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06-05-03 18:03]

"온라인서점과 일반서점 모두 신간 할인율을 '마일리지 포함 10% 이내'로 적용하자."

"아니다. 인터넷서점은 10% 외에 마일리지 혜택을 추가로 허용해야 한다."

도서정가제 개정안에 대한 출판·서점업계의 합의안 마련이 마일리지 문제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출판사와 출판단체,온·오프라인 서점 대표로 구성된 한국출판유통발전협의회(회장 김형성)는 3일 "도서정가제의 필요성과 개선방향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졌지만 마일리지 문제를 놓고 온·오프라인 서점 간 의견차가 커 최종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대한 서점업계의 입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중소서점들로 구성된 서점조합연합회는 신간 할인율을 '중소서점과 온라인서점 모두 마일리지 포함 10% 이내'로 못박자고 주장하고 있다.

대형서점인 오프라인 4사(교보·영풍·서울·리브로)는 '우린 할인 없이 정가로 판매하는 대신 기존 회원고객에 제공하던 3.5% 이내의 마일리지는 계속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온라인서점은 '그렇다면 우리도 오프라인 4사의 3.5% 마일리지 만큼을 10% 외에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도서정가제 개정안의 합의 여부는 '마일리지 3.5%에 대한 묘수를 찾는 것'에 달려있는 셈이다. 온라인서점과 오프라인 4사가 추가 마일리지를 함께 포기하거나,아니면 공통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영세한 중소서점들은 '10% 할인에 3.5%의 마일리지를 추가제공하면 출혈을 감당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5년 새 전국의 중소서점 3000여개가 채산성 악화로 문을 닫았다.

2003년부터 5년 시한으로 시행중인 현행 '출판 및 인쇄진흥업'의 도서정가제에 문제가 많다고 판단해 개정을 추진중인 출판계와 정부여당으로서는 6월 임시국회에 앞서 이달 말까지 최종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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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천년의 지식사전 - 삶과 역사를 통찰하는 로마 현인들의 지혜
고바야시 코즈에 지음, 송수영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첫 장을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기꺼이 믿는다" (카이사르 <갈리아 전쟁기>) 라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은 로마인들이 남긴 문집, 소설 등의 자료에서 발견된 그들의 지혜가 담긴 언어 즉, 글로 남겨진 명언들 중 현대인들의 자기계발과 인간경영에 도움이 될만한 100여개의 글과 함께 그 언어들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이나 상황을 짤막하게 설명하고 2000년이 지난 현대의 상황에 비추어 볼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각 명언들에는 라틴어 원문과 이를 다시 영어로 번역한 문장이 각 장의 앞뒤에 실려 있다. "예술은 짧고 인생은 길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같은 익숙한 멍언들도 만날 수 있다.

각 장의 분량이 3~4페이지 정도이고 서양역사서가 아닌 지기계발서나 경제경영서 성격의 교양서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따라서 내용이 그다지 어렵지 않고 술 술 가볍게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의 특징이라면 이와 유사한 스타일의 명언들을 모아놓은 책들이 대부분 중국사나 혹은 여러 나라의 명언들이 한권에 담겨 있는 반해서 이 책은 로마사만을 다룬다는 점이다. 로마사에 대한 역사서 성격이 강한 책을 원하거나 좀 더 깊이 파고드는 심도있는 책을 읽고 싶은 독자, 혹은 멋지게 써먹을 수 있는 명언이 수록된 책을 찾는 독자라면 이 책은 맞지 않다.

하지만 로마사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했던 말들이 어떤 상황에서, 혹은 어떤 이유로 쓰여졌는지, 현대에 와서 어떻게 적용해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사실 이 책에는 멋진 명언들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책 제목에서도 아마 명언집이 아닌 지식사전이라고 했을 것이다. 대부분 당시에 나왔던 책속에 나온 문장이나 문구를 출처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마시대의 그 인물들이 뱉은 말들이나 글속의 문장들이 상당히 중요하고 요긴하게 현대에서도 적용해볼 수 있는, 혹은 자기에게 맞는 상황에서 번형해서 곱씹어 볼 수 있는 말들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문맥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문장들이 가끔 보이고, 현재의 상황이나 현실에 다소 맞지 않아 적용하기에 어색한 로마인들의 명언이나 문구들도 있다는 점은 아쉽다고 할 수 있다.  뒤로 갈수록 조금씩 지루한 느낌도 준다.


