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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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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선대인 소장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란 책을 통해, 당시 2000년대 초반의 집값 폭등은 가계 부채가 만들어낸 투기거품일 뿐이며, 인구구조와 맞물려 거품이 붕괴하면 생각보다 큰 충격을 받을거란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하루가 멀다하고 부동산 대책을 내놨고, 집값은 이를 비웃고 싶은만큼 올랐어요. 지나고 나서 보니, 어떤 정책에도 꿈쩍하지 않는 심리야말로 거품의 징후였단 생각이 듭니다.
그 후 2014년 지금, 선대인 소장의 예측은 맞았을까요?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방향은 맞았으나 대폭락이라 부르기엔 적절치 않습니다.
그의 예측이 잘못된 것일까요? 부동산이 미친 것일까요?

과거 실물경제에 기반한 경제 메커니즘은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로 금융 자본의 놀이터가 됐습니다. 돈이 부족하면 찍어내고, 돈이 너무 풀렸다 싶으면 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금융을 쥐락펴락 했고, 풀려진 유동성(달러 약세)은 규제 완화를 만나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거품을 키웠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산시장(주식,부동산)도 유동성 장세를 만나 호황을 누렸어요.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내재가치가 객관적이지 않아 경제 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하기 마련이고, 레버리지는 비율이 작더라도 금액이 커 여파가 큽니다. 인구 구조와 밀접하며, 수급 조절이 즉각적이지 않고 효과도 후행적으로 나타납니다. 게다가 우리는 오랜 전통으로 부동산을 선호해 왔죠. 이러한 특징으로 부동산 거품은 훨씬 더 크게 형성됐고 많은 사람들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부동산 시장은 대폭락 수준...은 아니라 여겨집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를 선대인 소장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 보고 있습니다. 대출로 올라간 거품은 부채의 디레버지리를 통해 곪은 부분(건설사, 하우스푸어, 금융 회사..)을 과감히 도려내야 하는데, 폭락을 막아 작은 문제가 있을지언정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조율하려기 때문이랍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지 않더라도 선소장이 인용한 일화를 보면 정부 당국의 인식 수준을 잘 알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직속 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한 한 교수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 교수는 ‘부동산 거품과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관료들도 다 알고 있다. 다만 자기들 임기 안에 사고만 안 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어쨋건 부동산은 자산의 한정성과 특성으로 정부의 정책 영향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대폭락을 막으려는 정부의 정책은...언제까지 유효하며, 가능할 수 있을까요?

선대인 소장은 지금 부동산 거품을 과감히 걷어내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거라 말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시장은 대세하락과 함께 주택시장의 근본적 전환을 초래하는 ‘인구충격’이 맞닿을 공산이 크다 합니다. 실제 2002년 수도권 순전입자 수가 20.9만 명 늘었는데, 이후 매년 순전입자 수가 줄어 2012년에는 6900명이 늘어나는데 그쳤다는군요. 인구 증가 둔화와 수도권 인구 유입 둔화 흐름은 주택수요 감소의 시한폭탄이며, 게다가 은퇴자들이 기존 주택의 순공급자가 되면 이중 충격이 올거라 합니다.
또한 선대인경제연구소가 추산한 인구 감소 및 노령화에 따른 2030년경 전국 기준 부동산 구매력 총량 지수는 2000년 대비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하네요.

이같은 사실로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옵니다.
부동산 가격하락을 유도해 거품을 제거한 스웨덴처럼 하든지, 부실채권 처리를 미루고 좀비 건설업체를 살린 일본처럼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만, 어느 쪽도 쉬운 답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제3의 방법을 정부가 찾을 수 있을까요?

정부가 국가 각계각층의 어려움과 고충을 조망하며 정책 진행을 한다면 좋겠습니다만, 조금이라도 기득권층을 고려한다면... 미래는 힘들 것입니다.
정부 고위관료가 어떤 마음으로 국정에 임하는지 참으로 알수 없군요.
최근 세월호 사건을 보면 볼수록 무기력한 마음만 그득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래왔듯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정부가 제대로 일하지 않으면, 우리가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미련을 접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빚을 최소화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보호막 입니다.
언제나 예외의 수(그럼에도 부동산 폭등이 일어나는)가 있지만, 힘없는 사람은 확률이 높은 쪽을 선택해야 생존 가능성이 많지 않을까요.
       

