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6-04-05

'섀도맨서' 해리포터 누르고 전세계 3억부 판매고

한 캘틱 요정의 애절한 사랑이, 사이먼과 가펑클의 노래로 하여, 지난 세기의 감성에 추억처럼 스민 영국 북해 연안의 어촌 마을 스카보로. 그 곳이 지금 다시 국경과 문화의 벽을 넘어 판타지에 기갈(飢渴)이 든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콩닥거리게 만들고 있다. 그레이엄 테일러의 판타지 소설 ‘섀도맨서’다.

해리포터를 누르고(영국 언론은 ‘Hotter than Potter’라고 표현했다) 영국 판타지 소설시장을 거머쥔 새 강자로, 미국시장 상륙과 함께 단숨에 NYT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여세로 세계 20개 언어로 번역돼 3억부 이상이 팔렸다는 이력과 함께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와의 영화 판권 계약 등 때문에 국내에도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됐던 소설이다.

서사 못지않게 작가와 소설의 성공담도 자못 흥미롭다. 고향 스카보로에서 신도 80여 명의 작은 교회 목사였던 테일러는 이 책을 내줄 출판사가 없어 그의 오토바이를 팔아 2,500부를 자비 출판했다고 한다. 교인들에게 나눠준 책이 소문이 나고, 뒤늦게 메이저 출판사인 ‘페버앤페버’사 등이 출간 계약에 뛰어든다. 부둣가와 골목 중세 고성 등 한적한 마을에 깃든 사연들을 이야기로 만들어보자던, 월 수입 150만원의 이 가난한 목사의 소박한 꿈과 상상력은 그를 500억원이 넘는 억만장자 작가로 변신시켰다.

책은 ‘반지의 제왕’의 중세 마법의 정조와 ‘나니아연대기’의 상상력을 조화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목사가 되기 전 히피, 경찰관, 사회사업가, 음반 판매업자 등을 거치며 쌓은 다양한 경험, 청각 장애인 부모와 함께 살며 체득한 시각적 표현력이 작가로서의 성공의 밑천이었다고도 한다. 그는 두 번째 소설 ‘웜우드’로도


호평을 받았고, 최근 세 번째 원고를 탈고하는 등 판타지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책의 국내 판권을 따낸 기독교서적 전문 출판사인 ‘생명과말씀사’는 이 책을 계기로 기존의 정통 기독교 출판 관행에서 벗어나 기독교적 대안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범주의 책 출간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 줄거리

세 명의 아이가 사악한 목사와 대결해 마침내 승리한다는 내용의, 중세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마법의 힘을 지닌 ‘케루빔’(황금날개의 조각상)을 찾으러 아프리카에서 온 소년 ‘라파’와 트로프 마을의 13세 소년 ‘토마스’, 토마스의 친구 ‘케이트’가 선의 편이다.

악의 편에는 목사 ‘디머럴’과 악령 ‘글라샨’ 등이 버티고 있다. 목사는 예배 대신 마법의 힘으로 스스로 하느님이 되고자 계략을 꾸미고, 그 계략을 방해하는 아이들과 선의 세계를 상대로 갖은 악행을 자행한다. 아이들은 숱한 고난에도 불구하고 선한 신과 정령의 도움으로 마침내 그들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한다.

책은 마법과 판타지의 세계에 선한 것들이 궁극적으로 승리한다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긴박한 서사와 비주얼한 묘사,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맛나게 버무렸다는 평가를 얻고있다. ‘섀도맨서’(ShadowMancer)는 ‘죽은 자의 대변인’이라는 뜻이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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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日 무라카미 류 소설 영화화  ...‘北 특수부대 日섬 점령’ 충격내용

쿠키뉴스 2006-04-03

‘친구’ ‘태풍’을 제작한 곽경택 감독이 일본의 대표적 작가인 무라카미 류 원작소설 ‘반도에서 나가라’를 영화로 제작한다. 지난주 국내에 번역출간된 이 원작소설은 북한 특수부대가 일본의 섬을 점령하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으로 지난해 3월 일본에서 출간됐을 당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곽 감독은 이 소설을 각색해 이르면 내년 초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제작은 영화 판권을 갖고 있는 일본 아뮤즈엔터테인먼트와 ‘태풍’의 제작사인 한국 진인사필름이 공동진행한다. 태풍 제작 당시 일본측에서 곽감독에게 먼저 영화화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곽감독은 태풍의 현지 개봉(8일)을 앞두고 최근 일본을 방문해 이 문제를 논의했다.