인용:

가난한 자를 돕는 것은 두 배의 효과가 있다

...중략....
그렇다면 왜 남을 도와야 하는가? 언제, 누구에게 베풀어야 하는가?'베푼다', '준다' 의 의미는 무엇인가?
[예언자] 로 알려진 시인 칼릴 지브란은 이질문과 관련해 이렇게 대답했다.
"너희가 너희  가진 것을 줄 때 그것은 주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주는 것은 너희 자신을 줄 때다. 너희가 가진 것이란 무엇인가? 내일 모자랄까 두려워하여 간직하고 지키는 것일 뿐이지 않은가? 또 모자랄까 두려워함이란 무엇인가? 두려워함, 그것은 이미 모자람이 아닌가?  집에 우물이 가득 찼는데도 목마를까 두려워한다면 그 목마름은 영원히 채울 길이 없지 않은가? (중략) 너희는 자주 이렇게 말을 한다. '나는 주리라' 그러나 오직 받을 자격이 있는 자에게만 주리라." 과수원의 나무들, 목장의 가축들은 켤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저들은 자기가 살기 위하여 준다. 주지 않고 아끼는 것은 멸망으로 가는 길임을 알기에."

..........p.165~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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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나이 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2 너무 일찍 나이 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2
고든 리빙스턴 지음, 노혜숙 옮김 / 리더스북 / 2006년 4월
구판절판


가끔은 자신이 너무너무 싫을 때가 있습니다. 우유부단하고 자기주장도 없이 남의 의견에 끌려 다니는 자신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곤 합니다.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면 불편한 입장에 있게 만든 상대가 원망스럽고 심지어는 자신이 혐오스러워지기까지 합니다. 마음의 병이 깊어지는 것이지요. 그러나 좀처럼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더 이상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데 여전히 여기저기 휘둘리며 사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왜일가요? 그것은 변화를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도 힘든 데 여기서 더 나빠지면 어쩌지?" 하며 불안해 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변하지 않고는 어떤 상황도 바꿀 수 없습니다. 긴장되더라도 조금씩 변화된 모습으로 현재를 바꿔나가야 합니다. 만약 당신이 계속 변화를 두려워하고 탄식만 하고 있다면 미래의 당신 모습은 바로 당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지금의 모습일 가능성이 많습니다.-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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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판매용 전집류를 제외하고는 황무지에 가까웠던 어린이.청소년 교양서가 최근 기지개를 펴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출판사의 종합화.대형화가 시도되면서 출판사들은 교양서 출간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창작동화.그림책 등 픽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였기 때문이다. 한편 어린이.청소년 분야에 새로 진출하는 출판사들은 '블루오션'인 논픽션 분야 개발을 통해 시장 진입을 시도했다.










인문출판사로 시작한 휴머니스트가 어린이.청소년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첫 작품으로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펴낸 것이나, 중.고교 학습지를 내던 디딤돌이 '선물 경제 너머를 꿈꾸다'등 청소년 철학 교양서로 문을 두드린 것이 좋은 예다. 이러한 진출 노력은 국내 아동물 시장의 질적 성장을 가져왔던 386세대 부모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386세대는 책을 통해 인문교양을 쌓고 세상과 만났던 세대다. 이들이 자녀들에게도 양질의 교양서를 권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교육 과정의 변화가 아니었다면 교양서 붐은 좀더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1994년 대입 체제가 수학능력평가로 변하면서 논술과 심층면접 등 새로운 전형방식이 도입됐다. '국어는 한샘, 수학은 정석, 영어는 성문'식의 참고서 시장의 절대강자가 사라지며 학습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여기에 종합 사고력을 요구하는 통합논술까지 등장한 탓에 역사.사회.예술.철학 전반에 걸친 독서가 필수가 됐다.












'종의 기원' '논어, 사람의 길을 열다'등 고전을 현대적 시각으로 다시 쓴 '주니어 클래식'시리즈(사계절)나 '세계를 바꾼 연설과 선언''삼국유사'등 (서해문집), '논리소년 문학소녀를 만나다'(웅진 지식하우스) 등은 요약 정리식 참고서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만들어낸 교양서다. 괄목할 만한 학문적 성과와 전문 필자의 등장도 교양서 바람을 부추겼다. 현재 한국사 분야는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 편지'(웅진씽크빅)같은 통사부터 '한국사 탐험대'(웅진주니어)같은 테마사까지 세분화돼 나올 뿐 아니라 탈 근대적 시각을 취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미화(출판칼럼니스트) 중앙일보 200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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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선민.김성룡]

어린이.청소년 교양서가 쏟아지고 있다. 다루는 분야도 역사.철학.문학 등 인문 쪽은 물론 과학.수학.한자.영어 등 교과목까지 영역을 성큼 넓혀가며 진화하고 있다. 교양서들은 대개 이야기 형식을 통해 지식 교양을 알기 쉽게 전달한다. 또 '살아있는 교과서'시리즈처럼 학교 교육에서 미진한 부분을 채워주려는 기획도 있다. 이와 함께 5~7세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겨냥한 학습만화도 강세다.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교양서 붐의 큰 요인의 하나는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논술을 꼽을 수 있다. 읽기와 쓰기, 통합적 사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독자들의 수요가 읽기물(동화나 소설)보다는 교양서 쪽으로 옮겨간 것이다. 5월 어린이날.가정의 달을 맞아 아동.청소년 교양서 붐 현상을 주요 도서들과 함께 짚어본다.