 

 

 

읽은 날 2013. 12. 19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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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전쟁 - 세계 경제 위기의 진실, 누가 이 빚을 갚을 것인가?
홍석만.송명관 지음 / 나름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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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전쟁>이라는 제목을 보니 두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몇 년 전 유행했던 쑹훙빈의 <화폐전쟁> (어려울 거 같아 읽지 않았던 기억이...)과 이제는 감각조차 무뎌진 가계부채 입니다. 2008년만 해도 6,60억조라며 엄청 많다 했는데, 이제는 1,000조가 넘었다네요. 여전히 많은 숫자지만, 실감나지 않습니다. 

 

이 책 <부채전쟁>은, 생산이 곧 이익창출이었던 시절을 지나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게 됐는지, 우리의 현재 좌표가 어떠한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1960년대 자본주의 황금기 시절에는 생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수요부족에 봉착하게 되자 성장엔진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러자 이자와 부채 즉 신용창조를 통한 금융시장으로 엔진을 갈아타게 되지요. 실물경제 뒷받침 없는 금융시장 팽창은 지구촌 곳곳에 금융 거품을 만들었고, 거품이 꺼지면서 곳곳에 생채기가 났습니다. 

 

금융시장이 팽창하는 핵심은 '이자'입니다. 

금리가 수요자와 공급자의 밀고 당기는 과정으로 결정된다 생각하지만, 사실은 권력이랍니다. 왜냐면 기준금리를 정부가 결정하고, '신용등급'에 따라 차별적용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관계는 국제사회에도 동일합니다. 국채를 발행할 경우 그 나라의 '신용등급'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집니다. 

 

한 국가의 돈이 부족할 경우 가장 간편한 방법은 자국의 중앙은행에서 빌리는 것입니다. 같은 국가이기 때문에 이자도 필요없는 매우 편한 방법이나,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국채를 발행해 조달해야만 한다네요. 국채 발행 이율은 신용평가사가 매기는 등급에 따라 달라지는데, 신용평가시스템은 미국에 의해 발전된 것으로 2008년 금융위기에서 보듯 잘못된 평가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 초법적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외채이자 둘 중 어느 게 더 나쁜지 모르겠으나, 경기가 침체되어 이자나 원금상환 압박에 시달리게 되면 외채의 진면목이 드러나게 됩니다. 

즉, 국가 부도사태에 직면하게 되면 IMF는 돈을 빌려주고 고율의 이자를 내라며, 긴축재정을 하라 압박합니다. 이런 상황에 몰리게 되면 가장 피해보는 사람은 여지없이 가난한 사람입니다. 긴축의 또 다른 말은 세금 증세, 복지의 대폭 축소, 임금 삭감이거든요. 세금을 늘리거나 복지를 줄여야만 일반적이지 않은 고율의 외채 이자를 낼 수 있습니다. 

 

차라리 디폴트를 선언하면 어떻게 될까요? 

IMF가 발표한 <국가 부도의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채무불이행 선언 후 1년 정도는 힘들지만, 2년 이후부터는 큰 영향이 없었다 합니다. 

그러나 디폴트 선언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디폴트 선언은 채무국 정부의 정치적 이미지에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절반 이상이 선언 이후 1년 이내에 정권이 교체되거나 경제장관이 경질됐다네요. 

 

그리고 금융자본 세력의 관심사는 국채 시장 유지에 있을 뿐이며, 위기 국가 지원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마련입니다. (채무국이 디폴트를 하면 이자를 받을 수 없으니, 이자낼 수 있을 정도로만 지원한다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닌듯 해요) 이러한 모습은 돈을 빌려주고 채무자의 위기를 노리고 있다가 빨대 꽂아 쪽쪽 빨아먹는 양심불량 고리대금 사채업자와 다를 바 없어요. 

 

채권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최종 대부자는 IMF를 필두로 한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축통화국이며, 최대 수혜자는 글로벌 금융 사냥꾼(투자은행, 기관투자가, 조세 도피처)입니다. 우리가 수출로 외화를 벌면, 투기자본은 그 돈을 이자와 주주 배당, 거래 차익으로 되받아가는 구조인 거죠. 

이렇게 몰린 자금은 경제 위기 조짐이 있으면 미국 국채 등으로 빠져나가는데, 만약 빠져나가는 돈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신흥국은 환율 급변을 겪습니다. 

