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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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이 책은 네이버의 [지식인의 서재-한비야 편]에서 보고 읽게 된 책이다.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라니! 정말 그랬다. 아프리카 역사에 대해 알지도 않을 뿐더러, 궁금해하지도 않았음을.
한번, 출발해 볼까?

 

약 50억 년 전 : 태양 주변을 도는 세 번째 행성인 지구가 생겨나다.  생명체는 전혀 없이 타오르는 공이었다.
약 36억 년 전 : 오늘날 아프리카 남부에서 처음으로 단단한 땅 덩어리가 만들어지다.  지질학적으로 아프

                       리카가 오래되었다는 것이 오늘날 풍부한 지하자원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약 10만 년 전 : 작은 호모사피엔스 그룹이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아시아 방향으로 향하다.
약 4만 년 전 : 최초의 현생 인류가 유럽에 살다.  그곳에는 약 12만 년 전부터 네안데르탈인이 살고 있었

                     다.  하지만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들어온 사람들과 섞이지 않은 채 원시 인류에서 현생 인류로

                     진행하는 독자적인 발전 단계를 거치다가 약 3만 년 전에 멸종하였다.
......

선사시대 이후 저자는 아프리카의 여러 시대 (모든 것이 시작된 곳, 기원전 5억 5천만 ~ 기원전 약 5천년)를 거쳐 문명시대, 짓밟힌 아프리카( 약 1500년~1945년), 그리고 마지막인 1946년~현재에 이르는 아프리카 해방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책을 처음 읽은 당시에는 처음 읽는 아프리카만큼이나 처음 만들어진 대륙, 첫 현생인류의 시발점 등 자못 경이롭기까지 했다. 이렇게 모든 문명이 시작되었다는 아프리카가 오늘날은 왜 그런 모습인지, 자못 궁금해하며 읽어내려갔던 기억이 새로운데,
지금은, 약간의 의구심이 있다.
약 1500~1945년 사이, 서구 문명에 의해 짓밝힘을 당한 비운의 역사를 간직한 아프리카를 강조하기 위해, 아프리카 선사시대의 역사가 인류최초의 것임이 지나치게 과장되 있지 않았나 하는 일말의 의구심 말이다.
가령, 최초의 현생 인류가 유럽에 살았으나 원시 인류에서 현생 인류로 진행하는 독자적인 단계를 거치다 약 3만 년 전에 멸종했으니, 현재 인류는 유전적으로만 보면 아프리카 인류임이 분명하다 한다.
즉, 약 10만 년 전 아프리카의 작은 호모사피엔스 그룹이 아시아로, 유럽으로 이동하여 각 지역에 정착해 지금까지 이어왔다 한다.

정말 그럴까?
<다윈 이후, 스티브 제이 굴드> 에 의하면, "서로 연관이 없는 것이 분명한 사람과의 3계통(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로부스투스, 그리고 호모 하빌리스)가 공존했으며, 현재 인류의 조상인 사람속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다" 라 한다. 이 책에서 "유전적으로만"이라고 한정을 한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고, 이해를 돕기 위해 인류의 조상을 단순화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나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싶지 않다.

 

또한, "약 1억 년 전 : 다른 대륙들도 단단하게 만들어졌다.  그들이 처음에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었느냐, 오늘날까지도 움직이고 있느냐는 아직 논란거리다." 라는 부분도 살짝 걸린다. '판게아 이론'이 과학적인 사실로 인정된 것에 비해 이 문구는 혼란을 안겨준다.

 

그렇다 하더라도, 1500년 이후 아프리카의 역사는 분명하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건강하고 가장 힘이 좋은 사람들을 수백년에 걸쳐 수천만 명 이상 도둑맞은 일은 상상할 수도 없는 규모로 경제적.인간적 비극을 만들어 냈고, 외부의 힘(노예 제도 폐지론자, 해외에서 궐기한 노예들, 산업 혁명) 에 의해 의미가 퇴색됐으나 그 상처는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의 근간이 되고 있다.

지금 아프리카는 멀고도 험한 해방의 길을 걷고 있다. '자기들끼리의 테러'라 일축될 수 있는 각종 내전과 그로 인한 기아 등 당면한 문제가 너무 많다. 왜일까?