지난 달 출간된 학습교양서 '써프라이즈 시리즈-오딧셈의 수학대모험'은 나오자마자 교보문고 아동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 책은 엉뚱한 천재 소년 오딧셈이 여자친구 이프네와 함께 흥미진진한 모험을 벌인다는 내용 안에 수학 원리와 개념을 자연스럽게 녹였다. 오딧셈이 분수(分數)를 이용해 로마 병사들에게 피자를 나눠주고, 최소공배수를 가지고 죽음의 미로를 탈출하는 식이다.

이 책의 제작 과정은 요즘 잘 팔리는 어린이.청소년 교양서는 대부분 철저한 기획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는 당초 '초등학교 3년생부터 중1년생까지 읽을 수 있는, 모험을 통한 수학 이야기'라는 목표를 잡았다.

이혜경 편집팀장은 "아이들을 위한 영화 한 편 만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당연히 필자 한 명에게 자료 수집, 내용 구성, 집필 등을 맡기는 기존 방식은 피하기로 했다. 수학 콘텐츠를 담당할 사람으로는 '우리 겨레 수학 이야기'(산하)를 쓴 안소정씨를 데려왔다. 안씨가 교과 과정을 참고해 만든 초안은 스토리 작가 강상균씨에게 넘겨졌다. 애니메이션 '아치와 씨팍'등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던 강씨는 여기에 살을 붙여 이야기로 꾸며냈다. 일러스트는 만평 작가인 박철권씨가 담당했다.

"수의 발생을 다룬 앞 부분은 내용상 중요하긴 하지만 도입부로서는 좀 처진다. 잘라내자""아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등장 인물 이름은 좀 튀게 만들자"는 식의 토론이 이어졌다. 위즈덤하우스는 원고가 완성된 뒤 '쥬니버(jr.naver.com)'에 카페를 개설, '어린이 도서탐험대' 50명을 모집했다. 도서탐험대는 책 내용은 물론 책 표지까지 미리 보고 꼼꼼하게 모니터 작업을 했고 이는 수정 과정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총 4권이 될 '오딧셈…'을 만드는데 든 시간은 2년 여. 1억5000만원 가량의 제작비가 들었다. 총 20억여 원의 제작비가 소요될 '써프라이즈' 시리즈는 앞으로 국어.과학.영어.지리.사회 등에서 46권이 나올 예정이다.

이렇듯 요즘 잘 팔리는 어린이.청소년 교양서는 다 이유가 있다. 억대의 예산과 수 년간의 제작 기간은 기본이다. '대충대충'은 있을 수 없다. 왜? 이팀장은 "부모나 자녀 모두 눈높이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준비된 책이 아니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올 3월 선보인 '살아있는 과학 교과서'(휴머니스트)도 예외가 아니다. 이 책은 한국사.한자.세계사에 이은 '살아있는 교과서' 시리즈 네번째다. 4년에 걸쳐 5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됐고 제작비로 4억원을 썼다. 제작비의 절반 가량이 그래픽.사진.일러스트 등 시각 자료에 쓰인 점이 주목할 만하다.










한필훈 주간은 "외제 그래픽 자료를 수입하거나 평범한 삽화를 쓰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산 그래픽'을 시도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밋밋한 과학 교과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영상세대들에게 과학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가르쳐주겠다"는 시도였다. 디자인 책임자는 영미권의 유수 출판사들이 낸 과학 도서의 그래픽 자료를 일일이 촬영한 뒤 일러스트 담당자들에게 보냈다. 1컷을 주문할 때 첨부한 참고 자료만 20~30컷이었다. 그리고 요구했다. "이것을 모두 참고한 뒤 이것과 다르면서 이것보다 낫게 만들어봐라."

필자인 중고등학교 교사 네 명과 과학전문지 대표와 편집장 등으로 구성된 편찬위원 다섯 명은 이제 회의라면 고개를 내젓는다. 집필 전에만 회의를 30여 차례 했다. '통합과학'을 지향하는 책이니만큼 단원마다 필진 전원이 머리를 맞대야 했다. 원고가 완성된 후에는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와 편집진이 다시 30여 차례 모였다. 글과 시각 자료를 유기적으로 잘 엮기 위해서였다. 출간 한 달도 안돼 '살아있는 과학 교과서'는 벌써 4만부를 넘겼다. 아동.청소년 교양도서는 지금 진무럭무럭 크고 있다.

기선민 기자 murphy@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중앙일보 2006-04-2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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