선진국은 자국의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양적 완화를 하고, 신흥국은 환율 방어하느라 돈을 풀면서 물가 고통을 받거나 이자 부담을 감당해야만 합니다.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요. 

불행히도 <부채전쟁>의 저자 홍석만.송명관은 가계 부채 악화에 재동을 걸고 안정시킬 타이밍이 지났다고 진단합니다. 최근 정부가 취하는 '부채 안정화'의 핵심은 채무불이해의 폭증에 따른 갑작스러운 금융 위기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있을 뿐, 금융 채무자의 노후와 미래를 책임지는 것에 있지 않다는군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지방공기업 대부분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대규모 부실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랍니다. 16개 광역 자치단체 도시 개발 공사 부채가 50조원을 넘고, 일부는 사실상 파산 상태라는군요. 부채 관리를 위한 동력이 떨어지거나 연착률할 시간을 벌지 못하면 스페인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합니다. 

 

2008년 금융 위기로 미국이 시중에 풀은 돈이 약 12조 달러(1경 3천 400조 원), 게다가 EU, 중국, 일본도 돈을 풀고 있습니다. 이렇게 풀린 돈의 이자는 누가 감당하며, 누가 빚을 상환하게 될까요. 

1경 3천 400조에 달하는 돈을 풀었으나(대부분의 돈은 글로벌 은행을 구제하는데 쓰였어요), 미국은 최근에 교사 3만 명을 해고하고 공무원의 강제 무급 휴가를 실시했습니다. 돈이 절감된다는 이유로 사형제 폐지가 발의되는가 하면, 수감자들을 조기석방하고 있다네요. 

예산 적자를 학생, 교직원, 학부모의 희생으로 메울지 아니면 수천 억 달러의 법인세 감면 혜택을 보고 있는 대기업과 부자에게 부담 지을지를 놓고 미국민들은 부채 전쟁을 하고 있답니다. 이들의 저항은 2010년과 2011년으로 이어졌고, 월 스트리트 점령 운동의 자신이 되었다는군요. 

 

이 책은 '신용창조'로 굴러가는 금융자본주의 입장이라는 단편적 한계에도 불구, 꽤 괜찮습니다. (이 분야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일수도 있겠구요) 금융세력 파악으로 전세계 경제흐름을 안다 할 수 없겠지요. 어디선가 불쑥 블랙스완이 나타날지 알 수 없으니 말입니다. 

 

비록 이 책이 제시하는 대안인, 은행의 국유화.사유화나 대안화폐, 새로운 국제 통화질서 확립이 크게 와닿진 않지만, 거대 흐름 속 내가 처한 좌표를 읽어내기엔 부족함이 없습니다. 

구렁이 담넘어가듯 결정되는 부채 논쟁(누가 빚과 이자를 감당할 것인가)에서, 최소한 알아야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미 등록금, 기름값, 월세, 난방비.... 필수적인 재화의 공급과 서비스의 공적 기능이 악화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니까요. 

 

이 책은 앞으로 오랫동안 부채 축소에 따른 장기 불황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는 계속되고 기축통화국 중심으로 지속적인 양적 완화가 진행될 것이라네요. 

지금 우리는 빚을 내어 이자를 갚거나 환율방어를 하고 있답니다. 부채 원금이 줄거나 생산적인 산업활동에 쓰이는 게 아닌, 이자를 위한 빚이 증가하는 악순환인거죠. 

당장의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악성 부채를 도려내지 않으면, 만만치 않은 세계 장기 불황 속에서 원치 않는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기축통화가 없는 우리의 뼈아픈 현실은, 새로운 돌파구를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커다란 숙제와 동의어일 것입니다. 분명 길이 있을텐데요. 옛말에 죽으란 법은 없다고 했는데 말이죠. 

 

 

 

 

 

 

읽은 날  2013. 10. 15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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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위기 이후 - 신자유주의를 딛고 다른 사회를 상상하다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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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시절, 신자유주의 시대가 끝나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질서가 재편되리라는 희망이 팽배했었습니다. 마침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 버락 오바마 당선은 희망을 넘어 믿음이 되게 했었지요. 

U자형 회복이 어려울 것이다, L자형 침체일 것이다라는 전망이 커질수록 강력한 믿음을 가지기도 했던거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선 현재를 버틸 재간이 없었으니까요. 

