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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코드
브루스 커밍스 지음, 남성욱 옮김 / 따뜻한손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김정일 코드, 부루스 커밍스>
놀랄 일이다.
김정일 사망, 그리고 그 사실을 남한도 몰랐다는 거, 그야말로 코미디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그 동안 무지했던 북한에 대해 알게 해 준 이 책 <김정일 코드>를 떠올렸다.
한번 보자, 그야말로 이상하고 쉽게 흥분하고 시대착오적이며 소심하지만 신랄한 국가를.
때는 1931년, 무단침입자, 부랑자, 무법자들이 마구 뒤섞여 세계 어느 지역보다 무법자시대였던 만주의 한인사회, 중국편이라 소련이 잡아가고 소련편이라며 중국이 잡아가던 그 시절을 겪었던 북한 공산주의자들에게 '독립과 자주'가 훗날 김일성의 정책적 기조가 되는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하여, '주체'는 언뜻 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정치.경제.국방.이데올로기의 자주와 독립을 의미하기에. 그렇지만, 이 용어는 해석하기가 정말 힘들다. 주체의 의미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의미는 그만큼 달아나 버린다. 끝없는 정권적 차원의 선전으로 '주체'는 만병통치약, 오로지 저 위에 고매하게 있는 그 어떤 것, 논리와 이성을 초월한 어떤 것이 되어 버렸기에 결국 북한의 민족적 유아독존주의의 불투명한 핵심으로 전락하고 만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남한병력은 전쟁의지가 강하지 않았던 반면, 북한군은 '마약을 복용했으리라 추정'될만큼 출중했다 한다.
“그들은 훈련이 잘돼 있고 무자비하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칭기즈칸의 군대와 같이 자신들이 싸우고 있는 전술에 익숙한 야만인들이다…그들은 나치의 전격적 전범을 이어받아 온갖 두려움과 공포의 무기들을 사용하고 있다.”
빵 터졌다. 마약을 복용하지 않고서는 그럴 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니.
그 당시 남한군과 북한군의 현격한 차이가 왜 생긴건지 궁금하다.
핵에 대한 얘기
- 1951년 4월 5일, 한국전쟁 - 미군의 조속한 승리를 위해 원폭사용허가가 떨어졌었다는 점(맥아더 해임에
다른 혼란덕에 명령이 하달되지 못했다한다)
- 수십 년 동안 미국은 새로운 한국전쟁이 터질 경우 개전 초기에 전술적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방침 아래, 북한
군이 비무장지대를 통해 대규모 침공을 한 시점에서 1시간 이내(H+1)에 핵을 사용하는 통상적인 시나리오
를 마련해 왔다는 점
- 박정희는 미국의 어마어마한 압력을 받고 핵무장 활동 중지
- 북한은 석유에 대한 미국의 패권 + 북한에 풍부한 우라늄 탓에 일찍부터 핵개발 필요성이 있어왔다.
남북, 그리고 미국과의 대치상황에서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입장은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핵 카
드를 꺼내드는 것뿐.
1994년 이후에도 계속 반복되는 북한 핵과 미국과의 마찰
코너에 몰린 쥐가 선택한 카드가 핵이었던 것인데, 그것을 이해하기 싫어한 미국과의 마찰로 1994년 전쟁
직.전까지 갔다한다.
불과 30여년 전만해도 남한에 비해 월등한 경제수준을 자랑했던 북한은 1995년과 96년 - 지난 300년 역사상 최악의 기상으로 기록된 물난리, 군부의 특권화, 유일한 지도자의 죽음, 쇠락하는 산업구조와 에너지체제의 붕괴 > 식량생산 감소 등 봇물터지는 위기 폭발 속에서도 철저한 개혁을 못했는데, 아마도 남한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생각하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었다고 여기는 오만한 자세 탓일거라 한다.
1980년대 치유가 불가능할 것 같았던 불결했던 남한(!)과 달리 지나치게 깨끗하다는 평양, 겸손 속에 위엄이 스며 나옴을 보여주는 북한사람들이었다 하는데, 지금은.....
우파가 아닌 겁먹은 동물에 불과한 남한의 대미정책과 달리, 김일성에 이어 일방적 강요가 아닌, 양측 모두 무엇인가를 양보한다는 의미의 외교를 위해 핵카드를 쥐락펴락하던 김정일, 그의 코드.
그 김정일 코드가 과연 김정은에게도 잘 이어질지 걱정되고 염려된다.
한 민족이라는 이유가 그리 와닿지 않으나, 북한의 어려움과 미국의 횡포는 결국 우리에게 큰 失이고 동 시대인으로의 염치도 아니기에 그의 코드가 잘 전수되길, 아니 코드정치를 하지 않아도 괜찮은 상황이 되길 빈다.
읽은 날 2011. 11. 26 by 책과의 일상
http://blog.naver.com/cji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