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21

이 책 이후로 각 기업의 CEO들이 직원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21세기북스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2002년 말에 출간돼 현재까지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이 책은 처음부터 이 제목으로 출간되지 않았다.

영어 원제 'Whale Done'은 한국말로 바꾸면 조금 어색해 'You Excellent'로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 별 반응이 없어 퇴출될 위기에 처했는데 한 직원의 제의로 현재 제목으로 바꾸어 재출간했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야말로 `좋은 제목은 죽은 책도 살린다`였다. 그 이후부터 21세기북스 책 가운데 안 팔리는 책이라도 있으면 서점 직원들이 이렇게 묻는단다. "언제 제목 바꿀 거예요?"

베스트셀러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를 낸 더난출판사 주간과 편집장을 만난 적이 있다. 요즘의 출판 동향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나누는 가운데 박정하 주간이 뭔가를 빼곡히 적은 메모지를 만지작거리다가 건네줬다. 그 중에서 맘에 드는 문구 하나 뽑아 달란다. `향기 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1%가 다른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달라. 아! 이사람이구나` 등등 많은 문구들이 그 메모지에 10여 개 써 있었다. 온라인 서점의 검색란에 넣을 <끌리는 사람은 …>의 광고 카피란다.

책 장사는 제목 장사라는 말이 있다. 출판 문외한이라도 베스트셀러의 반은 제목 덕이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책 제목의 중요성은 이미 백만인의 상식이다. 편집자도 제목의 중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아니 그 때문에 출간일 늦춰 가면서 제목과 씨름하기가 예사다. 보통 베스트셀러에는 세 가지 T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시점(Timing).대상(Target).제목(Title) 등 세 가지가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인기 대열에 낀다고 한다.

명편집자들이 내놓은 제목은 단순한 기술이나 감각에서 나온 게 아니다. 오랜 연륜이 쌓인 끝에 스르르 배어 나온 액즙 같은 것이다.

제목이 중요한 건 책만이 아니다.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은 서비스와 인프라 및 후방 신성장산업을 추진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신사업의 홍보 대책 수립을 주문받았다. 듣다 보니 그말이 너무 어렵웠기 때문이다. 진 전 장관은 이 궁리 저 궁리 끝에 그냥 각 부문 사업 숫자만 따서 IT839라고 지었다. 누구든지 이 말을 들으면 한 번쯤은 물어 보았단다. "도대체 839가 무슨 뜻이요?" 심지어는 국무회의에서 이 제목으로 보고하자 노 대통령이 "8-3-9 짓고 뭐 하자는 거 아닙니까"라고 조크를 던져 엄숙하던 회의를 밝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그 골치 아픈 제목을 갖고 오히려 히트한 케이스가 아닌가.

실생활에서도 수많은 제목 짓기에 골몰할 것이다. 서평지 '출판저널' 4월호에 게재된 김일희 위즈덤하우스 편집부장이 말하는 제목 달기 일곱 가지를 보면 독자들도 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첫눈에 재미있거나 궁금해 미치도록 만들어라.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류이다.

▲유행 따라 짓지 말고 유행을 선행해야 한다. 크게 오래 될 훌륭한 책이라고 하면 트렌디한 제목보다는 뚝심 있는 제목 달기가 필요하다.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등.

▲홀딱 뒤집거나 살짝 비틀거나 극단적으로 말하라.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길고 친절하든지. 짧고 강렬하게. '개미'·'뇌'·'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사공간' 등.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양자를 비교하라. '바보들은 항상 남의 탓만 한다'.

▲자신 없으면 저자에 업혀 가라.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박찬욱의 몽타주' 등.

▲모험을 하고 싶다면 정직한 부제로 보험 들어라. '이 뭐꼬-마음에 새겨듣는 성철 큰스님의 말씀'· 죽어라 외워라'.

 

 

















일간스포츠 강인형
yhkang@ilgan.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반서점에서도 인터넷 서점과 동일하게 신간을 10%까지 할인해 줄 수 있게 된다. 또 마일리지, 경품 제공 등 인터넷 서점이 책값을 편법으로 추가 할인하기 위해 동원하는 각종 우회적인 수단도 할인율 10% 안에 포함된다.

출판사와 출판단체, 출판유통업(서점) 대표들로 구성된 한국출판유통발전협의회(회장 김형성)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도서정가제 개정안에 잠정 합의했다. 협의회는 현행 도서정가제는 유지하되, 온라인 서점에만 적용해온 신간 10%이내 할인판매를 일반 서점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10% 할인이 적용되는 신간의 기준은, 오프라인 서점의 3년 주장과 온라인 서점들의 현행 1년 이내 유지의 중간인 2년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와 함께 10% 할인규정에 해당하는 신간 아닌 도서라도 과도한 할인판매를 막고, 이를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출판계 스스로 내부 규약을 만들기로 했다.