 

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수많은 우여곡절의 세월이 흘러, 경제는 내성을 가진거 같았어요. 많은 이가 예상했던 L자형 침체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졌죠. 한때 시장은 본격적인 상승을 점치기도 했었으니까요. 

정말 시장이 상승할 건지, 상승한다는 믿음만 주고 된통 뒷통수를 내려칠지, 회복이 어렵다는 불황은 어떻게 되가는 건지...궁금했습니다. 

 

제목으로 검색되는 여러 책 중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의 <세계금융위기 이후>를 골랐습니다. 

경향신문에 대한 신뢰도 있었고, 2009년 9월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 2010년 2월 한국기자상 기획보도부문 수장작의 이력, 6부 44회로 구성된 일간지로선 보기 드문 초장기 특집기획이라는 점이 끌렸습니다. 

 

1부에선 시장만능주의가 사라진 아이슬란드와 미국 상황에 이어 장벽이 없는 금융위협에 접속된 '나'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40년 만의 금융위기, 석유위기, 식량위기라는 세 먀녀가 동시 출현했고, 위기의 표적은 언제나 변함없이 저소득층이었단 사실을 알려주고 있어요. 

 

2부에선 신자유주의 모델의 파국적 종말을 여러가지 챕터로 보여주고 있어요. 의료 민영화, 노동 유연화, 공공 파괴, 공공산업의 사유와, 빈곤의 심화와 양극화... 미국이나 우리나라 사례를 통해 익숙한 것들이죠. 

혹시 아시나요? 

미국이 전세계 국민 총소득 1위인데,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세계 2위! 라는 것을요. 

이런 미국을 압도하는 나라가 있어요.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OECD 국가 중 1위라네요. (이 책 발간 기준) 

 

3부에선 이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 가능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노동의 존엄성, 실업, 비정규직, 교육, 노후, 보육, 주거, 의료, 장애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상황과 북유럽 (핀란드, 스웨덴,네덜란드, 덴마크 등)의 현재를 비교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게 해줍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넘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사항으로 국제사회 내 미국의 지위하락 언급이 있었습니다. 그 외 필요한 사항으로 국제기구 개혁, EU같은 한.중.일 지역연합 구축, 그리고 한국형 모델을 찾기 위해 필요한 노력, 그리고 정치 얘기를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있어요. 

 

인상깊었던 부분은, 파생상품의 근원지 월가에서 금융맨들이 소림사 무술 배우듯 3~4년 위험 헷지와 투자자 입맛에 맞는 상품을 짜는 기술을 도제식으로 전수하던 내용이었습니다. 

그들은 실물경제에 기반하지 않는 파생상품을 얼기설기 엮어 마치 고급기술인냥 젠 채했고, 고액 연봉파티를 즐겼는데, 정작 피해자는 저소득층이었죠. 그들은 아무것도 몰랐고 가진 것을 다 잃어야 했는데, 월가맨은 재기를 꿈꿀 수 있었단 점입니다.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이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1971년 미국의 금태환 정지 선언 후 미국이 세계 자본주의 최종 소비자가 되고 중국와 일본을 위시한 신흥공업국들은 수출지향적 공업화를 추진해 거기서 발생하는 무역흑자로 미국 국채를 사주는 국제 달러 환류 시스템의 골격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그 글로벌 불균형이 다시 전반적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랍니다. 

지금, 어떤 예측도 섣부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 미국 금융자본과 석유자본의 융합관계와 그들의 동향이다. JP모건과 합병해 JP모건체이스를 만들어낸 체이스맨해튼 은행의 회장이 존 데이비슨 록펠러라는 사실, 미국 구제금융 7000억 달러의 총괄수탁은행으로 선정된 뉴욕맬런은행을 소유한 멜런가문의 걸프석유 소유, 엑슨모델 주식의 73% 금융자본 소유 등에서 보듯 두 거대자본 블록은 사실상 한 몸이 되어 군수, 화학, 자동차, 농업 등 전 분야의 자본과 얽혀 있다. 그리고 그들의 이해를 충실해 대변해 온 통화주의자들 - 가이트너, 버냉키, 로렌서머스 등-을 검은 루스벨트 오바마 정부의 주요 포스트에 파견해놓고 있다. 비록 성공 여부는 알 수 없다 해도, 1970년대 초반처럼 식량와 석유를 이용한 압박과 지정학적 위기 조장, 전쟁으로 달러체제의 생명 연장, 경계 없는 금융투기체제의 복구가 재시도될 필요조건이 이미 마련돼 있는 셈이다." 

