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자 - 2009 제17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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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소설이다. 연초에 김주영의 <화척>을 읽었고, 장정일의 <삼국지>를 2,3권 까지인가 읽고 만게 다 인데, <고산자>를 눈여겨 보았다가 손에 들었다. 금방 읽힌다.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다는 김정호 이름 석자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테지만, 지금도 이분은 생몰이 명확하지 않고 관련기록 또한 그러해서 제대로 알려진바가 없다고 한다. 불과 백수십년전 사람인데. 그것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다 박범신 작가가 소설로 냈다고 한다.

소설이니 당연히 창작이 많이 가미되어 있을 것이다.

그의 가족사 부분이 특히 그러하다. 아버지, 어머니, 형, 부인, 딸 등의 얘기가 창작일 것이다. 그와 관련있는 역사적 인물들인 최한기, 신헌, 최광현 등은 기록에 있다는 것이고. 여하튼 조선 중기를 넘어 후기로 넘어가는 시대와 김청호의 가족사가 절묘하게 배합되어 있다고 느꼈다.

실제 지도를 만드는 과정이 어느 정도 세세히 묘사되고 있다. 그가 수십년을(그래왔다고 믿어지는)조선팔도를 다니며 어떻게 지도제작에 나섰는지를 묘사하는 부분들도 굉장한 설득력이 있다고 느꼈다.

 

그는 고산자(古山子)이다. 옛산을 좋아한 그다. 문득 하염없이 산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인다.

 

다음은 <자산 정약전>이다. 나로선 일종의 모험이다. 그전에 <현산어보를 찾아서>를 다보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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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사사키 아타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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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티브에서 종말론 관련 프로그램을 보았다.

심층보도처럼 꽤 오랫동안 취재와 실험, 인터뷰를 했다고 느꼈는데 결론은 종말론은 비과학적인 근거없는 주장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 얘기를 하려고 너무 뜸을 많이 들이는게 아닌가 싶기도 했고, 이것을 보고있는 나는 무언가 하는 생각이 끝날때쯤 들어서 정신이 퍼뜩 났다. 이책에서 옴진리교 얘기가 나오길래 든 생각 이었고, 아울러 그 이상을 이 책이 보여주고 있는지 잘모르겠어서 든 생각이다. 이책의 주장은 독특한 해석일 뿐인가? 적당한 짜깁기인가? 매우 뛰어난 통찰인가?

 

이책의 저자는 사사키 아타루 하는 사람으로 종교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사회학자인 것이다. 그러니까 관심사가 무궁무진한 그런 분야의 사람일 수 있겠다. 이런사람의 에세이랄 수 있는 이 책은 결국 문학을 통한 혁명을 주장하고 있다. 이때 문학과 혁명에 대한 부연설명이 있다. 책을 읽고, 또 읽고, 쓰고, 또 쓰고 하면서 결국 혁명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몇 가지 역사적 사례를 통해 주장하고 있다. 읽자고 한다. 반복해서, 그리고 되도록 가급적 쓰자고 한다. 아무나 할 수 있을까? 못하는 사람이 바보인가?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라고 한다. 현재에 와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 유명 문학가들도 그런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면서 종말론과 전체주의에 대한 위험성을 곳곳에서 비판하고 있다. 그것들이 잘못된것은 이런 사례만 보아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어떤 한 종이 명말하는데 경험적으로 400만년이 걸린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인간의 경우 20만년 전에 처음 나타났으니 멸망까지 380만년이 남았다고 한다. 아니, 99%를 양보해도 1만년이나 남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쫄지 말고. 이상한 데에 빠지지 말고 읽고, 쓰고, 그리고, 노래하고 춤추자 한다.

 

몇가지 아쉬운 점은 자신의 전작(야전과 영원)얘기를 많이 하고 있고 그 책에서 이미 논한바 있다는 얘기가 꽤 나오는데 그 책을 접하지 못한 처지에서 뭐라 할 말이 없고, 그럴려면 이 책은 또 무언가 라는 생각도 든다. 내용은 비슷할 지언정 형식이 다른 만큼 완전히 다른 책이랄수는 있겠는데 전작얘기를 하도 많이 하니까 나중에는 도대체 이책을 왜 썼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역사적 인물들은 많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니체의 얘기로 끝내고 있다. 용기를 잃지 말고 읽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능성을 부여잡고 380만년의 영원속으로 가자고 한다. 좀 식상하달까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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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 - 피터 버거의 지적 모험담
피터 L. 버거 지음, 노상미 옮김 / 책세상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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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저자인 피터 L. 버거 (Peter Ludwig Berger)을 모른다. 아니, 몰랐다고 해야 맞겠다. 이책을 읽고 그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으니. 책을 덮으며 드는 생각은 그는 매우 낙천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책 앞날개의 지은이 소개에 생년월일은 없다. 2차대전 운운하는 것을 보니 대충  팔십은 넘었으리라 생각해 보았는데, 검색을 해보니 1929년 생으로 나와 있다. 우리 나이로 팔십사세이다. 언젠가 부터 사람의 나이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죽은 사람의 경우는 태어난 해와 죽은해를 따져 나이를 가늠해보고, 많이 살았네, 적게 살았네, 나도 저정도는 살겠지, 라는 잡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내기준에 팔십사세라는 나이는 꽤 많다. 한국의 경우 남성 평균수명이 팔십에 육박하고(미국이 아마 몇 살 더 많지 않을까)있긴 하지만 그래도 팔십사세는 많다. 더구나 아직 살아 있음으로 몇 년 이라도 더 살지 않을까 싶다. 아니, 이분 처럼 낙천적인 사람은 필히 구십은 가볍게 넘을것 같다. 오랜 세월 이다.