태풍의 일본내 배급권을 갖고 있는 아뮤즈엔터테인먼트의 오사토 회장이 태풍을 제작하는 동안 수 차례 방한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시켰다.

곽 감독은 일본 보수파 또는 극우파 관점에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망설였지만 오히려 무라카미 류가 “점점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에 경고를 보내기 위해 쓴 작품”이라며 설득했다고 한다.

진인사필름의 양중경 대표는 “무라카미 류의 책을 읽어보니 일본이 현재 역사적ㆍ외교적으로 잘못된 길을 걷고 있어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에게서 고립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한 내용이어서 영화로 만드는 것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제작비는 최소한 태풍과 맞먹을 정도인 150여억원으로 추산된다. 무라카미 류가 각색 작업도 곽 감독에게 맡겨 올해 내 각색을 끝낸 후 내년 초 제작에 들어갈 전망이다.

양 대표는 “시나리오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 캐스팅을 할 수 없어 아직 배우 섭외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시나리오 작업이 끝난 후 연기 선이 굵은 한국과 일본 배우를 캐스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제목이 ‘작전명’인 원작소설 ‘반도에서 나가라’는 미국과 북한에 우호 분위기가 조성된 2010년 달러화 폭락사태로 미국에만 의존했던 일본이 외교 고립국으로 전락하자, 북한은 군부 강경파를 잠재우기 위해 반란세력을 자처하는 특수부대를 후쿠오카에 침투시켜 사실상 도시를 점령하는 비밀작전을 수행한다는 줄거리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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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06-03-31

'중국 진출이 곧 세계 진출'인 시대다. 한때 잠시 잊고 있었을 뿐, 이미 우리 역사에서는 지극한 진리가 아니었던가. 중국에 관한 저술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이 즈음에 이 '진리'를 당당하게 표방한 독특한 읽을거리가 나왔다. '세계사와 함께 읽는 중국사 대장정'이라는 만화책이 그것이다. 만화책이지만 마치 중국 역사처럼 야심이 많은 책이라, '하룻밤에 읽는…' '한 권으로 읽는…' '재미있게 읽는…' 식의 책으로 생각하고 펼쳤다가는 금세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첫 권은 중국 사람들조차 신화라 여기는 3황 5제시대부터 진짜 역사의 시작으로 보는 춘추전국시대에 이르는 시기를 다룬다. 최초의 통일국가 진(秦)이 둘째 권의 첫머리에 등장해 전한(前漢)-후한(後漢)-위.진.남북조(魏晋南北朝) 시대-수(隋)나라로 이어진다. 마지막 권은 당나라 때부터 현대 중국에 이르기는 시기를 담았다. 즉 이 책은 방대한 중국사 전체를 모두 꿰뚫어 보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우리의 경우 '환단고기'말고 그 어떤 역사책이 단군에서 시작된 고조선의 역사를 이만큼이라도 설명하고 있는 책이 있었을까?).

이 책의 야심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말 그대로 '세계사와 함께' 만화로 그려 냈다. 중국사를, 그것도 신화시대부터 다루면서 신화시대부터 중국사와 충돌하는 현대사까지 세계사도 축약했다. 이는 작가의 말대로 "역사를 단편적으로 분해해서 마치 동서양이 전혀 상관없는 듯 배워온 역사"가 아닌, 서로 유관한 동.서양의 역사로 얽어 보겠다는 의지의 소산이다.