 

이 책은 이러한 상황이 나아지기 위해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로 '정치'를 꼽고 있습니다.  

룰라로 브라질을 변화시킨 브라질 국민, 다른 삶을 선택한 스웨덴 국민...을 예로 들고 있어요. (이 책 발간이 2010년이라는 점을 참고해야 할 듯 싶어요) 

 

앞으로 정말 어떻게 될까요. 

현재의 위기는 약 10년마다 오는 산업순환상의 위기에, 시장만능론이라는 30년짜리 지배 이데올로기의 위기, 그리고 100년에 한 번쯤 오는 패권국가의 위기가 겹쳐진 것이라는데 말이에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치'는 어떻게 될 것이며, '정치'의 당사자인 국민 생각은 어떻게 될런지 알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거대흐름을 예측하기엔 우리의 이해와 분석 툴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것입니다. 

 

L자형 침체도 잘 모르겠고, 시장 상승도 잘 모르겠고... 

2008년 그때처럼 제 분수를 알고 위험에나 대비해야겠어요. 

이러면서 자꾸 뒷통수 당할텐데 말이에요. 

 

 

           

 

 

읽은 날 2013.3.14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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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참 좋다 - 세계 99%를 위한 기업을 배우다 푸른지식 협동조합 시리즈
김현대.하종란.차형석 지음 / 푸른지식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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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동조합, 참 좋다   /  김현대, 하종란, 차형석> 

 

여러분은 '협동조합'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전 영세한 규모의 공동체 생활, 재개발아파트 조합, 노동조합..이런 것이 떠올라 이 책  <협동조합, 

참 좋다>가 발간된 걸 알았어도 굳이 사보지 않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 중 유일하게 구독하고 있는 출판사 블로그, '푸른지식' 에서 출간이벤트를 한 

다길래 ( http://greenknow.blog.me/ )  신청했어요.

전 읽고 싶은 책, 쓰고 싶은 서평만 가능한지라 의무 서평을 써야하는 이벤트를 단 한번도 신청해  

본 적 없습니다만, 이 이벤트는 의무 서평이 없더라구요. 

오홋~ 이렇게 착할 수가! 

평소 푸른지식 블로그가 착한 줄은 알았지만 출간이벤트도 이렇게 착하다니! 

 

여기서 잠깐, 푸른지식의 착한 포스팅을 소개할께요. 

 

 온라인 서점에 밀려 문 닫고 있는 동내서점 얘기와 지금도 알차게 운영되고 있는 오프라인 

      동네서점 소개 포스팅 

http://greenknow.blog.me/140164719824

 http://greenknow.blog.me/140164663429

 

 '방콕'여행자를 위한 휴가철 추천도서 포스팅 

           http://greenknow.blog.me/140164300727

 

 

           이런 능력자들 같으니라고! 연예인 책

http://greenknow.blog.me/140159321261

 

 그 외 알차고 유익한 포스팅을 만날 수 있는 제 이웃이기도 합니다. 

ㅎㅎ 제가 책 한권 받았다고 칭찬을 남발하나요? 

사실, 꼴랑 책 한권에 기업(?)을 띄워주는 건 제 정서에 맞지 않는 일입니다만, 

 

첫째, 사실 의무 서평없이 막상 받고 나니 마음이 달라지더란 말입니다. 고마운 마음에 푸른지식 

책 중 유일하게 읽은 <공자팬클럽 홍대지부> 서평을 올렸어요. 

둘째, 무릇 애독자는 좋은 책을 발간하는 출판사를 사랑해줘야 해요. 예전 <로지코믹스>를 격한 

감동으로 읽은 후  그 출판사의 <이탈리아 사람들은 왜 음식이야기를 좋아할까>를 사 읽었다고 

자랑하지 않을래요. ^^ 

셋째, give and take가 넘실되는 세상에, 영세한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책을 준다니 이보다 뼈를 

깍는 고통이 있을까요?  책에 대한 자신감으로 그런 이벤트를 했을거라구요?  저의 이런 반응을 

노린 마케팅 술수라구요?  책 3권은 뼈를 깎는 고통이 아니라구요?  역시 날카로우세요. 하지만  

전 이 일에 있어서는 매우 둔감해지고 싶은걸요! 