 

거의 모든 문화의 역사는 권력과 부유함을 자치하려는 욕망에서 자신의 민족을 극히 고약한 방식으로 착취했던 남자들의 이야기를 갖고 있지만,  다른 식민국가들과 또 다른 무엇이 있을 듯 하다.
“내가 절대로 믿지 않는 말은 이른바 아프리카 사람들끼리의 유대라는 것이다”
비록 이것이 전체를 대표하지 않는 몇 가지 목소리라지만, 내가 보기엔 이것이 아프리카 고유의 특성에 기인한 데서 오는 그 무엇인듯 하다. 바로, "약 1만년 전부터 1만 가지가 넘는 인종 그룹, 작은 국가, 왕국, 술탄 국가, 부족 등이 있었다…곧 국가를 이루지 않고 작은 사회로 나뉘어 평화롭게 공존하는 생활방식을 가진 아프리카만의 고유 특성"말이다. 그로 인해 아프리카 사람들끼리 유대가 생각보다 힘든 오래된 이유이지 않을까?

 

오늘날 아프리카는 식민 지배의 결과가 분명 있지만 아프리카 국가 원수와 대통령이 책임을 지는 나라에서 성장한 첫 번째 젊은 세대를 가지고 있다.  그 젊은 세대가 이전과 다른 출발선에서 역사가 준 교훈을 안고, '인간의 잠재력의 부단한 발전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새로운 역사를 써 가길, 소원한다.

 

아프리카의 '체 게바라'라 불리는 토마 상카라.

 

읽은 날   2009. 9. 11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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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웰치 위대한 승리 - 반양장
잭 웰치.수지 웰치 지음, 김주현 옮김 / 청림출판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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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승리, 잭 웰치>

 

나는 '훌륭한 상사'와 일을 한다.
어찌나 훌륭한지, 그 상사를 제외한 모.든. 팀원들이 그 상사에 관한 정보와 의견을 공유, 공감하느라 단합이 너무 잘 된다.  공유의 내용이 대부분 '험담'이란 점만이 스스로를 저어..하게 하지도 못한다.

 

이번 주 '훌륭한 상사'에 덕에 인사상 매우 불리할, 뻔 했다.
'자네 업무능력을 높이 산다' 는 말 뜻은 너보다 예쁘고 젊고 애교많은 직원을 가까이 두고 싶으니 너는 튕겨져 가라는 것이었다. 어찌저찌 우여곡절 끝에 예고없이 튕겨져 가지 않고 다만 유예만 됐는데, 그럼에도 다행이라 생각한다.
느닷없이 '너 튕겨 나가!'를 당한 그 순간, 순간 게이지가 잠깐 폭발했지만, 곧 '자신을 희생양이 되지 않게 할 것', '어떤 상황에서든지 스스로를 피해자로 여기는 것은 자신을 파괴하는 행위며, 당신의 경력이 죽음의 소용돌이로 빨려들어 가기 시작할 수 있다' 가 떠 올라 생각보다 빨리 이성을 찾았다.

 

이 책은 하늘과 땅만큼 책을 읽지 않는 남편이 회사 연수프로그램에서 강제할당 받아 어쩔 수 없이 읽게 되 집에 돌아다니길래 읽은 책인데, 잭 웰치의 경력만큼이나 경영자에게 도움 되는 주옥같은 내용이었다.
짧지 않은 직장생활과 주변환경의 '연금술' 효과로, 경영자는 내 길이 아니란 단정을 오래 전에 했기에, 이 책은 나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지만 무척 유용한 부분도 있다. 이를테면,

 

나쁜 상사와 일하게 되었을 때 명심할 점
- 스스로를 불쌍한 피해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 자신이 수행한 성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보고, 당신이 함량 미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심어

  주어라.
- 상사가 당신에게 숨겨온 것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밝히기 위한 상사와의 대화
- 그럼에도, 당신의 일이 나쁜 상사를 견딜 만한 가치가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가만히 입 다물고 있어라.  하

   지만 별다른 가치가 없다면 우아하게 회사를 떠나라.
한가지 더 알아야 할 사항은 나쁜 상사가 어떻게 승진하는지에 대한 답 - 때로는 그들이 매우 유능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승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1. 운
2. 다른 사람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깜짝 놀랄 만한 실적을 달성하라. 
3. 당신의 상사가 당신을 옹호하는 일에 자신의 정치적 자본을 사용하게 만들지 마라.
4. 최악의 적 : 자신의 경력에서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조직의 맨 뒤에 숨어서 가시 같은 존재가 되는 것
5. 긍정적 태도를 지니고 그것을 전파하는 것
6. 실패에 개의치 않는 것

 

오, 이런!
잭 웰치도 '운'이라 한다. 그러니 그대여, 승진 못하는 만년차장이라 슬퍼하지 말지니.