복잡한 중국사를 눈에 잡히게 그려 보이고, 게다가 세계사까지 아우르겠다는 의도는 그대로 만화 장르의 새 시도로 드러난다. 이 만화는 스토리가 분명한 만화의 보편적 양식인 4칸 구도를 버리고 전면 구도에 나아가 양면 펼친 구도까지 다채롭고 과감하게 시도한다. 삼국지의 시대 때에는 삼국 영웅이 동시에 한 면에서 다음 면으로 이어가면서 활약하고, 남북조시대에는 남북조의 역사가 각각 상단과 하단을 차지하며 이어간다. 영웅들의 전쟁과 국가의 흥망이 주 내용이 되는 통사(通史)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작가의 의지 또한 대단하다. 그래서 그 시대를 살아간 사상가.예술가.기인 이야기도 반드시 언급한다. 그러고도 수천 명의 등장인물 중 같은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세심한 캐릭터 설정, 그때 그런 옷을 입었겠거니 싶은 자연스러운 복식 재현 등 저자의 노력은 책 구석구석에 다다라 있다.

이 야심찬 책은 꼭꼭 씹어 먹지 않으면 영양을 공급받을 수 없는 만화책이다. 그 점에서 자칫하면 편하게 독서하려는 만화 독자들을 놓칠 수도 있다. 게다가 중국사를 관통하는 동안 '중국은 어째서 이런 역사를 가질 수 있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다.

-박덕규 단국대 교수 문예창작과.'온 가족이 함께 읽는 중국 역사 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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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대 갑부 역관 (2006)

책소개

역사의 다양한 표정을 전해주는『표정있는역사』시리즈 제1권.

중개무역으로 동아시아 상권을 장악한 조선의 통역사 역관을 살펴보는 책이다. 조선 경제의 숨은 주역이자 닫힌 시대의 개화를 촉진한 선각자 역관의 역사적 지위를 복권하고자 했다. 외교관, 국제무역상, 무기수입상, 첩보원, 개화사상가, 독립운동가 등 다양한 얼굴을 가진 역관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복원하였다.

저자는 흩어져 있는 사료들을 발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역사 속으로 사라진 역관의 다양한 역할과 의의를 입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기본적인 사료부터 역관이 언급되는 수많은 사료와 이 사료를 바탕으로 씌어진 논문 등을 꼼꼼하게 살펴본 후 자신의 관점에서 새롭게 편집하고 해석하였다.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관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이미 알려진 역사적 사실들과 조합하여 새로운 표정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책이다.

* 이 책은 정치사, 인물사 중심의 역사해석 작업에서 시대를 풍미한 한 계층 전체를 복원하려는 시도로 확장되는 이덕일 역사서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다양한 계층, 다양한 시선, 다양한 분야에서 한 시대를 바라봄으로써 현재의 시각으로 왜곡되지 않은 당대의 역사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복원하려는 시도의 첫 결실인 것이다. 이 책은 조선 실물경제의 숨은 주역이자 닫힌 시대 개화를 촉진한 선각자 역관의 역사적 지위를 복권하였다. 외교관, 국제무역상, 무기수입상, 첩보원, 개화사상가, 독립운동가 등등 천의 얼굴을 가진 역관의 모습을 다시 꼼꼼이 되돌아보면서 감춰진 역사 뒤에 숨은 다채로운 표정을 부족함 없이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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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뻔히 알고 있는 역사가 아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혹은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흥미있는 역시이야기 혹은 변두리, 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책으로 낸 것 같다. 요즘 제일 잘나가는 이덕일씨가 첫권을 맡았다는 것도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요인이다. 앞으로 어떤 책들이 계속 나올지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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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1972 
원제 Striking Back :The 1972 Munich Olympics Massacre and Israel's Deadly Response (2005)


 

 

책소개

영화 〈뮌헨〉의 감상적 휴머니즘과 상상력을 압도하는 리얼 스토리. 개봉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스필버그의 영화는 이 테러 사건들을 특유의 가족주의적 시선으로 다룸으로써 역사의 진실을 보여주는 데 실패하였다. 그에 반해 『뮌헨 1972』는 실제 사건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노력한다.