 

의무 서평도 없겠다, 어디 한번 보자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완전 유레카였어요. 

책을 읽어가면서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싶더라구요. 

이런 제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저자의 맞춤형 조언을 보고 겨우 땅에 안착했어요. 

 

"협동조합은 기업이다. 협동조합을 한다는 것은 사업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월급쟁이가 사업하 

기 위해 사표를 내겠다면, 일단은 말리고 본다. 일반 기업보다 더 어렵다. 고상해 보이는 협동조 

합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돈을 많이 벌기만 하면 협동조합이 아니다. '협동' 항상 의논해서 공동 

의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분명한 것은 협동조합 사업을 하려면 꼭 해야 하는 절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어려워보이는 협동조합이지만 제겐 두근두근 신세계였어요. 그 얘기가 궁금하세요? 

제발 궁금하셨으면 좋겠어요. 제발이요. 

최근 제 주관심사는 이 책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 였어요.  하여, <Work, 워크>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를 썼고, 더 잘 쓰고 싶은 욕심에 <호모 심비우스> <다윈주의 좌파>도 쓰고 싶었 

으나, 빨리 쓰는 게 세상에 좋은 일 하는 것 같아 오늘, 욕심내 봅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왜 썼냐구요? 

무거운 주제로 피곤하셨을까봐, 기분 전환하시라구요. 

아니라구요? ㅠㅠ 

이제 닥치고 시작, 할께요. 

 

저의 가장 놀람은 '협동조합'이 익히 들어본 수많은 브랜드 중에 제법 있다는 것이었어요. 

축구 에프시바르셀로나, 선키스트, AP통신사, 제스프리, 심지어 서울우유, 모두 협동조합이랍 

니다. 

그런 그들의 규모, 경쟁력을 한번 볼까요? 

 

네덜란드의 협동조합 은행인 라보방크는 내부 유보금이 200억 유로, 원화로 약 29조원이래요. 

그래서 2007년 금융위기도 거뜬히 넘겼다네요. 

덴마크의 대니쉬 크라운은 1882년 설립돼 100년이 넘은 전통과 돈육 제품 세계 1위라 하구요. 

알라푸즈, 2011년 매출 7조원,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큰 유가공 업체구요. 

 

그 다음 규모 외적인 부분을 알려드릴께요. 

이탈리아 볼로냐의 협동조합 숫자는 무력 8,000여개래요. 이 지역 사람들의 임금은 이탈리아 

평균 임금의 두 배에 달하고 실업률은 3퍼센트에 불과하대요. 

만약 협동조합이 도산할 경우 다른 협동조합에서 실직한 이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고용 불안 문 

제를 풀어가구요. 

즉, 일반 기업은 자본을 위해 이윤을 남기지만, 협동조합은 조합원과 그들의 일자리를 위해 이윤 

 남겨요. 

 

제가 최강으로 감동받은 매력은 협동조합의 기준이었어요. 바로 가치, 윤리, 책임이요. 가령 노동 

윤리를 지키는 거래처와 거래하는 것, 사회적.환경적.윤리적으로 생산되는 물품만 판매하는 스위 

스의 미그로 같은 경우죠. 미그로는 지금까지도 술과 담배, 성인 잡지를 판매하지 않는다네요. 

스위스 인구 700만 명 가운데 200만 명을 조합원으로 둔 미그로에는 글로벌 전략이 없대요. 요즘 

같은 글로벌한 세상에 말이에요. 그 이유를 보니, 답이 걸작이더군요. 

 

"우리는 협동조합이고, 우리의 주인인 조합원이 모두 스위스 사람입니다. 우리는 조합원을 위한 

사업을 벌입니다.  글로벌 전략이 왜 필요한가요?  조합원은 돈을 더 많이 벌라고 요구하지 않습 

니다. 가까운 매장에서 더 좋은 물건을 더 값싸게 살 수 있게 해줄 것을 기대합니다." 

 

이렇게 놀라운 신세계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협동'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약자들의 절박한 상황이 제일인 거 같아요. 절박 

한 상황에서 논의하고 토론하며 1인 1표 원칙을 고수하기에 가능한 일이죠. 

