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시옷 - 만화가들이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손문상.오영진.유승하.이애림.장차현실.정훈이.최규석.홍윤표 지음 / 창비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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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소문으로 좋은 책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만화책의 두번째 시리즈로 만든 작품이 사이시옷이라고 하였다. 훨씬 많아진 소재와 다양한 안목으로 인하여 뿌듯했다는 편집자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만화가 해낼수 있는 역할에 대하여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되었다.

  정말 아픈 현실과 소외되어 있는 많은 이웃과 사이시옷이 되어 징검다리를 놓는 것이 필요한 일임을 뼈가 저리도록 느끼기도 하였다. 물질적 풍요를 꿈꾸면서 많은 소비를 덕목처럼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아파하는 이웃을 느끼고 또 돕는 손길을 자주 베풀어야 밝고 건전한 삶을 살 수 있으며 아울러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아성들을 안전하게 이룰 수 있음을 자주 이야기 해야 한다.

  법률적인 해결이 최종이 아니며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잊지말기를..... 잘때까지 가슴이 아팠다. 사실적인 묘사가 가슴이 아팠고, 만화조차도 이런 현실들을 담아내야 하는 현실이 또한 가슴아팠고,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내가 안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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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생태보고서 - 2판
최규석 글 그림 / 거북이북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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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를 다녀온 젊은 청년인 아들 둘이 이구동성으로 정말 괜찮은 책이라고 추천한 만화책이 "습지생태보고서"이다. 작성자 : 최규석으로 흰 표지에 적혀있다. 습지 서식에 관한 54가지 연구라는 부제 밑에 54개의 소제가 붙어있고 펼쳐보면서 두번씩은 읽어야만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갔다. 특히 프롤로그2의 손톱은 무슨 내용인지 몰라서 아들을 붙들고 물어보면서 동물이 사람의 손톱이나 그런 걸 먹으면 똑같이 변한다는 말을 듣고서야 이해가 갔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이 연상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믿음이 있었나 의아한 맘을 품고서...

  우린 만화를 많이 보고 자란 세대가 아니다. 우선 만화방에 갈 만큼 여유가 있지도 않았고, 만화는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고정관념이 판을 치고 있었던 때문에 공부를 하려면 만화를 금기시하다시피 하였다.오늘날처럼 만화가 다양하고 산업으로까지 발전하는 상황에서는 매우 낯선 편견이지만, 만화를 읽으면서도 텍스트를 먼저보고 그림을 나중에 따라가면서 보게되는 나의 어리버리한 습성은 여전히 만화를 읽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수많은 만화책이 있어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배경때문일 것이다.

  강추한 이 책 역시 만화인지라 한권 부피의 책을 하루저녁 쉽게 읽었다. 리얼리즘을 바탕에 두고 일어날 수 있는 사실들이 결코 따뜻하게만 그려지지 않는 에피소드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공룡 둘리를 위한 슬픈 오마쥬"인가 하는 책을 사주기 위해 수많은 책방을 넘나들게 했던 작가에 대한 추억-아들이 군대에서 읽고 싶다고 한 책이라서 구하느라 엄청 애 먹었다.-이 한아름 가득하다.

  나는 언제나 만화의 그림들을 제대로 살피면서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말들을 그림속에 표현한 부분을 읽어낼 수 있게 될까..... 그게...가능하기나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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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해보자, 나 자신에게

한해의 계획도 또 지난해의 반성도 제대로 못하고 지나온 날들이 바쁨과 피곤함이란 덧칠로 덮여버려 이제서야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지속적인 일들을 하기에 어려운 시점에서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하나 설정하고,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어울리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을 위한 나자신의 노력이 남다르게 이어져야 하겠지. 그래서 나는 작은 목소리로 나자신과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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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백제사
이도학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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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도 모르고 주문한 책이 700쪽이 넘는 백제사라는 데에 놀랐다. 백제사를 그렇게 많이 벌려놓을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불과 몇년전까지 나온 백제사에 관한 책도 500쪽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은 의심반 경악반이라고 하는게 정확한 느낌의 전달이 될 듯하다.