특히 33년 만에 공개된 이스라엘의 뮌헨 테러 조사 보고서인 ‘코펠 보고서’, 테러리스트 와디 하다드 박사에 대한 초콜릿 독살 사건, 모사드 테러의 전략적 목적 등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지는 사실이다.『뮌헨 1972』는 보복은 보복을 낳을 뿐이라는 역사적 교훈을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Average Customer Review: based on 16 reviews. (아마존 독자평점)
Amazon.com Sales Rank: #7,037 in Books (아마존 판매순위 200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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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인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혀낸, 30년에 걸친 복수극의 전모

바로 얼마 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KBS 용태영 기자가 무장단체에 납치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다행히 그가 하루 만에 풀려나면서 사건은 쉽게 해결되었지만, 이 일은 우리에게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다시금 생각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뮌헨 1972』는 바로 그러한 역사의 중심에 있는 두 가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침으로써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문제작이다.

논픽션『뮌헨 1972』VS 영화〈뮌헨〉
『뮌헨 1972』는 올 초 개봉한 스필버그의 영화 〈뮌헨〉과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 1972년 검은9월단의 뮌헨 올림픽 테러와 뒤이은 모사드의 보복테러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접근하는 방식은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
개봉 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스필버그의 영화는 이 테러 사건들을 특유의 가족주의적 시선으로 다룸으로써 역사의 진실을 보여주는 데 실패하였다. 그에 반해 『뮌헨 1972』는 실제 사건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노력한다. 영화에서 다루지 못했거나 왜곡한 이야기들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의 저널리즘적 시각이야말로 영화를 뛰어넘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뮌헨 테러와 모사드 반격의 뒷이야기
저명한 군사문제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클라인은 지금까지 암살사건의 존재 여부를 인정하지 않았던 모사드에 접근하여 베일에 싸여 있던 진실을 하나하나 밝혀낸다. 50명이 넘는 모사드 내부 인사들과 팔레스타인 측 관계자들과의 심층 인터뷰에 성공한 저자는 풍부한 전문지식을 동원하여 이스라엘이 검은9월단과 다른 테러조직을 대상으로 벌인 ‘그림자 전쟁’(Shadow War)을 집중 조명한다. 특히 33년 만에 공개된 이스라엘의 뮌헨 테러 조사 보고서인 ‘코펠 보고서’, 테러리스트 와디 하다드 박사에 대한 초콜릿 독살 사건, 모사드 테러의 전략적 목적 등은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지는 사실이다.

소설처럼 잘 읽히는 매력적인 논픽션
이 책의 미덕 가운데 하나는 논픽션임에도 잘 읽힌다는 데 있다. 딱딱하고 무거운 설명이 아니라, 소설과 같이 시간을 넘나드는 구성을 취하면서 생생하고 역동적인 문체로 테러사건들을 재연해낸다. 이를 통해 우리는 뮌헨 테러사건이 왜 전 세계 테러리즘의 역사에서 일대 전환점이 되는 사건으로 평가 받는지 알게 된다. 또한 왜 1972년 2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올림픽 보안비용이 2004년에는 10억 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는지에 대한 해답도 찾을 수 있다. 저자가 구성해놓은 사건들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30년에 걸친 모사드 비밀테러의 전모와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중동 테러의 서막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보복의 역사가 주는 생생한 교훈
저자는 이스라엘의 암살 작전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보복’에 머물지 않았음을 지적한다. 이스라엘은 이를 통해 ‘보복’을 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테러를 ‘억제’하고 ‘차단’할 수 있다고 믿었다. 물론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테러가 잠시 수그러질 때도 있었으나, 결국 테러는 또 다른 테러를 부르면서 끝없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9·11 사태 이후 테러는 더 이상 특정 분쟁 지역만의 일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여전히 테러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 세계에, 『뮌헨 1972』는 보복은 보복을 낳을 뿐이라는 역사적 교훈을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현대적 테러의 효시가 된 뮌헨 올림픽 테러사건
1992년 6월 프랑스 파리, 세 발의 총성이 울리고 팔레스타인인 한 명이 밤거리에 쓰러진다. 목격자도 증거도 없다. 과연 누가 그를 쏘았는가?
비극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월 5일 새벽, 제20회 올림픽 대회가 열린 뮌헨에서 검은9월단 테러리스트 8명이 이스라엘 선수들을 인질로 잡는 사건이 발생한다.
나라 잃은 처지를 온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뮌헨 올림픽만큼 좋은 기회는 없었다. 비행기 납치 등에 머물렀던 이전 테러들과는 달리, 당시로서는 신기술이던 생방송을 이용하여 전 세계 TV 시청자들의 이목을 잡아끈 뮌헨 올림픽 테러사건은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곧 다른 테러리스트 단체들도 이들을 모방하기 시작했고, 이 사건은 9·11을 비롯한 현대적 테러의 효시가 되었다.