 

그 다음 원가 경영인데요, 일반 기업과 협동조합의 원가가 동일 혹은 비슷할 때, 일반 기업은 자 

본을 위해 이윤을 붙여 판매하지만,  협동조합은 이윤을 판매가격 인하로 활용하거나 농산물 구 

매가격 인상, 노동자 임금인상 등 조합원을 위해 쓴다는 점이지요. 

 

이걸 좀 더 풀어쓰면, 거창한 윤리를 내밀며 소비자에게 착한 소비를 강압하지 않아도, 상품 소비 

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거에요. 

원가에 욕심을 내지 않는 이윤을 붙여 물품을 판매하면,  소비자는 착한 가격과 좋은 품질로 당연 

히 물품을 구매하지요. 만약 소비자가 조합원이라면, 배당이라는 착한 마일리지를 받게 되니 계속 

물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선순환 구조 말이에요. 

게다가 서로가 서로를 위해 협조하는, 우리나라로 치면 두레정신과 같은 소중한 선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니,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요? 

 

이런 협동조합에도 약점은 있어요. 

이 책에서, 실패한 사례와 자본조달의 어려움 (자기자본 이익률이 좋지 않으니 자본조달이 당연히 

어려워요),  더딘 의사 결정,  최고 급여를 최저 급여의 6~9배로 제한하는 규정이 있어,  고급 인재 

확보에 불리하다는 단점을 언급하고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약점은 조합원에 의한 자발적이고 민주적인 통제라는 점이지요. 자본에 의한 통제 

는 쉽지만, 모래알같이 흩어진 1인 1표 조합원의 협동은 말처럼 쉽지 않아요. 절박한 상황과 높은 

기업정신이 있어야 가능하죠. 그렇지만, 그 약점만 넘어선다면 행복한 세상을 선물받을 수 있으리 

라 믿어요. 

 

이 책 마지막에 우리나라의 현 주소도 나온답니다. 

2012년 12월 1일부터 협동조합 진영이 그토록 원했던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고, 농협, 원주, 

한살림, 아이쿱 등 얘기가 깨알같이 나와요. 

 

주주가 없어 주주배당하지 않고 조합원이 소.유.하는 협동조합, 가슴이 두근두근 거려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부자가 되고 싶은가요? 골고루 잘 사는 사회 & 좋은 가치가 좋은가요? 

둘 다 되면 정말 좋을텐데요. 핫핫 

 

협동조합이 많은 이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 되면 좋겠어요. 남녀노소,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요. 

이 소망으로, 연결이 매끄럽지 않지만 문장 두 개를 소개할께요. 

 

"바르게 살고 싶은 우리 이웃의 젊은이가 있다. 그렇다고 시민단체의 봉사 활동을 평생의 직업 

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 평범한 기업체에서 일하면서 적당한 수준의 급여를 받고 싶어 한다. 정 

직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고, 고객들에게 정직한 기업이면 좋겠다. 보수를 더 많이 받기 위 

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한발 빠른 승진을 위해 동료의 사다리를 걷어차야 하는 회사라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젊은이가 선택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협동조합에서 일하면 절대 백만장자가 될 수 없습니다. 협동조합은 여럿이 함께 소유하고 있으 

니까 이윤이 한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거든요. 만약에 내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었다면 협동조합 

에서 일하지 않았을 거에요.  

가치와 자부심은 내 급여의 일부에요." 

 

협동조합은 사회적 기업이 아니에요. 자선, 기부하는 곳도 아닌 분명 기업입니다. 이익과 자본의 

힘이 아닌 논의와 협동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곳이기에 일반 기업보다 분명 어렵대요. 

 

어렵다해도, 힘들다해도 불가능한 건 아니쟎아요. 

우리 한번 꿈을 꿔봐요.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나요?   

 

 

읽은 날  2012. 8. 2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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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온 이사람에게도
존 러스킨 지음, 곽계일 옮김 / 아인북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존 러스킨> 

 

존 러스킨(1819~1900) 이름을 알게 된 건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에서였다. 데생에 

대한 인상적인 문구만 기억했지, 그가 경제학자인 줄은 몰랐다. 