 

이 책 <위대한 승리> 를 읽은 후 지금의 상사를 만났을 때 적응 되지 않았다. 책과 각종 이론에서 제시되고 있는 '괜찮은 리더'와 현실세계의 그 상사모습이 너무 달랐기 때문에 오히려 후유증을 앓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발군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간의 적응력으로 커버 됐다.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작은 힌트를 주니, 역시 책은 편식하면 안 되나보다.

 

요새 관심 대상인 '인간 본성', '선천적' 에 대해 잭웰치도 이렇게 썼음을 세삼 발견했다.

 

고위 경영진을 채용할 때 점검해야 할 네 가지
1. 진실성 :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고 있는가?
2. 미래를 내다보는 힘 : 앞으로 어떤 시장 변화가 예측되는가?
3.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들을 옆에 두려는 용기가 있는가?
4. 회복력 : 실패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가?
당신이 고위 경영자 자리의 사람을 채용한다면 반드시 첫 번째와 두 번째 E, 즉 적극적인 에너지와 활기를 불어넣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는 인간의 본성적인 것으로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주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잭 웰치는 본인의 경험 등을 통해 각자에게 태어나면서 생기는 어떤 차별성 - 교육과 훈련을 통해 바뀌어지지 않는 그 무엇이 있음을 얘기하고 있다.
교육과 훈련으로 변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 반면, 변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그 변하지 못하는 부분이 만약, 결정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면?
그 결정적 영역이 미치는 범위나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을테고, 외부에서나 결정적이지 본인에게는 결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겠......다.

 

 

읽은 날   2010. 8. 31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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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코드
브루스 커밍스 지음, 남성욱 옮김 / 따뜻한손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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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코드, 부루스 커밍스>

 

놀랄 일이다.
김정일 사망, 그리고 그 사실을 남한도 몰랐다는 거, 그야말로 코미디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 동안 무지했던 북한에 대해 알게 해 준 이 책 <김정일 코드>를 떠올렸다. 

 

한번 보자, 그야말로 이상하고 쉽게 흥분하고 시대착오적이며 소심하지만 신랄한 국가를.

 

때는 1931년, 무단침입자, 부랑자, 무법자들이 마구 뒤섞여 세계 어느 지역보다 무법자시대였던 만주의 한인사회, 중국편이라 소련이 잡아가고 소련편이라며 중국이 잡아가던 그 시절을 겪었던 북한 공산주의자들에게 '독립과 자주'가 훗날 김일성의 정책적 기조가 되는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하여, '주체'는 언뜻 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정치.경제.국방.이데올로기의 자주와 독립을 의미하기에. 그렇지만, 이 용어는 해석하기가 정말 힘들다. 주체의 의미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의미는 그만큼 달아나 버린다. 끝없는 정권적 차원의 선전으로 '주체'는 만병통치약, 오로지 저 위에 고매하게 있는 그 어떤 것, 논리와 이성을 초월한 어떤 것이 되어 버렸기에 결국 북한의 민족적 유아독존주의의 불투명한 핵심으로 전락하고 만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남한병력은 전쟁의지가 강하지 않았던 반면, 북한군은 '마약을 복용했으리라 추정'될만큼 출중했다 한다.
“그들은 훈련이 잘돼 있고 무자비하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칭기즈칸의 군대와 같이 자신들이 싸우고 있는 전술에 익숙한 야만인들이다…그들은 나치의 전격적 전범을 이어받아 온갖 두려움과 공포의 무기들을 사용하고 있다.”
빵 터졌다. 마약을 복용하지 않고서는 그럴 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니.
그 당시 남한군과 북한군의 현격한 차이가 왜 생긴건지 궁금하다.

 

핵에 대한 얘기
- 1951년 4월 5일, 한국전쟁 - 미군의 조속한 승리를 위해 원폭사용허가가 떨어졌었다는 점(맥아더 해임에

   다른 혼란덕에 명령이 하달되지 못했다한다)
- 수십 년 동안 미국은 새로운 한국전쟁이 터질 경우 개전 초기에 전술적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방침 아래, 북한

   군이 비무장지대를 통해 대규모 침공을 한 시점에서 1시간 이내(H+1)에 핵을 사용하는 통상적인 시나리오

   를 마련해 왔다는 점
- 박정희는 미국의 어마어마한 압력을 받고 핵무장 활동 중지
- 북한은 석유에 대한 미국의 패권 + 북한에 풍부한 우라늄 탓에 일찍부터 핵개발 필요성이 있어왔다.
   남북, 그리고 미국과의 대치상황에서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입장은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핵 카

   드를 꺼내드는 것뿐.
   1994년 이후에도 계속 반복되는 북한 핵과 미국과의 마찰
   코너에 몰린 쥐가 선택한 카드가 핵이었던 것인데, 그것을 이해하기 싫어한 미국과의 마찰로 1994년 전쟁

   직.전까지 갔다한다.

