손녀가 생겼다고 서운해 할 사람도 없고 낮에 애 데리고 외출했다고 맘충 소리 하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주위를 잘 살펴 보면 알 수 있다.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일을 하는 수많은 여성에게 결혼이란 일 + 살림독박을 의미하며 출산과 육아는 일 + 살림독박 + 육아독박을 의미한다는 것을. 그런데 어떻게 미치지 않고 배기냐. 가사분담 확실하고 아이조차 없는 지금에도 일에 치여 늦게 들어와 저녁은 각자 밖에서 해결해 주말에는 빨래, 청소 등 밀린 집안일하고 한번씩 야근에 주말 근무에 힘들어 죽겠는데. 세상에 이걸 고대~~로 하면서 아이까지 낳아 그 애가 성인이 될 때까지 돌봐야 한다니 상상만 해도 두렵다. 요즘 세상이 그만큼 먹고 살기가 빡빡하단 얘기다. 내 새끼 낳는게 무서울 정도로.

하지만 과연 달라져 있을까. 기성세대들이 모두 사라지고 우리 세대가 새로운 기성세대가 되는 날이 왔을 때. 만약 그때도 남의 딸아이가 살기 힘든 세상을 만들고 있다면. 그 곳은 앞으로 내 딸아이가 힘겹게 살아가야 할 세상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남기는 리뷰라 내 딸 남의 딸이란 표현을 썼지만 자식이란 말로 바꿔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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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단어 자동암기 N3 - 어휘만 알아도 일본어능력시험에 합격한다 일본어 단어 자동암기 시리즈
김연진.오쿠무라 유지 지음 / 바이링구얼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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챕터별로 팟캐스트를 들으며 공부할 수 있는 교재. 유용한 표현들이 가득하다. 팟캐스트 설명도 재미있어서 아이폰에 다운받아 출퇴근길에 들으면 아주 그만. N4 테스트를 준비중인 내겐 조금 수준이 높은 내용이지만 어차피 일본어 공부를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알아야 할 표현들이니까. N5, N4, N2도 나왔으면 하고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내가 N1까지 공부할 것 같지는 않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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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까이 나미비아 - 인생의 사막을 건너는 당신에게
남인근 글.사진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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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상속의 사막은 어쩐지 두려운 곳이지만 사진 속에 담긴 그 곳은 붉은 빛이 강렬하고 아름답고 온기가 느껴졌다. 담담한 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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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동쪽의 기담 (반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4
나가이 가후 지음, 정병호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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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이야기는 아닌데 화자가 머무는 시간과 공간의 묘사가 사실적인게 인상적이다. 그것은 실감나기도 하고 좀 지루하기도 하고.

오유키가 밥통을 끌어안고서 밥을 그릇에 담은 다음 더운 찻물에 말아서 후룩후룩 소리를 내며 떠 넣는 모습을 그다지 밝지 않은 전등불과 도랑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모깃소리 속에서 가만히 바라보면, 청춘 시절 가깝게 지냈던 여자들의 모습과 그녀들의 집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진다. 내가 사귀었던 여자들뿐만이 아니다. 친구들의 여자들까지도 생각났다. (p.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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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읽었다. 나는 남미문학이 처음이고 아마도 자주 접하는 영미문학에 비해 관용어구 같은 것이 낯설고 그래서 뭔가 번역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였다. 글은 짧은데 오래 걸렸다. 같은 부분을 여러번 읽어도 뜻을 알 수 없는 어색한 표현들이 집중을 어렵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평소 즐겨보는 북플 벗 헬라스님의 별 다섯개 리뷰.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나는 그닥 많은 것을 읽어 내지 못했다. 하지만 파블로 네루다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칠레의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 당신이 제게 시집을 선물했고, 우표를 붙이는 데에만 쓰던 혀를 다른 데 사용하는 걸 가르쳤어요...˝ (p. 85)

내 혀는.. 아직도 우표를 붙이는 데에만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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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7-09-04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혀는.. 아직도 우표를 붙이는 데에만 쓰고 있다.‘ ㅋㅋㅋㅋ 저도 모르게 웃습니다. ㅎㅎ

북깨비 2017-09-09 06:58   좋아요 1 | URL
ㅠㅠ 답글 달다가 오렌지 주스를 엎질렀어요. 웃옷, 바지, 가방, 의자, 바닥에까지 아주 빈틈없이 구석구석 엎질러 놔서 저 지금 아~~무 생각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시를 읽는 것과는 좀 다르지만 저도 책을 읽고 열심히 지식을 습득하긴 하는데 그 지식을 혼자만 꼬옥 간직한 채 옳고 그른 일에 목소리를 내지 않으니까 아. 내 혀는 우표나 붙이고 있구먼. 진정한 지식인이 되기엔 난 좀 비겁하다야. ㅋㅋ 하는 생각을 해봤어용. 만일 지금이 일제시대였다면 과연 책을 읽고 지식이 있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바라는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까..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일제시대때 우리나라 시인들 정말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