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최대의 화두라고 할 수 있는 진보와 보수의 문제를 역사적으로 접근해본다는 점에서 관심과 흥미를 느낀 책.
딱히 밝히자면 나는 40대중반의 나이지만, 진보진영에 속한다. 극좌파라고 할순없지만, 보수보다는 진보에 속하여 자유보다는평등의 문제에 더 중심을 두고 살고자 하는 것이 내 삶의 방향이다.
시민강좌에 실린 특집의 6편의 글을 다 읽었다. 지금껏 보수의 지배를 받아온 우리사회일각에서는 진보진영의 정권장악을 너무 불안하게 보는 것 같다. 어떤 글들은 마치 보수진영이 지금까지 흘린 피와 땀의 주인공들이고 2030대는 그 성과물만을 향유하는, 어려움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철부지들로 생각하고 있는 인상을 준다. 물론 지난 세대보다 고생을 덜하고 살아온 것은 당연하겠지만, 그렇다고 젊은 세대가 고민하거나 고생하지 않고 오로지 소비만 하는 것은 분명아니다. 여전히 삶의 현장들을 지켜내고 연구실의 불을 밝혀주며, 땀흘려 일하는 이들에는 이들의 자리가 좁지 않다.
어찌 보수에만 인재가 있고, 진보진영은 이상한 사람들이 모여있다고 생각을 하는 걸까? 현재 정권을 잡고있는 진보그룹이 경험이 작다면, 그 경험을 키울수있도록 보수진영에서 도와야 하는 건 아닐까? 200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이런 정치를 꿈꿀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매우 많은 희망과 가능성을 안겨주는 것이건만, 애써 외면하면서 집권경험의 부족으로 작은 걸음을 걸을 수 밖에 없는 진보진영에게 큰손을 내밀라고 한다. 어쩌면, 한국사의 질곡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그동안 너무 많이 가졌던 이들이 큰 손을 벌려 도와야만 하는 것은 아닐는지....그것이 과연 하향 평등으로 몰고가는 것인가? 물론 역사 속을 들여다보아도 (조광조의 개혁같은) 그런 이상적인 경향은 거의 안나타나지만 말이다. 어느 한쪽만 옳은 것은 분명 아니지만, 주류를 형성하는 역사의 흐름은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현재 진보적인 대통령이 선출되었다고 해서 진보적인 길만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개화기에 보수의 발목잡기로 인해 일본과는 천양지차를 가져오게했던 역사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통찰해야 할 것으로 믿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