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들을 보면서 이 책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직장 생활하랴, 아이 키우랴, 집안 살림 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텐데도 항상 밝은 표정으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비단 저의 딸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많은 여성들의 모습이 그러합니다. 이 책은 군벌 시대부터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 시기, 마오쩌둥이 "위대한 지도자"로 부상하고 문화혁명의 광포한 바람이 전중국을 휘몰아치던 시기, 그리고 그 이후 산업화 바람이 불게 된 최근의 모습까지 중국현대사의 모든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대륙의 딸들"은, 이 속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여인 3대의 인생사를 그린 자전소설로서, 혼돈, 고통,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바른 삶과 이상을 추구해 가는 과정을 보면서 많은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우리 주변을 보십시오. 많은 대륙의 딸들이 미래를 일궈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리더라면, 아니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나라를 이끌어가거나 기업을 경영하거나 모두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리더십은 힘이 아닌 방법입니다. 고도의 지혜와 용기가 있어야만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모략은 특정한 목적을 달성키 위한 전략과 전술이 녹아든 "지모(智謀)와 방략(方略)"을 의미하며, 중국인들이 예로부터 보다 나은 인간관계를 만들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쌓은 하나의 지혜를 말합니다. 중국 역사를 기본으로 하고 있고, 히틀러와 아이젠하워 대통령 등 풍부한 사례를 들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골프전문 기자인 지은이가 죽음을 앞둔 암 환자인 아버지와 "마지막 골프 라운딩"을 하면서 나눈 잔잔한 이야기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골프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골프를 배경으로 부자가 나누는 대화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인생의 위기와 고비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 지, 어떠한 순간에도 위트와 미소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인생이라는 라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라운드에서의 최후의 승자는 반드시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토요타는 우리 회사와 인연이 많은 기업입니다. 정기적으로 교류회를 가지는 것은 물론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이 책은 일본의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년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도요타에 관한 연구서로서, 도요타의 성공적인 경영방식을 응용하여 더 뛰어난 우리만의 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도요타 같은 성공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입니다.


 

저는 아침 시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침 시간이 하루를 좌우하고, 그런 하루가 모여 그 사람의 삶을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저의 이런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아주 많은 책입니다. 이른 아침에 하루 일과를 시작하여 아침시간을 적극 활용하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고 아침이 없는 사람에게는 성공도 건강도 없다는 점에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저를 아는 사람들은 결코 여러 장의 두툼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구체적인 데이터와 사례가 가득 담긴 두꺼운 보고서를 내밀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핵심은 무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 대답 역시 길어야 한 문장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모든 보고와 프레젠테이션이 그렇습니다. 정작 전달해야 할 중요한 핵심은 긴 문장과 다양한 데이터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명확한 "한 문장"안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종 데이터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분석력, 논리력 그리고 전달하고자 하는 사안에 대한 투철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저를 감동시키고 사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보고서는 바로 그러한 백그라운드가 있는 한 장의 보고서 입니다.










살다 보면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내 의도는 이러한데 상대방은 그 반대로 받아들이거나 혹은 상대방의 의중을 정확히 이해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잘못된 이해와 판단은 항상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이것이 바로 모든 분란의 근원이지요. 이것을 방지하려면 우선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상대방의 마인드를 제대로 이해하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기술들이 직관이나 경험에서 나오는 것 뿐만이 아닌 하나의 체계적인 과학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의식을 잘 이해하게 되면 행동도 좀 더 긍정적으로 표현되지 않을까요? 게다가 언제 마지막 장까지 왔는지 모르게 술술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기도 합니다.