  대학시절, 정림사지 발굴에 보조자로 참여하기 시작한 이래 연구의 대열에 들어선 것도 아니고 또 지속적인 관심이 증폭된 것도 아닌채로 백제에 대한 남다른 사랑이 이어져왔고, 그 사랑은 근거없는 자만심(백제사에 대해 알만큼 안다는...)으로 자라온게 사실이다.

  이도학 교수의 책은 대중서에 관련된 글에서 읽어본 적이 있었고, 또 만날 기회에 한권의 단행본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하여 인터넷 주문을 하였다가 부피에 일단 놀랐다. 다 읽고난 지금의 경우는 백제사를 모아놓은 자료들이 좋고, 또 백제사에 대한 여러 생각과 상상을 퍼부을수 있어서 좋다. 사랑이란 적어도 남과는 다를 만큼의 자료와 만나고 인지하고 또 그것을 자기화하는 데서 말해질 수 있는 느낌일 테니까. 한겨울나기의 책으로 읽어낸 자신에게도 후한 점수를 주게 되었고, 고정화된 백제사로부터 탈피하여 이곳 저곳을 떠돌아다니면서 백제인의 숨결을 만나는 작업을 또 한동안 벌이게 될 것 같다. 자료를 선택하고 쓰는 것은 또한 독자인 나의 자유로운 영역일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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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8 - 남은 뜻을 위하여
나관중 지음, 황석영 옮김, 왕훙시 그림 / 창비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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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시절, 빨리 불끄고 자라는 엄마의 고함소리에 13촉 백열전구를 이불 속으로 끌어들여가면서 밤을 새워 읽었던 몇몇 책 중에 삼국지가 있었다. 아마도 박종화의 삼국지가 아니었는가 싶은데, 관운장이며 유비 현덕 그리고 삼고초려에 감격하여 세상으로 나왔던 절세의 현인 제갈공명에 빠져들면서 간웅 조조니 힘만 센 털복숭이 손권이라 상대적 폄하를 하면서 읽었던 듯 하다. 

  폄하되었던 조조에 대한 위상을 높이면서 - 주로 일본에서 읽혀지는 방식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문열의 삼국지가 이에 속할테고 - 아무나 통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능력이 있어야만 통일이 이루어짐을 역설하면서 한동안 조조를 영웅시하고 그에 대한 이문열의 평을 맹신하듯 역사와 소설의 거리를 좁혀놓았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황석영의 삼국지를 읽게 되면서 중국 원본에 매우 충실한 번역이겠다 싶은 재미로 8권까지는 잘 읽었다. 수도 없이 많은 인물들, 그들에 대한 삽화는 인물마다 비슷하게 보이게 하였지만, 후세에 전하는 시귀들과 단원의 끝마다 다음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될 것인가?" 따위의 의문형 글은 참신한 느낌이 들었다.

  삼국지 자체가 중국 민중의 손을 거치면서 오랜 역사와 정서를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니만큼 우리 정서와 꼭 맞아 떨어질리야 없겠지만, 가장 사랑을 받는 작품임엔 틀림이 없고 황석영의 필체나 삽화 시구 들이 어우러져 참신한 느낌을 많이 주었으나 흡인력은 떨어졌다. 이젠 내 나이가 삼국지와는 좀 떨어질 나이가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ㅋ

  원작자의 의도처럼 처음에는 도원결의를 맺는 유비,  관우, 장비와 제갈량에 대한 관심이 드높았고, 그 다음에는 조조에 대해 그리고 이번에는 상산 조자룡과 그 외의 인물들에 눈길이 더 가는 것을 느꼈다. 관심과 이해의 폭에 따라 움직임을 느끼게 되었다. 민중들의 경우 국가나 민족의식이 있는 것 같지 않았고, 주군을 위한 목숨바친 충성이란 충절을 노래하고 칭찬하면서도 자신의 경우에는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라해야 할까? 삼분된 어지러운 대세속에서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방편이 발달했다고나 해야 할까? 아니면 무너진 한왕실에 대한 애정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그려지는 소설의 탓이라고나 할까? 좀 껄끄러운 앙금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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