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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쇠며 앞뒤로 몇 권 읽었다.
고종석의 경우 친애하는 편이다. 황인숙은 잘 모른다. 두분이 친구사이라는건 고종석 글 통해서 알고는 있었다.
고종석은 자유주의자임을 자임하는데 이 대화록엔 그같은 주의, 주장이 짧게나마 반복되고 있다. 다른 글에서 접한바 있는 내용이 많고 새로운게 몇가지 추가돼 있는듯 하다. 그중 하나가 y대학교 사회학과  k교수의 처신에 관한 신랄한 비판이다. 검색해보니 김호기 교수다. 삼성 장충기로부터 ‘관리‘ 받았던 것. 
너무 센? 글들이 때론 사람들(광적인 지지자들)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오겠지만 건강이 회복되어 더 왕성히 쓰고 발언했으면 싶다. 작금 반도에 이만한 분이 흔치 않다. 

마루야마 겐지의 에세이를 몇 권 봤는데 그 독특한 맛에 이왕 나와 있는 책들을 계속 찾게 된다. [개와 웃다]는 이십여년간 키운 개들 얘기다. 처음 보다 개를 대하는 자세가 점점 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 이었다. 개를 한 마리 키우고? 있는 처지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김수영 시인을 접한건 민음사 오늘의 시인총서와 창비 발행의 시집을 통해서다. 어렵기는 했는데 여하튼 알듯 모를듯 한 점이 있었다. 전집이 작년에 새로 나온건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개정된 부분이 너무 나간 면이 있는것 같아 구입하기엔 주저하게 된다. 또 구한다면 차라리 개정2판이나 3판이 낫지 않을까 생각하는 중이다.
이 책은 여러명이 김수영과 그의 문학세계에 대해 쓴 짧은 글들을 모은건데 김수영과 직접대면한 분들은 백낙청, 염무웅 두분이다. 두분 대담을 맨 앞쪽에 실었다. 김수영과 실제 만난얘기들도 꽤 나온다. 그중 오입얘기는 굳이 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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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로 겨울에 좀더 가까워지는 기분이다.
오전내 흐릿하긴 했는데 오후되면서 그야말로 스산해지는 날씨다. 눈발이라도 날리면 첨화 겠는데, 아직이다. 몇 권 빌려다 봤다. 생각나는대로 끄적인다.

[노동자의 이름으로](이인휘/삶창)
주된 배경은 1980년 말부터 90년 초, 중반까지의 ‘현대자동차‘ 이다. 달리말하면 ‘현대자동차 노조‘ 얘기가 주다. 아울러 당시 울산지역 노동운동(현대중공업이나 현총련 정도)얘기가 곁들여 진다. 그러니까 치고박고 싸우는 얘기가 주다. 근데 이 싸움은 매번 치열한 것이 아니고 아니, 대부분 허무하게 끝나는거 투성이다. 그런면에서 이 소설은 매우 솔직하고 작가의 깊은 고뇌도 엿보이긴하다.
여하튼 현대차노조의 싸움과정에서 몇몇 불행한 일(후대에 ‘열사‘라 명명되는)들이 발생하고 거기에 직간접으로 연관된 주인공이 있다. 현재로 돌아와 주인공의 아들도 비정규직으로 싸움을 하고 있고 그 아들과의 화해(와 문제해결)는 지금과 미래의 몫으로 남겨두면서 소설은 끝난다. 헌데 과연 그 과제는 작금 또는 가까운 미래에 해결될 수 있을까, 생각하면 그건 어렵다는 생각이다.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좀 쓸쓸하다는 생각인데 헛된 희망을 품느니 오히려 쓸쓸한게 낫다고 보는편 이기때문에 그것도 그렇게 나쁜건 아닌것 같다.