출판계가 동일 할인조건의 도서정가제 유지에 합의 함에 따라 앞으로 인터넷 서점의 과다한 할인과 과당경쟁으로 인한 들쭉날쭉한 책 값이 사라지고, 그동안 지나친 할인으로 출판사들이 어쩔 수 없이 부풀린 책 값의 거품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대형서점의 확장과 온라인 서점의 할인으로 운영에 이중의 어려움을 겪어온 중소서점들의 숨통도 조금은 트이게 됐다.

2003년부터 5년 시한으로 시행중인 현행 ‘출판 및 인쇄진흥업’ 속의 도서정가제에 문제가 많다고 판단해 개정을 추진중인 여당은 “29일까지 출판계가 합의안을 가져오면 이를 수용해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일반서점과 출판사는 완전정가제나 동일한 할인(5%)조건을, 인터넷서점은 이원화(오프라인은 5%, 온라인은 10%에 마일리지 제외)를 주장해 갈등을 겪어왔다. 국회는 조만간 출판계가 합의안 내용을 골자로 관련법안을 상정, 확정할 계획이어서 개정 도서정가제는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현기자 leedh@hk.co.kr 한국일보 2006-04-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주변이 혼란스러울수록 인간은 자기 내부로 들어온다.

"도대체 나는 왜 이럴까?"로 시작한 물음은 더 나아가 "나는 왜 직장에서 잘 못지 낼까?" 내지는 "나는 왜 연애에 번번이 실패할까?" 등으로 번져나간다. 이 같은 현 실적인 문제에 답을 해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심리학 대중서들이다. 인문학 출판시 장의 부진 속에서도 유일하게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장르가 있다. 다름아닌 심리 학 분야다.

심리학 대중서들이 이처럼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있는 것은 기업경영, 대인관계, 마 케팅등 모든분야에서 심리학의 쓰임새가 많아 진데다 풍성한 삶을 원하는 개인들의 욕구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 한 해만 30만부 정도가 팔린 아주대 심리학과 이민규 교수의 '끌리는 사람은 1% 가 다르다'는 나 자신과 타인의 마음 속에 숨겨져 있는 바로 그 '1%'를 찾아주는 책이다.

지난해 출간되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스테디셀러 반열에 오른 '스키너의 심 리상자 열기'(로렌 슬레이터)는 심리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심리실험 10가지를 설명한 책이다. 왜 인간은 타인에게 의존적인지, 혹은 왜 자기합리화를 하는지 등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과학적 단서를 만날 수 있다.

'사람은 왜 만족을 모르는가'(로리 애슈너), '유쾌한 심리학'(박지영) 등도 인문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어 있는 책이다.

"사람은 왜…'는 우울증 치료 전문가가 쓴 책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어도 행복하지 않고, 늘 삶의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를 탐구 하는 책이다.

국내 저자가 쓴 '유쾌한 심리학'은 사랑과 우정 등 일상에서 부딪치는 심리적 궁금 증을 알기쉽게 정리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신과 의사 정혜신 씨가 펴낸 심리 에세이들을 비롯해 2002년 처음 출 간된 이후 지금까지 95만부가 팔린 '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치알디니)이 심리학책 전성기를 주도한 책들이다.

최근에 나온 '유혹의 심리학'(파트릭 르무안), '야심만만 심리학'(시부야 쇼조), ' 소비의 심리학'(로버트 세틀) 등도 반응이 좋다.

각종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서 '심리학'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무려 900종 정도 의 책이 올라온다. 검색어에 걸리지 않는 심리 관련서까지 포함하면 1000종은 무난 히 넘어설 것이라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인터넷 서점들이 아주 전문적인 책을 취급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1000 종이라는 수치는 대단하다. 그만큼 사람들이 심리학에 큰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반 증이다.

심리 관련서들이 잘 팔리는 이유는 현대인들이 자기계발의 동기를 인간의 심리에서 찾고자 하는 실용적 욕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신과 전문의인 정혜신 씨(정혜신 심리분석연구소 대표)는 이 같은 현상을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깊은 속을 알고 싶어하는 보편적인 욕구와 인간 심리를 파악해 경 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개인과 조직의 욕구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하면서 "인간 심리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한다.

   

 



 

 

 

 [허연 기자]  매일경제 2006-04-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의 안팎을 다듬은 개정증보판 출간이 잇따르고 있다. 요즘 개정판들은 과거와 달리 사진 등 시각적 효과를 강조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개정판 바람에 대해 출판계 안팎에서는 새로운 기획보다 단기적 수익만을 좇는다는 비판과 독자서비스 강화라는 긍정적 평가가 엇갈린다.

◇주목할 만한 개정판들=최근 나온 ‘김봉렬의 한국건축 이야기’(돌베개)는 절판 2년 만에 재탄생했다.