GE, HP, IBM, 모토롤라, 소니, 월마트, 월트디즈니…. 삼척동자라도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한 기업들입니다. 저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들 기업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틈만 나면 이들의 성장 동력과 기업문화에 대해 알고자 노력했습니다. 이와 함께 언젠가는 우리 LG를 꼭 이들 기업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고 말리라는 결심을 다지곤 했습니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성공 기업들의 비결은 우선 끊임없이 개선과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핵심이념을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그들은 위험하고 대담한 목표에 도전하고 인물보다는 조직을 우선하며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들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이러한 노력과 성과들이 하루 아침에 결정되고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 기업문화 속에 체질화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사업환경과 CEO가 바뀌고 심지어 회사의 사업영역이 바뀌어도 계속 승승장구하는 기업. 이러한 것들에 비추어보면 우리도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해지지 않습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제가 지나왔던 시간과 상황들이 마치 손에 잡힐 듯 분명하게 기억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가전업계의 호황기에서 IMF와 노동쟁의로 이어지는 암울했던 시기 그리고 새로운 모색을 위해 도입했던 TDR과 6Sigma에 이르기까지. 남들은 다 사양산업이라고 했던 백색가전을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 우리 LG가 온 힘을 다해 전개하고 있는 노력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 합니다.
우리 LG는 지금도 진행 중이고 앞으로 가야 할 길도 멀지만, 이 책을 보면서 많은 용기를 얻는 것은 물론 우리가 선택한 방향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어 기쁩니다. 이스라엘의 물리학자 엘리 골드렛이 자신이 주창하는 TOC(Theory Of Constraints : 제약 조건 이론)를 바탕으로 소설형식으로 풀어 낸 이 책을 통해, 난관이 곧 기회이며, 기회를 알아볼 수 있는 힘은 바로 발상의 전환에 있음을 우리 모두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나름대로 현장경영을 하면서 점점 더 굳어지는 신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것입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사람은 이러한 장점이 있으니 더 개발하도록 북돋아 줘야지"생각하고, 또한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칭찬으로 기를 살려주면 더욱 최선을 다해 잘 하던 경험이 이루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칭찬하는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니요, 시간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상대방에 대한 긍정과 칭찬은 그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상호관계, 더 나아가 일의 성과와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 자신의 변화입니다. 남을 칭찬하다보면 바로 자기 자신이 먼저 매사에 긍정적이 되니까요.

 

아침형 인간’의 핵심 메시지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입니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는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 자이며, 남들보다 두 배의 가치를 지닌 값진 삶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아침형 인간으로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삶과 미래를 지배하려는 사람들에게 성공적인 변화를 약속하는 계단이 되어 줄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백만장자가 생각하는 성공 요인’다섯 가지는 제 마음에 깊이와 닿았습니다. 항상 성실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고, 몸의 건강을 유지하여 정신력의 바탕으로 삼는 것, 어떤 일이든 스스로 판단해서 신속하게 결정하며, 자신의 일을 능동적으로 즐기는 것,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행운이 그것입니다. 저는 이 성공 요인들이 우리 회사 사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보고 이를‘Right People이 되기 위한 5가지 조건’이라고 정의해 틈틈이 사원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소 "아는 게 힘이 아니라 실행하는 것이 힘" 이라는 말을 자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저의 주장과도 잘 들어맞는 아주 반가운 경영지침서입니다. 두 공동저자는 특히 "자신은 물론 구성원의 행동을 촉진하는 리더십" 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리더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실행을 하나의 규율(Discipline)로 받아들이고 일상 경영활동에 꾸준히 적용하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 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체계화된 프로세스가 바로 실행력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우리 기업에 이 같은 실행문화가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는 개개인에게도 무한한 성취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출처-LG전자 CEO 김쌍수 회장의 홈페이지 < CEO의 책꽂이 > 코너 

그 밖에 언론기사 등을 통해서 추천하거나 직원들에게 권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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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6-13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프레시안 2006-03-24 19:00]
[프레시안 강양구/기자]  

 "어떤 젊은이들은 과거를 답습하는 데 만족한다. 그러나 현실적이고 글로벌한 시각-기상이변이라든가 부패, 가난과의 싸움, 물 부족 혹은 생명공학 분야의 한계 등에 대한-을 가지고 스스로 인생을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하는 이들도 있다. 이 책은 그들에게 바쳐진 것이다."
  
2002년 9월 이제 막 석사 학위를 취득해 '세상 무서운 줄 모르던' 두 프랑스 젊은이, 실벵 다르니와 마류 르 루가 뭔가 일을 도모하기 위해 모였다. 그리고 10대 때 꿈꿨던 세계 일주를 떠나기로 한다.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의인'들을 찾기 위해서다.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민병숙 옮김, 마고북스 펴냄)은 그들이 세상을 돌면서 찾은 의인 80인에 대한 이야기다.