이 책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에 경제학자로서의 존 러스킨의 생각이 잘 담겨져 있는데, 

'영혼있는 사람을 위한 경제학', '사랑, 정의를 포함한 경제학'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이 책을 보니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와  Crimethinc의 <work, 워크>가 연상 

된다. 예를 들어 동일 노동에 대한 임금의 평등화, 부는 오직 불평등과 격차에 의해서만 발생한 

다는 것이 그러하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류의 오랜 세월동안 어느 사회든지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이 있기 

마련인데,  지배계층에게 권위를 부여하여  보다 뛰어난 두뇌와 사리분별을 통해 피지배계층을 

이끌며, 때로 필요하다면 강제력마저 동원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유익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방법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인데,  그가 생각하는 정의는 이렇다.   첫째로 정의는 

부가 소수에게 편중될 때 발생하는 호화사치를 방지하고, 둘째로 인간의 도덕성에 미치는 부의  

영향력을 절감시키는 것이다. 

 

또한, 현명한 소비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현명한 생산보다 훨씬 고난이도의 기술이라 한다. 

국민 개개인이나 국가에게 물어야 할 핵심 질문은 결코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가?' 가 아니라 

'그 돈을 무엇을 위해 쓰는가'라는 것이다. 

 

"한 사람이 무언가를 소유하면 다른 사람은 그것을 소유할 수 없는 법,  그리고 어떤 종류든지 

사용되고 소비된 모든 물건에는 그만큼 누군가의 생명력이 소비되는 법, 그래서 그 결과로 생 

명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거나 더 풍성하게 누리게 된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소비 

가 되는 것이다.  반대로 생명을 약화시키거나 살육했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소비가 

되는 것임을 늘 명심해 두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이렇게 옳은 경제학자의 주장이 왜 주류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교과서에서 본 경제학자 중 존 러스킨의 이름은 없었고, 일찍이 19세기 말 이런 주장이 있었으 

나 세상이 주목한 경제학론이 왜 아니었나 하는 점 말이다. 

 

그건 아마도 세상을 쥐고 흔드는 그들에게 존 러스킨의 주장은 귓등을 스치지도 않는 그저 변방 

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권좌를 오랫동안 유지시켜 줄 주장만 취사선택해 그들에 

게 유리하게 조작했을 것이다. 

공리주의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교리로, 아담 스미스가 자유시장체제 운영에 꼭 필요하다 

여긴 윤리는 무시하고 '보이지 않는 손'만 채택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존 러스킨은 틀렸다. 

욕망의 전차를 멈출 줄 모르는 지배계층에게 '정의'와 '생명'의 경제학을 설파했다는 점에서 말이 

다.  일찍이 올바른 경제학자로서의 길을 걸었으나, 그의 주장이 해변 모래알 취급을 받는 이상한 

세계에서 말이다. 

 

지배계층을 교화(?)시키는 게 빠를까? 피지배계층에게 냉정한 현실을 설파하는 게 더 빠를까? 

하여, 좌파 혹은 진보라 불리는 이들은 '교육'과 논리를 중히 여긴다.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의 한 대목처럼 말이다. 

 

"처음 만난 상대 앞에 재무계획서와 신혼방 설계도를 딱 꺼내놔. 그리고 입주할 주택의 입지 조건 

과  구입할 차량의 대출 조건 및 주변 교육 환경의 우수성에 대해 부동산과 금융, 교육 전문 용어 

를 섞어 진지하게 프레젠테이션하지. 그런 다음 건조한 표정으로 바로 결혼하재. 만약 나와 결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속물이라 더 큰 집과 더 큰 자동차에 넘어간 방증이라며. 

그걸 당한 상대는, 당신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은데, 당신 패션부터 좀 후줄근한 것이 촌스러운데 

다 자료는 열심히 준비는 한 것 같지만 뭔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겠고, 결정적으로 내가 당신에

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게 왜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일이냐며 일어나 떠나버려. 남겨진 

진보군은 자기 프러포즈가 실패한 요인을 열심히 분석하다가 입지 조건과 대출 조건의 우수성을 

다른 경쟁자들보다 선명하게 부각시키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혼자 결론 내리지. 그렇게 연애 한번 

못해봤으면서 꼭 결혼할 거라고 혼자 다짐을 하지. 20년 후에. 아. 슬퍼." 

 

'사실 우리 손에 쥘 수 있다고 믿는 확실한 것들엔 늘 불확실함이 따르기 마련이고, 궁극적으로 

우리 손에 쥐어지는 것들은 결국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 뿐'이라 말하는 존 러스킨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어 기쁘다. 

이 책을 읽고 또 하나의 질문이 생겼다. 

올바른 생각과 가치관이 이 세상의 주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읽은 날  2012. 7. 2     by 책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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