[꾿빠이, 이상](김연수/문학동네/2001)
소위 요절한 천재 김해경 또는 이상에 대한 얘기다.
이상은 아무래도 ‘27클럽‘의 상석에 자리하는 인물일 터이다. 여러 이유로 죽음과 그후의 일들이 시원찮은 구석이 많음으로 후세가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을 수밖에 없겠다. 이 소설은 작가의 초기작이라 할 수 있겠는데 더구나 그렇다면 작심하고 덤벼들어 매우 공들인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이상전집]을 뒤적이며 몇 개 찾아본건 이책 덕분.
김연수 작가는 두번째 보는 장편인데 시대물만 두 편을 봤으니 이제 현대물로다 몇 편 더 보고 싶다.

[취미 있는 인생](마루야마 겐지/바다출판사)
마루야마 선생의 취미(딱히 취미라기 보다는 그냥 일상사)인 낚시, 산악 오토바이/자동차 타기, 음악감상 등에 대한 잡다한 얘기들이다.
그 원리를 깨치지 못해(아마도 ‘두눈‘개념 인듯)
결국 바둑은 취미로 가질수 없었다는 대목에서는 좀 갸웃했다. 바둑이 그정도로 어렵진 않을듯 한데 사람 일이란 모르고 예외는 얼마든지 있는 법이긴 하다만 그래도 좀 아쉬웠다.
여하튼 결국 문학과 세상을 대하는 자세를 경쾌하면서 때로는 비장하게(모골이 약간 송연해지듯)묘사하는 선생의 글 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소설도 좀 읽어봐야지 하면서 도통 못하고 있다. 단편 몇 개는 봤는데 나한텐 좀 안맞는것 같았다. 장편은 어떨까.

[인천상륙작전](윤태호/한겨레출판)
윤태호 작가는 스토리 라인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작화가 영 아니다. 그림이 너무 따라가지 못하는데 아마 ‘이끼‘ 때부터지 싶다. 이유야 있겠다만 이 만화도 그림이 영 아니다. 한 페이지 안에서도 같은 인물이 다르게 그려져있고 배경들도 겹치는게 많으니 아무래도 읽고 보는 맛이 떨어질수 밖에.
이 작품은 한국전쟁에 대한 꽤 공들인 얘기들이 보이긴 한다. 새로운 문제제기들을 좀 알게 되었는데 아직 논쟁 중이거나 문제제기 수준인 부분들임으로 아무래도 곧이 곧대로 받아드는 우를 범할 수도 있겠지싶다. 철저한 고증과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일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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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
태영호 <3층 서기실의 암호>
태영호씨가 북한을 탈출한 동기가 크게 절박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책에선 두 아들을 위한 결단이 주된 이유로 나오는데, 자식에 대한 애정에 그럴수도 있겠지만 뭔가 책으로 밝히긴 힘든 다른 이유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3층 서기실은 결국 북한 최고 권력자의 비서실격인데 저자가 그곳에서 직접 근무한 것도 아니고 단편적인 경험이 스치듯 다뤄진 부분이 대부분이다. 다만 김정철 관련한 일화는 본인이 직접 경험한 바를 기술한 것이기도해서 흥미롭게 읽긴했는데 아무래도 서기실에 대한 정보나 묘사는 부족하지 싶다.
어쨌든 태영호씨가 몇몇 탈북자들이 괴상한 방법으로 남한에서 정체성을 세우는 짓과는 다른 길을 가며 남한 정착을 잘했으면 싶다.

유승도<산에 사는 사람은 산이 되고>

책에 나오는 일화 중 가장 충격이었던 것은 지은이가 이웃주민과 다툼에서 도끼를 들고 나섰던 일이다. 그 이웃주민이 매우 나쁜 사람임에 틀림없어 보이는데 거기에 대응하는 지은이의 자세는 가히 혁명적이라 할 만 하다고 느꼈다. 참고로 지은이는 시인이다.
참 잘 사는 사람 같다.(꼭 도끼를 들어서 그런건 아님.)