  
  
 
 
 
 
 
 
 440여 일간 80인의 의인을 찾아 세계를 떠돌다

세계 일주를 결심하기 직전 그들은 마침 무하마드 유누스의 자서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정재곤 옮김, 세상사람들의책 펴냄)를 읽은 참이었다. 유누스는 소액금융 운동을 창안해서 방글라데시에 최초의 '빈민 은행'인 그라민 은행을 설립한 당사자다.

이 소액금융 운동은 극빈자들이 최소한의 경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소액 창업자금을 신용 기준에 관계없이 대출해주는 '소액신용((Microcredit)'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난과의 싸움에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개혁으로 인정받는 이 운동으로 유누스는 '시장주의'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주류 매체인 〈이코노미스트〉로부터 2005년 사회경제 분야의 '혁신을 주도한 올해의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여러 해 동안 잘나가는 수백 개의 자본주의 기업들에 대해 공부해 왔던 두 사람은 그라민 은행의 성공 사례에 흠뻑 빠졌다. 그들을 특히 사로잡은 것은 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이 많은 수익을 내는 완벽한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유누스는 정부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그라민 은행을 경영하면서 직원들에게 일반 금융계 평균 수준의 급여를 지불했고, 수익은 주주들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수의 '고객'에게 돈을 빌려 주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과연 유누스와 같은 '대안 기업가'로 이름 붙일 만한 사람이 지구상에 몇 명이나 있을까? 적어도 100명 이상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세계 일주를 시작한 두 사람은 440여 일간에 걸친 세계 일주 끝에 80명의 대안 기업가를 찾는다. 물론 '좌파 신자유주의'의 나라, 대한민국에 이런 사람은 없었다.

'보수의 본산지'에서 다른 삶 찾는 '괴짜'
  
  1년이 남짓한 기간 두 사람이 만난 80명의 대안 기업가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오늘날 '보수의 본산지' 미국에서 다른 삶을 향한 몸부림을 실현하고 있는 괴짜들이다. 그 중에서도 티셔츠 재조업체 '아메리칸 어패럴'을 운영하고 있는 도브 차니의 존재는 각별하다. 차니는 다른 의류 제조업체들이 멕시코, 중국 등 저임금을 찾아 미국 본토를 떠나고 있던 1998년 로스앤젤레스 한 가운데 위치한 빈민가에 회사를 창업했다.
  
  그냥 '역주행'만 한 것이 아니다. 이 기업은 10명의 노동자들에게 시간당 13달러를 지급했다. 당시 캘리포니아 주의 최저임금 8달러보다 50%나 높은 금액이었다. 살충제 범벅으로 유전자가 조작된 목화 대신 유기농업으로 생산된 것을 사용하는 것도, 또 공장에서 재활용 운동을 펼쳐 1000t이 넘는 자투리 섬유를 재사용한 것도 이 기업의 특징이었다.
  
  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저임금을 받으며 장시간 노동을 해 만든 옷이 아니라 정당한 대가를 받고 최상의 환경에서 노동을 해 만든 옷을 소비자가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 결국 이 믿음은 대성공이었다. 창업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그의 회사는 2200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해 매주 100만 벌의 옷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의 2004년 매출은 1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그의 꿈은 이런 모델을 중국과 같은 나라에도 도입하는 것이다. "5년 후 중국 시장에서 우리 티셔츠를 발견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상하이나 베이징에 있는 공장에서 만든 것일 겁니다. 그 공장은 아시아 시장을 위한 제품을 생산하겠지만 공장 노동자들은 그 쪽의 저임금이 아니라 미국의 최저임금을 받게 될 거고요."
  
  부의 창출과 인본주의를 결합시킨 기업가들

이밖에도 이 책은 세계 곳곳의 대안 기업가 80인이 펼치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필자들은 이들의 공통점을 아래와 같이 꼽는다.
  
  "이들은 강한 윤리 의식을 갖고 있으며, 인간 저마다의 능력이 긍정적 변화의 원동력이 된다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이들은 부의 창출과 인본주의를, 그리고 생산 활동과 생산적 책임감을 결합시킬 수 있는 대안적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데 큰 의미를 둔다. 그들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데 만족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그 세계를 건설하는 데 참여한다."
  