 

사람이 팔십을 넘게 살면 그가 누구고, 무엇을 했건, 살아온 이야기가 책 한 권은 가볍게 넘을 것 같다. 실제 책으로 씌여지는 것과는 별개지만. 여하튼 이분은 자신의 살아온 과정을 쓰고 책으로 냈다. 책의 부제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그것은 지적연대기라 이름할 수 있는 것이다.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는 별로 없으며 사회학자로서의 자신의 삶을 돌아 보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결국 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공감이 간다. 목적의식이나 소명을 부여잡고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 어쩌다 ~식으로 살지 않을까?

 

그래도 계기는 있는법. 그가 사회학자가된 계기는 미국으로 이민 오면서 부터라 할 수 있는데, 애초에 기독교 신학(루터파 사제가되리라는)에 관심이 있는 그가 미국이라는 나라에 오면서 그 사회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단다. 그래서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찾아(맞춤하게도 그런곳이 떡하니 있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지!)공부를 시작한다. 그때 부터 그의 사회학에 대한 관심은 체계를 잡기 시작하고 그는 점점 그 세계에 빠져든다. 한편 신학에 대한 관심도 계속이어서 그는 자신의 학문에 그것을 접목하는 방법을 일찍이 터득했다.

 

군대를 갔다오고(군에서도 사회학의 다양한 경험을 하고)대학에 교수로 자리잡으며 본격적으로 사회학에 대한 연구와 저술을 펴내기 시작한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고 사회학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문화와 종교에 대한 연구가 중심이 되는 그의 연구활동은 현재도 왕성하여 그의 연구는 다양한 분야로 계속하여 뻗어 나가고 있다.

 

결국 사회학이란 학문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고 느꼈다. 이렇게 보면 그 연구대상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사람 만나길 좋아하고 조사하고 연구하면서 때론 담배를 맛있게 태우며 동료들과 수다떠는 그의 성격과 딱 들어맞는 분야가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 행복하게 한 평생을 살았고, 살고 있으니 참 복받은 사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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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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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출판 되었다고 하니 거의 실시간이다. 이분은 인세를 얼마나 받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책의 출간에 맞춰 한국을 방문하여 강연과 인터뷰 등을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알라딘 서재의 로쟈님과 인터뷰한 기사를 보았는데 짧지만 샌델교수의 입장과 논란에 대한 명쾌한 정리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돈으로 살수 있는 것에 대해서 풍부한 사례와 연구를 중심으로 때론 치밀하게 때로는 장황하게 풀고 있다. 이런 주제로 책을 냈다는 것 자체가 세태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 아닌가 싶다. 더구나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어마어마 하게 팔린(최소한 10%정도는 읽히기도 했지 않을까? 너무 적나? 아니면 많은가?)것은 한국 사회의 특수성을 반영한게 아닌가 싶다.  이 책 또한 어느덧 돈의 가치가 모든 것에 우선시 되는 한국사회의 상황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샌델 교수는 한국의 취약한 부분을 콕 찝어 연이어 책으로 내는게 아닌가 싶다.

 

하긴 한국사회는 여러모로 연구대상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이명박씨를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사실도 그 중 하나로 볼 수있을 것이다. 그의 집권 4년동안 더욱 돈의 가치가 우선시 되는 사회로 변모 되었다. 대표적으로 그와 그의 측근비리와 그들의 뻔뻔함은 새로운 신기록들을 연이서 갱신하고 있다. 잘하면 정권말기 특검과 국정조사 3건을 해내는 기록들 말이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니, 그런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대통령 이라니! 그 뻔뻔함 이라니!