 

 


 



1999년 ‘한국건축의 재발견’(이상건축)으로 출간돼 우리 전통건축을 건축적·인문학적 시각에서 세심하게 살펴본 교양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12년전 출간된 ‘한국 미술문화의 이해’(예경) 개정판은 그동안 새로 확인된 분야별 연구성과를 반영하고 사진·도면·일러스트 등을 컬러화했으며 판형도 키웠다. 이밖에 ‘쉽게 읽는 돌베개’(전 ‘장준하 전집’ 3권중 제1권 ‘돌베개’/세계사), ‘알이 닭을 낳는다’(최재천/도요새), ‘이현주 목사의 대학 중용 읽기’(전 ‘대학중용 읽기’/삼인), ‘인물로 보는 삼국사’(전 ‘인물로 보는 삼국사기’/정구복/시아출판사) 등이 출간됐다.

 

 


 

 


◇두드러진 특징들=아깝게 ‘죽은 책’을 되살리겠다는 출판사의 의지, 절판, 저자의 요구, 원서 개정판 출간, 최신 연구성과 반영 등에 따라 개정판은 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독자서비스나 독자의 요구에 따른 출간이 눈에 띈다. 한미화 출판칼럼니스트는 “인터넷 등 커뮤니티 활성화에 따라 독자들의 개정판 요구, 책의 완성도 보강, 비주얼 강화 등이 새로운 개정판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독자의 요구에 따른 개정판은 인기작가 소설의 재출간에서도 드러난다. 문학동네의 ‘깊은 슬픔’(신경숙), ‘헤르메스의 기둥’(송대방), 김영사의 ‘장정일 문학선집’, 생각의나무의 ‘심상대 소설선 3부작’, 창비의 ‘무기의 그늘’(황석영), 열림원의 ‘눈길’(이청준) 등이 대표적. 반면 ‘플라이, 대디, 플라이’(북폴리오)는 영화개봉, ‘삼한지’(예담) ‘연개소문’(행림출판) 등은 드라마 제작 등에 따른 관심이 재부각되면서 나왔다. 문학동네 조연주 팀장은 “홈페이지·전화 등을 통해 개정판 출간을 요구하는 독자들이 끊이지 않는다”며 “근래 개정판들은 독자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개정판 바람 이어질듯=최근 개정판은 독자서비스 측면과 출판사의 ‘안전 심리’가 작용한다. 이미 검증된 책은 시장불황 속에서도 안정적 기대수익이 있기 때문.

품질이 보장된 과거의 책은 ‘오래된 미래’란 점에서 확실한 콘텐츠이기도 하다. 사장된 좋은 책을 살려낸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어서 개정판 바람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우려의 시각도 많다. 새로운 기획, 좋은 작품 발굴이라는 도전보다는 단기적 수익에 매달린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출판 불황의 악순환을 낳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 출판 관계자는 “개정판 출간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하고 분명한 것은 적극적이고 도전하는 출판기획”이라고 강조했다.

〈도재기·이상주기자 jaekee@kyunghyang.com〉 경향신문 2006-04-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 주에는 장애인과 관련된 책이 무척 많이 출간됐습니다. ‘장애인의 날’(20일)이 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다른 장르와는 달리 그 중 대부분은 우리나라 사람이 쓴 것입니다.

‘우리, 사랑하다’(휴먼앤북스)는 ‘희망원정대’ 1·2기의 등정기(登頂記)입니다. 각각 10명의 장애인과 10명의 멘토가 한 팀을 이뤄 어려움을 이겨내고 히말라야와 킬리만자로의 고산(高山)에 오르는 ‘작은 기적’이 글과 사진으로 재생됐습니다. ‘맨발의 기봉이’(글쓴이 김서영·황금나침반)는 마라톤대회를 네 번이나 완주한 정신지체 장애인 엄기봉씨의 이야기를 다룬 휴먼 다큐멘터리입니다.

여덟 살의 지능을 가진 40대의 아들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든이 넘은 노모(老母)에게 틀니를 해 드릴 상금을 타기 위해 오늘도 달립니다. ‘효녀 안효숙’(안효숙 지음·박영률출판사)은 KBS TV의 ‘인간극장’에 ‘우리 엄마 신여사님’이란 제목으로 소개된 안효숙씨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루게릭 병으로 전신불수가 된 홀어머니를 동생과 함께 극진하게 모시는 20대 여대생의 밝은 삶이 인상적입니다.

장애인의 적극적인 삶을 담은 것으로는 ‘행복을 파는 장사꾼’(고희숙 외 지음·바로에듀)이 눈에 띕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 운영하는 ‘장애인 창업스쿨’을 수료하고 인터넷을 이용해서 창업한 15명의 용기와 열정이 비슷한 처지의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줍니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장애인 관련 책을 보면서 얄팍한 상업적 목적은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출판 관련 교육기관인 ‘서울북인스티튜트’(원장 박은주)가 교정·교열 과정에 장애인을 적극 참여시킬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의심을 풀었습니다. 우리 출판계가 일년 내내 장애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튼튼한 다리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선민 출판팀장 조선일보 2006-04-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