  읽다보면 저절로 기분까지 좋아지는 이 책은 2005년 프랑스 인권문학상도 받았다. 맨 뒤에는 이 책에 실린 80인에 대한 자세한 참고 문헌까지 붙여 놓았다. 일부 누락된 게 있지만 번역서의 서지 사항을 붙여 놓은 출판사의 노고도 책의 가치를 높여준다. 하지만 다소 수다스러운 이 프랑스의 젊은이들을 100% 신뢰하기에는 마음이 주저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 부의 창출과 인본주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던 많은 이들이 결정적인 성공의 순간에는 시장의 편에 서곤 했던 일이 왕왕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공교롭게도 같은 나이 또래가 쓴 또 다른 세계일주 여행기를 읽는 것은 독특한 독서 경험이 될 것 같다. 영국의 〈에콜로지스트〉의 부편집장을 역임했던 폴 킹스노스가 세계화와 싸우는 전 세계의 활동가를 찾아다닌 기록을 책으로 엮은 〈세계화와 싸운다〉(김정아 옮김, 창비 펴냄)는 다른 세상을 창조하는 길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음을 일깨워줄 것이다. 반세계화 운동가들이 즐겨 쓰는 말처럼 "문제는 하나지만 대안은 무궁무진하다(One No, Many Yeses)."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이자. 노무현 대통령이 전 국민에게 또 다시 똑같은 책을 세 번째 권했다. 세 번이나 같은 책을 권하는 것은 아무리 노 대통령의 독서 취향을 십분 인정하더라도 좀 과도한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필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추천을 받았으니 이번엔 기자가 대통령에게 이 두 권의 책을 한번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다. 유달리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는 대통령에게는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이 안성맞춤일 테고, 양극화에 관심이 많다니 <세계화와 싸운다>도 생뚱맞지는 않을 듯하다. 더구나 이 두 권의 책은 (노 대통령이 어렵다고 했던) 울리히 벡의 책보다 훨씬 쉽다.

강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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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리에 상영 중인 영화 <음란서생>에서는 명망 높은 사대부 집안 자제이자 당대 최고의 문장가인 주인공 김윤서(한석규)가 추월색이란 필명으로 음란소설 '흑곡비사'를 집필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그가 당대 최고의 인기작가 인봉거사를 누를 수 있는 건 작품의 '진맛'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그것을 "꿈꾸는 것, 꿈에서 본 것 같은 것, 꿈에서라도 맛보고 싶은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진맛'은 요즘으로 말하면 판타지이면서 역사적 사실인 팩트와 허구적 상상력인 픽션이 결합된 팩션이다.

지금 우리 문화계에는 팩션 열풍이 거세게 불고있다. 영화 <왕의 남자>는 1200만이란 전인미답의 관객동원을 이뤄냈다. 역사서 『조선왕독살사건』(이덕일, 다산초당)은 인문서 시장이 침체했는데도 12만 부나 판매됐다. 2004년에 출간돼 국내에서만 265만부가 팔린 『다 빈치 코드』(댄 브라운, 베텔스만코리아)를 비롯한 소설의 인기도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올해 여름 출판시장에서 팩션의 인기는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댄 브라운의 신작 『솔로몬 키』를 비롯해 『단테클럽』의 작가 매튜 펄의 『애드가 앨런 포의 그림자』, 앤 라이스의 『구세주 그리스도』, 제드 루벤펠드의 『살인의 해석』, 마르틴 카파로스의 『모나리자 도난사건』, 후안 타프로의 『막달라 마리아의 수난』 등 외국에서 '검증'된 작가의 신작 팩션이 줄줄이 국내 유명 출판사에서 출간될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이 아니다. 국내 작가의 팩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출간된 『정약용 살인사건』(랜덤하우스중앙)이 대표적인 예다. 이 책은 다산을 살해하려는 음모가 있다는 가설을 토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물론 다산은 57세이던 1818년에 유배에서 풀려나고도 18년을 더 살았다. 그는 유배기간 18년과 유배에서 풀려난 이후에 수많은 책을 펴냈다.

