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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생태보고서 - 2판
최규석 글 그림 / 거북이북스 / 2012년 6월
평점 :
군대를 다녀온 젊은 청년인 아들 둘이 이구동성으로 정말 괜찮은 책이라고 추천한 만화책이 "습지생태보고서"이다. 작성자 : 최규석으로 흰 표지에 적혀있다. 습지 서식에 관한 54가지 연구라는 부제 밑에 54개의 소제가 붙어있고 펼쳐보면서 두번씩은 읽어야만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갔다. 특히 프롤로그2의 손톱은 무슨 내용인지 몰라서 아들을 붙들고 물어보면서 동물이 사람의 손톱이나 그런 걸 먹으면 똑같이 변한다는 말을 듣고서야 이해가 갔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이 연상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믿음이 있었나 의아한 맘을 품고서...
우린 만화를 많이 보고 자란 세대가 아니다. 우선 만화방에 갈 만큼 여유가 있지도 않았고, 만화는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고정관념이 판을 치고 있었던 때문에 공부를 하려면 만화를 금기시하다시피 하였다.오늘날처럼 만화가 다양하고 산업으로까지 발전하는 상황에서는 매우 낯선 편견이지만, 만화를 읽으면서도 텍스트를 먼저보고 그림을 나중에 따라가면서 보게되는 나의 어리버리한 습성은 여전히 만화를 읽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수많은 만화책이 있어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이런 배경때문일 것이다.
강추한 이 책 역시 만화인지라 한권 부피의 책을 하루저녁 쉽게 읽었다. 리얼리즘을 바탕에 두고 일어날 수 있는 사실들이 결코 따뜻하게만 그려지지 않는 에피소드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공룡 둘리를 위한 슬픈 오마쥬"인가 하는 책을 사주기 위해 수많은 책방을 넘나들게 했던 작가에 대한 추억-아들이 군대에서 읽고 싶다고 한 책이라서 구하느라 엄청 애 먹었다.-이 한아름 가득하다.
나는 언제나 만화의 그림들을 제대로 살피면서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말들을 그림속에 표현한 부분을 읽어낼 수 있게 될까..... 그게...가능하기나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