이스라엘 선수 11명이 살해당하다
인질극이 진행 중인 올림픽 선수촌으로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들고, 테러리스트들의 모습은 전 세계 TV로 생중계된다. 이 비극적인 사건은 독일 측의 대응 미숙으로 이스라엘 인질 11명 전원이 사망하는 최악의 결말을 맺고야 만다.
뮌헨 테러로 이스라엘은 큰 충격에 휩싸인다. 이스라엘 수상 골다 메이어는 테러 가담자들을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밝히고, 수상의 승인 아래 모사드의 비밀조직이 암살 대상들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뮌헨 테러 이후 수십 년간 계속된 보복 테러의 서막이 열린 것이다.

이스라엘, 반격에 나서다
즉각 이스라엘 모사드 내 비밀조직인 카에사리아가 주축이 되어 보복에 나선다. 1972년 10월 로마에서 검은9월단원 와엘 주아이티르를 암살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들은 차근차근 암살을 전개해나간다. 1973년 4월에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파타 고위층 세 명을 동시에 암살하는 대담한 작전까지 펼친다. 그러나 1973년 7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모사드가 평범한 웨이터를 테러 용의자로 오인해 암살하는 일이 사고가 벌어지고, 이 사건으로 모사드의 대테러작전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다. 이스라엘은 이 일로 국제사회에서 테러 국가로 낙인찍힌다.
뮌헨 학살사건과 관련된 보복테러는 1992년 6월 파리에서 PLO 해외 연락담당자인 아테프 브세이소가 암살당한 것을 끝으로 중단되었다. 그러나 모사드는 끝내 뮌헨 테러 관련 최고위층 암살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끝없는 테러
보복을 시작할 당시 이스라엘은 검은9월단의 배후가 누구인지조차 알지 못했고, 거물급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접근할 수도 없었다. 보복심에 사로잡힌 이스라엘은 결국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물들을 택한다. 이스라엘이 암살한 인물들 중에는 테러와 관련된 고위층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저 아무 관계없는 PLO 단원들이었다.
이스라엘의 대응 테러에 팔레스타인 측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1972년 9월 브뤼셀에서 모사드 비밀요원을 저격한 것을 시작으로 폭탄테러, 루프트한자 비행기 납치극, 태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 인질극 등이 연이어 벌어졌다. 1973년 3월에는 수단 카르툼 사우디 대사관에서 미국과 벨기에 외교관을 살해하기까지 한다. 테러가 또 다른 테러를 낳은 것이다.
승리자는 없고 패배자만 있을 뿐인 이 끝없는 테러는 계속되고 있다. 지금도 가자 지구에서는 집과 가족을 잃은 이들이 ‘순교자’의 길로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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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많았던 거승로 기억한다. 영화 개봉직전에 책이 나왔다면 판매에 좀 더 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 서점마다 이 책을 사회과학, 혹은 역사 혹은 소설쪽에 올려놓은 것으로 보아서 다양한 장르적 스펙트럼을 가진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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