그런데 만약 그가 정적에 의해 살해됐다면? 아마도 우리는 그의 저작을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며 세상도 매우 달라졌을 것이다. 이 소설을 쓴 작가 김상현은 『흠흠신서』에서 다산이 강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다산을 살해하려는 음모가 있을 것이란 팩트를 만들어낸 다음 상상력을 펼쳐 흥미진진한 소설을 만들어 냈다.

그렇다면 팩션이 왜 이렇게 인기인가? '음란서생'의 설명에 따르면 '현실이 곧 비현실'이기 때문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사건이 나날이 벌어지는 지금 대중은 현란한 지식을 자랑하며 '젠체'하는 글쓰기의 팩션을 통해 지적 유희를 즐기고자 하는 것이다.

기사게재 : <헤럴드경제> 책마을통신 2006.3.20

출처: 한국 출판 마케팅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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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도서 전집시대
절판 위기에 몰렸다가 세트에 포함되며 성공적으로 부활











최근(발간일 2월26일) 출판사 열린책들은 ‘세계문학’ 30권 세트를 서점에 풀었다. 리스트에는 이탈로 칼비노의 <우주만화>, 미치너의 <소설> 등 절판된 책과 함께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미의 이름>과 <개미> <뉴욕 삼부작>이 있다. 최근(2005년 12월)에 나온 E. M. 포스터 전집 중 한 종(<전망 좋은 방>)과 2005년 8월부터 발간하기 시작한 줄리언 반즈 시리즈의 <플로베르의 앵무새>도 포함됐다. 공상과학소설(SF)인 로저 젤라즈니의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추리소설인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도 있다. 성격이 각기 다른 이 책들의 공통점이라곤 ‘열린책들이 판권을 보유한 책’이라는 점 외에는 없어 보인다. 도스토예프스키나 안톤 체호프, 프로이트 등 저자 중심의 ‘전집’만 있던 열린책들로서는 의외의 행보다.











이렇게 전집을 구성하는 것은 출판시장에서 특이한 사례는 아니다. 책세상은 유동은 없지만 포장에 따라 재기를 노릴 수 있는 역작을 모아 메피스토 시리즈를 구성했고(2002년), 민음사도 칼비노의 <나무 위의 남작>, 투르니에의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등 유통기한이 다한 듯했던 책을 ‘세계문학전집’에 끼워넣어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 절판됐거나 절판 위기에 몰린 책들이 세트에 포함되면, 견인차가 될 만한(책의 수요가 높은) 책이 응결핵이 되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지난해 한국문학에도 전집 붐이 일었다. 창비는 2005년 7월 22권 세트로 구성된 ‘20세기 한국소설’ 을 냈으며, 2005년 11월 여기에 14권을 보태 2차분을 구성했다. 문학과지성사도 2004년 12월 ‘한국문학전집’ 8권을 1차분으로 내고, 2월 23권의 황순원 소설선 <카인의 후예>까지 꾸준히 시리즈 책을 펴내고 있다. 민음사도 ‘오늘의 작가총서’ 를 2005년 10월 22권을 한꺼번에 펴낸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총 26권을 펴냈다.


 

 

 




굵직한 출판사 중 맨 처음 한국문학 전집을 선보인 문학과지성사는 ‘기획의 말’에서 “한국 문학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최근에 우리는 깊이 반성”했고 이 때늦은 반성을 전집을 “기획하는 힘으로 전환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전집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원동력이 내부만이 아니라 ‘외부’(시장)에도 있었음이 분명하다.

각종 한국문학전집의 주요 ‘초대손님’은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작가들이다. ‘수능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책 말미의 ‘참고서식 덧붙임’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은 어려운 단어에는 주를 달아 해설하고, 작품의 의미를 짚는다(작품 해설). 그리고 작가 연보를 정리해 덧붙인다. 창비의 20세기 한국소설도 비슷하게 책 끝에 낱말풀이를 실었다. 그리고 현직 교사와 전문연구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붙였다. 여기에 전집과 홈쇼핑의 친화성도 무시 못할 요소다.