 

이 책의 미덕은  돈으로 사는 경우의 풍부한 사례를 그 기원과 전개 과정은 물론 인접 학문과의 관계 또는 최신 학문의 경향을 최대한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지식의 습득과 더불어 시사성 또한 적절히 획득하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청소부 보험'이나 온갖것에 붙는 '명명권' 들은 처음 접한 사례 들인데, 명명권의 경우 한국도 대학에서 건물이름에 돈을 낸 사람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있어왔고 논란이 되기도 했던 것 같다.

그야말로 듣도 보도 못한 사례 들도 많은데 미국 따라하기 선수인 한국에도 조만간 이런 것들이 도입되지 않겠나 싶다. 걱정에 앞서 시장자본주의에 감탄사를 남발할 지경이다. 그 현란함 이라니!

 

저자는 시종일관 사례와 연구를 통해 결국 시장(지상)주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어찌보면 좀 균형을 갖추자는 하나마나한 얘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것 보다는 좀 나아 가는것 같다. 즉, 그가 제시하는 해법은 철학적인 개념 설정에서부터 실제 삶속에속에서, 시민으로서 지켜야할 규범, 가치에 대한 것이 그것이다. 

 

서로들 바빠죽겠다고 날뛰는 시절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아직 많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많아야 더나은 세상이고 좋은 삶이라는 것이다. 그것에 동의하는 분들은  읽어 보았음 한다.

책을 감수하고 해제를 쓴 김선욱 교수의 글을 읽어보면 이런 서평아닌 서평이 무슨,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다.

여하튼 샌델교수의 인세가 궁금하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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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싸리 2012-06-17 10:21   좋아요 0 | URL
연대인가, 어디서 강연 했다는데 1만4천명이나 운집했다네요. 물론 쌍용차분향소도 방문했다고하고요. 어찌보면 새로운 문제제기도아닌데요...
 
[김수영을 위하여]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김수영을 위하여 - 우리 인문학의 자긍심
강신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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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을 모른다. 하긴 나에게 누굴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김수영을 모른다 함은 그가 한국문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 이상에 대해서 모름을 의미한다. 아니, 솔직히 그가 한국문학사, 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모른다.

그의 전집만으로는 더욱 그렇다. 시가 좀 난해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그렇다. 그전에는 그의 시 '풀' 정도만 알았다.

풀은 노래로 불리워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 뜻도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과 막연히 알고 있었던 것과는 차이가 있는것 같다.

이렇듯 무엇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이 하물며 현대시인의 그거라면 더욱 그러할터.

 

대중적 글쓰기(애매하긴 하다. 대중에게 좀더 친숙히 다가간다는 측면에서)를 해온 철학자 강신주는 이런 사정을 잘 아는듯 아주 친절하게 김수영을 읽고 있다. 아니, 읽었던 바를 풀어서 설명해 주고 있다. 그의 주장은 사람은 모름지기 팽이 처럼 스스로 돌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려면 온몸으로 살아야 한다고 그야말로 시종일관 얘기하고 있다.

 

온몸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 치열하게, 가열차게. 고민하면서,또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 뭐, 그런 뜻인가? 비슷하면서 다를 것이다. 그래서 어렵다. 어찌 살라는 것인지.

 

곳곳에 배치된 그림들은 본문의 내용과 묘한 합일을 이룬다. 주로 현대미술 같은데 처음엔 이상하여(조잡한 삽화의 느낌?)본문가 별 상관없으리라 그냥 지나쳤는데 몇 장 보다보니 앞에서 보지 못한 작품과 작가가 기입되어 있는것을 발견하고 다시 보게 되었다. 어떤 명명을 통해서 즉, 알게 되어서 깨우친 사실일 것이다. 애써 그리 자위해 본다.

책을 만든사람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처음 본 것 같다. 신선한 시도로 느꼈다. 책만든 사람과 작가의 관계가 다양하게 해석 될수 있겠지만 지은이와 만든이의 그것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는 듯 하다. 두사람은 일종, 의기투합하여 그리 한것이겠지만 신선한 시도로 보였다.

 

지은이의 주장을 따라 가다보면 무리없이 읽을 수 있다. 지금 나에게, 시를 읽는 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더구나 그것을 온몸으로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과연 온몸으로 밀어부치는 삶에 동의 하는지, 치열함만이 난무하는(또는 그렇게 과장되는)형국에서 그것이 무슨,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의문이기도 하다. 석달전부터 소위 책상머리에 앉아서 하는 일을 하다가 지금은 그야말로 온몸을 사용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월급은 많이 깍였다. 마음은 조금 편하다. 내가 온 몸을 사용해 일을 하는 것과 김수영과 강신주의 그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가? 없는가? 비교할 수 없는 것인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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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6 0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쉽싸리 2012-07-06 21:54   좋아요 0 | URL
잘 지내시죠?
양철님은 언제나 청춘!
그냥 생각나서 해본 소립니다.
여하튼 잘 지내시는 걸로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