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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요리책
엘르 뉴마크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인간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단다. 하지만 인간이 쉽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건 자신을 믿지 않기 때문이야. 교회가 사람을 앙떼라고 부르는 건 바로 그 때문이란다. 루치아노, 넌 자신을 믿는 법을 배워야한다."
나는 난생 처음으로 아무런 의심 없이 뭔가를 받아들이는 게 미덕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러자 그 순간 조금은 불경스러운 의문이 떠올랐다.
"우리가 생각해서는 안 된다면, 신이 왜 우리에게 두뇌를 주셨겠어요?"
P.240
"넌 프란체스카가 널 사랑하게 만들 물약이 정말 있다고 믿었느냐? 사람들은 자기가 믿고 싶은 걸 믿지. 믿음이 사실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단다."
이보다 더 심원한 진리가 있을까? 많은 이가 그 책에 자신이 가장 원하는 바로 그것이 담겨 있다고 믿는 것처럼, 우리 모두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우리가 원하는 바로 그 사람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P.451
"바로 지금 이 곳에는 수플레와 우리 둘 뿐이구나. 시간은 늘 현재란다. 우리는 현재에 살아야 한단다. 할 수 있겠니?"
(중략)
"아니, 일단 현재의 순간에 사는 법을 배우면, 어느 누구보다 부자가 되기 때문이지. 우리는 매순간을 껴안아야 한단다."
"좋지 않은 순간도요?"
"좋지 않은 순간은 특히 더 그래야지. 우리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시간이니까."
P.494
우리는 우리의 모습 그대로도 행복할 수 있어.
P.575
"하지만 스승님 예수도 인간이었는걸요"
"그렇지.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지. '내가 해냈으므로 너희도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며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예수가 말했단다."
P.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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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 요리를 모두 좋아하는 터라 제목에 엄청 끌렸다. 다 읽고 난 느낌은 생각보다 장대했다.
모험과 스릴이 넘치는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세대를 거쳐 내려오는 축적된 지식과 행복, 삶의 의미 등에 대해 묻고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같은 텍스트라도 읽었을 당시의 기분에 따라 책 자체의 느낌도 많이 달라지는 듯 하다.
그 당시 종교관이나 금기가 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위험한 지식'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까지 바쳐가는 요리사들은, 거룩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읽은 지 좀 되는 책이라 글이 짧아졌지만 두께에 비해 금방 읽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주인공은 좀 짜증나찌만-_-ㅋㅋㅋ성장소설의 주인공들이 좀 덜 짜증날 수는 없는걸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