한겨레21 2006-03-21 /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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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수요 노린 대형출판사의 시리즈물, 한시간 방송에 5억매출
터무니없는 공급가로 정가시장 혼란, 인문학 출판사 양극화도 심화



논술 관련 책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민음사의 자회사인 민음IN은 올 초부터 대형 기획물 ‘민음 바칼로레아’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손바닥만 한 크기에 64~84쪽 분량의 포켓용 소책자다. “100년 전통, 세계 최고의 논술시험인 바칼로레아 수험생을 위해 프랑스 과학계의 석학들이 쓴 과학 논술 시리즈”로 홍보된다. 1차분 과학편 10권을 시작으로 현재 17권까지 나온 이 시리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언어, 예술 영역까지 망라할 계획이다. 생각의나무도 동일한 타깃의 통합형 논술 대비 과학 시리즈 ‘유레카 시리즈’ 10권을 1월 말 출간했다.

“죽어버린 인문서, 논술용으로 다듬어라”

김영사가 3월 말, 4월 초를 목표로 마무리가 한창인 ‘지식인 마을’도 콘셉트가 동일한 대형 기획물이다. 국내의 분야 전문가들이 집필에 대거 참여했고 철학을 이슈 중심으로 풀어낸다. 김영사의 신은영 실장은 “통합논술 정책이 만들어졌지만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독서 프로그램이 미비하고 교육 현장에서 혼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실사를 바탕으로 시리즈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지난해에도 ‘논술’은 단행본의 키워드였다. 예스24의 최성혜씨는 “원래 수능·논술 관련 책을 내는 출판사는 몇 개로 정해져 있었는데, 지난해 이 시장에 단행본 출판사들이 뛰어들면서 다채로워졌다”고 말한다. <철학 통조림-매콤한 맛> <…달콤한 맛>(주니어김영사), <생각발전소>(북로드), <명작 속에 숨어 있는 논술>, <교과서 속에 숨어 있는 논술>(살림) 등은 최근에 나온 단권이나 1, 2권의 작은 분권 체재를 갖춘 논술 관련 서적들. 지난해에 시작된 시리즈도 많다. 글담의 ‘선생님도 모르는 이야기 시리즈’ ‘교과서를 만든 사람들 시리즈’, 서해문집의 ‘책상 위의 교양 시리즈’, 풀빛의 ‘철학창고 시리즈’, 웅진지식하우스의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시리즈’, 휴머니스트의 ‘살아 있는 교과서 시리즈’ 등.





 

 


대형 기획 시리즈들은 모두 간편한 포켓북 형식으로 30~40권이 넘는 낱권이 모인다(주니어김영사의 ‘앗! 시리즈’를 연상하면 된다). 기존의 자료를 활용하여 ‘논술 시리즈’가 완성되기도 한다. 생각의나무 ‘유레카 시리즈’는 이전에 출간된 <사이언스 퍼스트> <유레카>를 원본으로 한다. 여기에 그림을 덧붙이고, 문장을 강조하고, 인물 소개 등의 팁과 주가 들어가고 10권으로 늘였다. 곧 출간될 논술 시리즈를 진행한 출판사의 모 부장도 비슷한 고민 끝에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좋은 인문서를 계약했다. 하지만 진행하다 보니 아무래도 죽어버린 인문서 시장에서 이 책이 살아남을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논술용으로 다듬어 편집을 다시 했다. 그리고 얇게 여러 권으로 분권했다.”


 

 

 

이런 시리즈는 세트 판매가 많다. 예전의 포켓북인 ‘하룻밤의 지식여행’이나 ‘앗! 시리즈’와 달리 시리즈의 각 권이 교과 과정의 부분을 형성하기 때문에, 교과 과정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세트 전체가 필요하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는 낱권보다 세트 판매가 많았으며 300세트 가까이 팔렸다(3월8일까지 집계).

 

 


 



역사도 한물가고, 위인도 안되고…

이런 ‘시리즈 구성’의 강박은 청소년 논술시장 유통경로의 강자로 떠오른 홈쇼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방송만 되면 매출은 ‘장난이 아니다’. GS홈쇼핑의 ㄱ과장은 평균 1회(1시간) 방송에 5억원이 팔린다고 말한다. 실제로 홈쇼핑에서 도서를 판매해본 출판사의 영업차장은 2억~3억원 수준이었다고 말한다.