이문열 <시인>
가끔 본가를 갔을때 아주 오래전 책을 뒤적이다 읽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전 하루 다녀오면서 읽었다. 이건 개정되기 전판본이다. 9판 이라고 본것 같다.
김삿갓(김병연) 일대기를 1장부터 34장까지 나열하여 쓰고 있는데 여하튼 술술 잘 넘어간다.
결국 김삿갓에 대해 당시 시대상황을 적절히 대입하여 해석하는 소설이다. 매우 정치적인 소설로 읽혔는데 이문열씨는 재밌게 쓰는데는 발군의 재능을 갖추고 있는건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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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자전 <수인 1.2>와 조선희 소설 <세 여자 1.2>를 연달아 봤다.
황석영 자전은 비교적 담담하게 읽혔는데 기저에 깔린 정서가 내내 쓸쓸하다고 느껴졌다. 그래도 그의 별명에 걸맞는 기막힌 이야기들이 꽤 나온다. 특히 6년 동안 경험한 감옥생활에서 그런게 많다. 이책은 제목대로 감옥생활에 방점이 찍혀 있는듯 하지만 어린시절과 학창시절을 거쳐 작가등단, 베트남전 체험 등 자서전이라 불릴만한데 제목을 수인이라 한걸 보면 아무래도 본격적인 자서전은 또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가족사 중에서 특히 부인들과 관련된 얘기들에서 작가의 회한이 유독하다. 첫번째 부인 이었던 홍희담의 단편 <깃발>은 내가 읽은 광주항쟁에 관한 가장뛰어난 소설이었던 기억이 새롭다. 이제 칠십후반인 작가는 당분간 쭈욱 팔팔하게 쓰겠다 싶다.

조선희 소설은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허구 사이가 매끄럽다. 그것은 어쩌면 완벽하다 느껴졌는데 그만큼 작가의 자료파악과 재배치, 그로부터 파생, 승화시키는 소설적 역량이 정점을 찍고 있지 않나 싶다. 3.1운동으로부터 시작되는 주인공들의 파란만장한 생애는 조선공산당사의 완벽한 재현이며 일제 치하 항일운동의 대략적인 개요가 뚜렷이 각인된다. 특히 허정숙의 생애는 거의 완벽하게 재현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녀가 죽기 몇달전 만나본 사람의 입을 빌린 서술은 압권이다. 그녀는 숙청된 연안파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주세죽과 고명자는 많이 애잔했다. 슬픈 역사라는 생각밖엔 안든다.
여러 부분에서 많이 공감되었다. 박헌영의 어떤 쓸쓸함, 김일성의 친화력, 여운형 초월적 행태 등이 그동안 내가 나름 느꼈던 인상들과 엇비슷했다. 작가의 또다른 소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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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고 느낀 몇 가지. 조 원장이 왜 그토록 한센병환자들에 헌신하게 되었는지 하는 어쩌면 구차한 이유가 안나와서 좀 의아했다. 더구나 그는 어떤 ‘종교‘도 갖지 않았다. 하긴 진화론(심리학)같은데서 보면 이타적 행동에 대한 어떤 ‘이유‘는 대개 없다. 생존에 유리하니까 그렇다는 답도 있지만 아무~이유없이 그렇다는 경우가 대부분 이란다.
여하튼 원장의 사적 일화가(일부러 최대한 배제했는지 모르겠으나) 배경이나 전개에 거의 등장하지 않아 좀 의아했고 나중엔 뜨악했다.
다음 의문은 보건과장에 대한 것이다. 보건과장인 이성욱이 섬에서 나간 다음 몇년후 원장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 편지중 한 통은 그가 섬에서 나갈때 원장에게 주려고 했지만 끝내 안준 것이다. 그때 그는 옷을 다 벗어놓고 헤엄쳐 갔는데 편지를 어디에 어떻게 숨겨 갔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보건과장이 소록도 한센병원과 속 깊은 인연이라도 있는듯한 암시를 느꼈는데 결국,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의문은 그냥 쓰잘데기 없는 것이고, 보건과장의 문제의식은 참 치열하다. 치열하긴 하지만 그는 너무 소심한 사람이었다. 자기 고민을 굉장한 지점까지 밀어부친 점은 대단하다 느꼈는데 결국, 중요한 지점, 마지막 지점 이라고 생각하는 정치문제에 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점을 보곤 그렇게 느꼈다. 하긴 군복의 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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