 

불과 30여년 전만해도 남한에 비해 월등한 경제수준을 자랑했던 북한은 1995년과 96년 - 지난 300년 역사상 최악의 기상으로 기록된 물난리, 군부의 특권화, 유일한 지도자의 죽음, 쇠락하는 산업구조와 에너지체제의 붕괴 > 식량생산 감소 등 봇물터지는 위기 폭발 속에서도 철저한 개혁을 못했는데, 아마도 남한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었다고 여기는 오만한 자세 탓일거라 한다.

 

1980년대 치유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불결했던 남한(!)과 달리 지나치게 깨끗하다는 평양, 겸손 속에 위엄이 스며 나옴을 보여주는 북한사람들이었다 하는데, 지금은.....

 

우파가 아닌 겁먹은 동물에 불과한 남한의 대미정책과 달리, 김일성에 이어 일방적 강요가 아닌, 양측 모두 무엇인가를 양보한다는 의미의 외교를 위해 핵카드를 쥐락펴락하던 김정일, 그의 코드.
그 김정일 코드가 과연 김정은에게도 잘 이어질지 걱정되고 염려된다.

 

한 민족이라는 이유가 그리 와닿지 않으나, 북한의 어려움과 미국의 횡포는 결국 우리에게 큰 失이고 동 시대인으로의 염치도 아니기에 그의 코드가 잘 전수되길, 아니 코드정치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 상황이 되길 빈다.

 

 

 

 

읽은 날 2011. 11. 26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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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김관오 옮김 / 아르테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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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갑자기 2009년 여름 사건이 생각났다. 그 힘든 일에서 벗어나게 해준 이 책이 생각나 예전 자료를 찾아보니, 그 사건과 이 책은 무관했다.  어쩜 이리도 몹쓸 기억력을 가졌을까! 그래도 자료 찾은 김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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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우아함이라니.
어쩜 이렇게 소녀적 감성을 톡 건드리는 제목이니.

 

어제 OOO 경위서를 대충 끝내고 나니 밤 10시더구나. (녹취를 듣고 경위서를 시작한게 8시 전이니 그리 오래 걸린 것도 아니지만)
수위가 돌아다니며 각 층에 사람 없는 곳의 불이란 불은 다 끄고 야간근무자 명단에 내 이름이 올라가고 넓은 13층에 스탠드마냥 내 자리만 훤한 것이... 그것도 고작 경위서를 쓰느라, 그렇게 나를 괴롭히고도 모자라...그럼 괴롭히질 말던가. 민원을 내지 말던가.
그러고 퇴근하는 내 기분은 꿀꿀함 그 자체였어.

 

반까지 어느 정도 지루하다가 새로운 인물 등장이후로 흥미진진해진, 페이지수가 얼마 안남은 [고슴도치의 우아함] 을 다 읽고 나니 2시더라.
안 그래도 우울한, 심연의 바닥에 있던 나는 생각지도 못한 결말까지 맞고나서, 흑흑 울었어.
나의 감정과 처지, 그리고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오늘 아침.
그동안 열어보지 않았던 책 화일을 다시 작성하면서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내 50권 명단에 올렸지.

 

무언가 해볼려고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물질세계에서의 나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정신세계에서의 나는 아무것도 아니란 걸 세삼 알게됐어.
심신이 지친 나를 추스릴 시간이 왔음을 느낀거지.
아니 추스리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됐어.

중요하나 아주 작은 변화를.  방심하면 다시 날아가버릴지도 모를 이 변화를.  나의 책 동지에게 알리고 싶어서.
같이 크라제버거를 먹던 그 순간이 말이야, 다시 그리워졌단 애기지.

 

그래도 오늘은 금요일!
주말이 지나고 나면 잊을 건 잊혀지고 새로울 건 더 새로와지니.

그제 주문한 (이런, 아직도 도착을 안 했어!) 새로운 책을 기다리는 마음을 안고.
다시 성실해질 나에게 미소를 보내며.

 

Written 2009.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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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했던 '르네'의 죽음 덕에 난, 감정의 가속페달을 밟아 바닥 끝을 맛 본 뒤 다시 힘차게 올랐다.