홈쇼핑에서 도서는 ‘한경희 스팀 청소기’만큼 인기가 좋다. GS홈쇼핑에서 2월8일∼3월8일에 방송된 도서 중, 여러 인문학 출판사가 세트를 구성했던 단 1회를 제외하고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홈쇼핑에서 매진이 흔한 것은 아니다. 3월16일 상품 중 매진된 것은 도서 외에 8만7천원짜리 프라이팬 세트뿐이었다). 회전율도 좋고 반품률도 높지 않다. 그러니 홈쇼핑에서도 도서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다. CJ홈쇼핑의 ㅇ과장에 따르면 도서 편성 비중이 2002년 일주일 2시간에서 현재 6시간으로 늘어났다. CJ홈쇼핑과 GS홈쇼핑 등 5개사 홈쇼핑의 2004년 도서 매출 규모는 1200억원, 2005년에는 그보다 늘어 1500억원 수준이다(한국출판연구소 추정 자료). 출판시장의 전체 규모는 2조8천억원(한국출판연구소 자료)이므로 홈쇼핑에서 전체 5%의 매출이 형성된 것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2006년 도서 매출 확대를 2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한번에 많은 물량을 소화하는 이점 외에 현금으로 거래한다는 점이 출판사를 홈쇼핑으로 유인하는 막강 요인이다. 불황 조짐을 보이는 도서 시장에 숨통을 틔워주는 구실을 하는 것이다.

홈쇼핑의 MD(구매담당자)들이 강조하는 것은 세트 구성력이다. ㄱ과장은 “단권은 안 된다. 10만원 수준, 최저 7만9천원으로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당연히 시리즈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청소년 시장, 특히 논술 관련 시장이 홈쇼핑에서 유리한 이유가 있다. 홈쇼핑은 어머니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홈쇼핑 판매를 의논했던 한 출판사의 부장은 “역사는 한물갔다. 위인은 이제 안 된다. 학부모의 트렌드가 있다. 지금의 코드는 논술, 과학, 철학, 고전이다”라는 말을 대놓고 듣기도 했다.

홈쇼핑의 MD는 공통적으로 “인지도는 점점 더 중요해진다. 고객의 정보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퀄리티가 있는 상품을 구성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객의 인지도가 높은 출판사의 도서인 경우는 전통적으로 중학생 이하 시장으로 통하던 홈쇼핑 규칙도 깨뜨렸다. 최근 홈쇼핑에는 ‘인지도가 높고 믿을 만한’ 문학 전문 출판사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2005년 1월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을 내놓았고, 이 단일 품목으로 한 해 5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CJ홈쇼핑 자료). 창비는 2005년 11월 ‘20세기 한국문학’ 2차분을 내면서 이 시리즈를 홈쇼핑에 내놓았다. 이렇게 대형 출판사가 홈쇼핑에서 창출하는 이익이 커지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세트를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금력을 갖춘 대형 출판사와 1쇄를 500권 찍고 마는 인문학 출판사의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것이다.

30~50% 할인율… 수수료는 35~38% 수준

홈쇼핑의 낮은 공급가와 높은 수익 분배 요구는 출판시장을 왜곡하는 구조적인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도서는 30~50%의 할인율을 보이는데, 이는 공급가 할인이 문제가 되는 인터넷 서점보다 훨씬 낮다. 여기에 홈쇼핑에서 가져가는 수수료는 판매가의 35~38% 수준이다. 출판사는 정가 대비 40% 미만의 수입을 얻게 된다. 이것은 도·소매 공급가의 60~75% 수준에 한참이나 못 미친다. 홈쇼핑에 제품을 보냈던 어린이책 출판사의 팀장은 “이렇게 해서 무슨 이익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홈쇼핑에서 방송된 뒤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이유에서 판매를 결정했다”고 말한다.

전집 전문 출판사의 경우는 사실 정가의 의미가 없다. 할인율을 감안하고 정가를 매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점의 판매도 많은 대형 출판사에서 홈쇼핑을 중요한 유통경로로 삼는다면 정가 시장은 큰 혼란이 초래된다. 이미 인터넷 서점으로 인해 정가가 가뜩이나 과대포장됐다. 이제 가격을 믿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최신간 도서를 할인해서 팔 경우는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에 대한 가능성마저 보인다. 홈쇼핑에 판매되는 창비의 ‘20세기 한국문학’의 할인율은 30%다(사은품 도서 가격 포함). 2003년 시행된 도서 정가제에 따르면 발간된 지 1년 미만의 도서는 최대 10%가 최고 할인율이므로 현행법 위반이기도 하다(과태료는 300만원).

학생들에게 ‘책을 읽히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반길 만한 일이다. 하지만 교육에 나라 전체가 미쳐 날뛰는 왜곡된 구조에서 진심은 오해된다. 교육이 한 사람의 일생뿐 아니라 출판시장 전체를 흔들고 있다.

문학도서 전집시대

절판 위기에 몰렸다가 세트에 포함되며 성공적으로 부활

최근(발간일 2월26일) 출판사 열린책들은 ‘Mr. Know 세계문학’ 30권 세트를 서점에 풀었다. 리스트에는 이탈로 칼비노의 <우주만화>, 미치너의 <소설> 등 절판된 책과 함께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미의 이름>과 <개미> <뉴욕 삼부작>이 있다. 최근(2005년 12월)에 나온 E. M. 포스터 전집 중 한 종(<전망 좋은 방>)과 2005년 8월부터 발간하기 시작한 줄리언 반즈 시리즈의 <플로베르의 앵무새>도 포함됐다. 공상과학소설(SF)인 로저 젤라즈니의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추리소설인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도 있다. 성격이 각기 다른 이 책들의 공통점이라곤 ‘열린책들이 판권을 보유한 책’이라는 점 외에는 없어 보인다. 도스토예프스키나 안톤 체호프, 프로이트 등 저자 중심의 ‘전집’만 있던 열린책들로서는 의외의 행보다.

이렇게 전집을 구성하는 것은 출판시장에서 특이한 사례는 아니다. 책세상은 유동은 없지만 포장에 따라 재기를 노릴 수 있는 역작을 모아 메피스토 시리즈를 구성했고(2002년), 민음사도 칼비노의 <나무 위의 남작>, 투르니에의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등 유통기한이 다한 듯했던 책을 ‘세계문학전집’에 끼워넣어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 절판됐거나 절판 위기에 몰린 책들이 세트에 포함되면, 견인차가 될 만한(책의 수요가 높은) 책이 응결핵이 되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지난해 한국문학에도 전집 붐이 일었다. 창비는 2005년 7월 22권 세트로 구성된 ‘20세기 한국소설’을 냈으며, 2005년 11월 여기에 14권을 보태 2차분을 구성했다. 문학과지성사도 2004년 12월 ‘한국문학전집’ 8권을 1차분으로 내고, 2월 23권의 황순원 소설선 <카인의 후예>까지 꾸준히 시리즈 책을 펴내고 있다. 민음사도 ‘오늘의 작가총서’를 2005년 10월 22권을 한꺼번에 펴낸 것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총 26권을 펴냈다.

굵직한 출판사 중 맨 처음 한국문학 전집을 선보인 문학과지성사는 ‘기획의 말’에서 “한국 문학작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최근에 우리는 깊이 반성”했고 이 때늦은 반성을 전집을 “기획하는 힘으로 전환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전집이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원동력이 내부만이 아니라 ‘외부’(시장)에도 있었음이 분명하다.

각종 한국문학전집의 주요 ‘초대손님’은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작가들이다. ‘수능용’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책 말미의 ‘참고서식 덧붙임’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은 어려운 단어에는 주를 달아 해설하고, 작품의 의미를 짚는다(작품 해설). 그리고 작가 연보를 정리해 덧붙인다. 창비의 20세기 한국소설도 비슷하게 책 끝에 낱말풀이를 실었다. 그리고 현직 교사와 전문연구자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붙였다. 여기에 전집과 홈쇼핑의 친화성도 무시 못할 요소다.

한겨레21 2006-03-21 /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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