 

 

읽은 날 2009. 5. 14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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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공부하라 - 엄마가 꼭 알아야 할 성장 시기별 아들 특징과 교육법
데이비드 토마스.스티븐 제임스 지음 / 글담출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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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 술로 떡이 되어 갠신히 귀가 한 나를 본 아이들의 반응이다.
아들 : "엄마! 왜 이래?"
딸    : "엄마~!  어떡해!"

 

이렇게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같은 상황을 보고 아들은 엄마의 상태보다 도대체 왜 이러는지에 촛점을 맞추고, 딸은 엄마가 왜 이러는지보다 당장 눈 앞의 상황에 걱정부터 하는데, 그 차이만큼 딸과 아들의 차이는 선명하고 크다.
그 차이를 '여자'인 엄마가 '남자'인 아들에 대해 100% 완벽히 이해하고 보충하고 발전시키기는 웬만하지 않고선 어려운 일이다. 하여 감성적 라인이 튼튼한 딸에 대한 태도와 달리, 아들한테 늘 조심스러워 하는 날 보고 직장동료들은 '아들만 편애한다'고 하지만, 그에 대한 내 답은 '남아와 여아 육아 차이는 겪어보지 않았음, 말을 말어~!'로 언제나 같다.

 

주간 베스트셀러로 올라와 있던 이 책을 읽은 간단소감은 '고이고이 기른 아들, 장가갈 때 울 것 같아' 이다.
아들은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화를 낸다는데, 지금 초3 아들은 이론상으로 또래 여아들과 비교해 10~12배 높은 테스토스테론의 습격을 받는다 한다. 딸과 같은 기대를 하지 말 것이며, 위로하기 위한 격려도 하지 말 것이며....여자인 내가 원래 이해하기 힘든 아들에 대한 개론을 한번 보자.

 

이 책의 중요한 몇 가지 기본 전제
- 아이는 모두 신의 선물이다.  하지만 아들은 예외다.
- 아들의 마음속에는 난폭하고 짓궂고 기상천외한 괴물이 살고 있다.
- 아들이 어떤 어른으로 자라느냐는 양육 방식에 달려 있다.
- 아들이 자신의 길을 찾고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딸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 아들은 재미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한다.

 

초3 아들은 이 책에 의하면 독립기(9~12세)인데, 끊임없이 어른의 힘과 권위를 시험하려 하나, 태양에 너무 가까이 하면 안되는 이카로스처럼 부족한 경험과 지혜를 갖추도록 부모가 이메일, 문자, 친구 관계 등 끊임없이 쉬지 않고 감시해야 한단다.
쉼 없이 감시를 받은 아들이 방황기(13~17세)로 넘어가면 부모는 다음 3가지를 꼭 잊지 말아야 한단다.
- 기도 : 너그러운 이해심을 달라고
- 위안을 주는 음식 : 달콤한 초콜릿 등 시도 때도 없이 먹게 될 것이다
- 친구 : 이 시기의 아들은 하루라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큰일 나는 줄 안다.

 

사랑스러웠던 아들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끊임없이 부모사랑을 시험당하는 방황기가 지났다해서 끝이 아니랜다.
전사기(18~22세) 아들에게는 지금까지처럼 아들을 위해 무엇을 해줘서 안 되며 혼자서 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되, 언제나 아들 편이라는 확신을 심어 줘야 한다.

 

그래, 맞아~ 수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내용은,
"아들의 철저한 방어막이 되어 주는 부모는 어찌 보면 아들을 걱정한다기보다는 그런 아들을 지켜봐야 하는 자신의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명심해야 할 것은 아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들이 좌절과 연민에 빠지는 것을 보기가 괴롭기 때문에 아들에게 맞는 적절한 꿈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는 아들의 마음속에 일렁이는 불꽃을 꺼버리는 행위와도 같다."

 

걱정하기 보다 지켜봐야 하는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실수를 통해 본인 스스로 깨우치고 알아가도록,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사랑으로 관심을 가.져.야.한.다! 글은 이렇게 쉽지, 정말 아들을 키운다는 건 득도가 아니지 않고 무엇이란 말인가!

 

어젯밤,
"엄마, 어떻게 해야 싸움을 잘 할 수 있어?" 란 질문을 하는 아들과 나의 사이, 아직까지 청신호임에 감사하며, 방황기를 대비해 사랑스러웠던 어린시절의 아들모습을 더 많이 추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읽은 날 : 2010. 11. 25.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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