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의 목적

제러드: 당신의 걱정이 어떤 목적을 수행한다고 생각합니까?
조디: 걱정에 목적이 있어야 하나요?
제러드: 당신이 걱정하는 게 라이언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조다: 그래요. 정곡을 찔렸군요. 알겠어요. 요점이 보이네요. 물론 걔에게 도움은 안 되죠. 나 자신을 돕는 거지. 제가 그애 걱정을 하는 한 적어도 노력한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고,
그 애를 버리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제러드: 걱정하지 않으면 어떤 기분을 느낄 것 같습니까? 동생을 버린 기분일까요?
조디: 어쩌면요, 네.
제러드: 그 외에는 어떤 기분이 들까요?
조디: 제가 우리의 연결을 끊어버렸다고 느낄 것 같아요. 그애와 연결된 느낌을 더는 못 받겠죠. 생각해보면 그 애를 거의 만나지 못하고 연락할 길도 없는 게 사실이니까. 제가 걱정을 안 하면 어떻게 연결되겠어요?
제러드: 라이언에 대해 걱정할 때 연결된 기분을 느끼는군요.
그러면 걱정을 그만둬서 연결된 느낌을 잃어버린다면, 다음엔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조디: 연결을 잃어버린 것을 걱정하겠죠. 우습게 들리겠지만,
제러드: 우습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 안에 살아 있는 라이언과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 걱정하기 보다는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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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하루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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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솜씨에 있어서는 명불허전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이 여지없이 드러나기도. 사고 흐름, 세태 판단에 대한 나이의 상관관계, 비례하는 경향 - 어쩔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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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람 보는 눈이 필요하군요 - 나쁜 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방탄 심리학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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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서 논란을 일으킬 요소는 다분해 보이지만 내게는 상당히 큰 도움이 되었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가장 고민되는 지점을 건드려준 책이라 존재가 고마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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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신적 과잉 활동인일 수도 있겠구나

진정한 감정이입은 상대가 자기 가치관대로 살아갈 권리를 주는 것이다. 당신 눈에는 문제가 많은 가치관일지라도 당신이 거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으며 상대에게 가치관의 변화를 요구할 필요도 없다.

인지적 종결 욕구의 목표는 아주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복잡성 사유를 하는 뇌는 미완 상태나 대기 상태를 참지 못한다. 이뇌는 한 사안을 유예시켜 놓고 다른 사안으로 넘어가기를 힘들어한다. 상시적이지 않은 일, 뭔가를 하나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을 극도로 혐오한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어떤 사안을 정리하고 보존할 때에는 모든 정보를 규합해서 다른 정보들과 일관된 구조로 통합시켜야만 직성이 풀린다.

여러분은 미래에 대한 투사가 심하다.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전부 예측하고 싶어 하고 가능한 경우의 수를 최대한검토하기 원한다. 대책 없이 절박한 상황에 처하는 것보다는 앞일을 계속 예측하고 불안해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전전두엽이 아예 활동을 멈춰 버리기 때문이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고 아무 생각도할 수 없게 되는 일은 이미 꽤 겪어 보았을 것이다.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의 안중에는 연결만 있다. 위계 서 열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가사도우미에게나 대통령에게나 똑같은 말투로 말을 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잇는 관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회사에서 위계 서열을 무시했다가 곤혹을 치르곤 한다. 상대는 자기가 그들보다 상위 혹은 하위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들은 그 자리에 가만히 머물지 않으니 당황스럽다.

드라마 삼각형에는 피해자, 박해자, 구원자라는 세 역할밖에 없다. 이 삼각 구도 속에서 심리 조종자가 피해자 역할을 오랫동안 붙잡고 놓지 않는다면 당신은 구원자 아니면 박해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마침 구원자 역할은 당신의 에고를 충족시키고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준다. 이 역할은 우리가힘 있고, 쓸모 있고, 강력하고, 안정감 있고, 이타적이고, 너그럽다고 느끼게 하는 반면, 우리를 부적절한 도움의 악순환에 빠뜨린다.

이별은 마음을 의탁할 새로운 관계가 시작됐을 때에만 가능하다. 불행히도 새로운 관계역시 이전과 동일한 패턴으로 굳어질 공산이 크다. 원인이 같으니 결과도 같다. 정서적 의존증이 있는 사람은 무시무시한 내면의 공허로 추락하기 않기 위해 타잔이 이 덩굴에서 저 덩굴로 건너뛰듯 고통스러운 연애를 전전한다.

결국 건강한 관계란 당신을 꼭 필요로 하지 않고 당신에게 변화를 요구하지도 않는 사람과의 관계다. 당신이 쉴 새 없이 당신을 개선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려라. 당신이 이미 불완전한 그 모습 그대로 완벽하다.

투사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우리가 심리 투사를 늘 부정적인 관점으로만 본다는 데 있다. 이를테면 우리는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우리 감정을 타자에게 투사한다는 식이다. 하지만긍정적인 투사도 분명히 있다. 남들에게서 탄복하는 부분은 내가 의식하지 못해서 그렇지, 내 안에도 있다. 내가 어떤 이의 유머 감각, 친절, 지성에 감탄하는 이유는 내게도 그런 자질들이무의식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상대에게 그 자질들이 실제로 있는지 갑자기 의심스러워진다. 실제로 나는 여러분이 심리 조종자에게서 발견하는 온갖 좋은 자질들이 순전히 여러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세게 말할 수도 있다. 여러분이 심리 조종자에게서 발견하는 인간적 면모는 모두 투사 기제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인도주의적 가치관이 보편적이라는 듯이 매사에 적용하고 싶어 하고 심지어 불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기까지하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도 그 점은 마찬가지다. 불관용에 대한 불관용도 어쨌든 불관용이다. 예를 들어, 어떤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은 가혹한 상황을 고발하면서 그 잔인성이 무색하리만치폭력적으로 투우나 모피 착용에 반대하는 행동을 벌인다. 과격한 행동은 그들이 지지하는 대의명분을 떨어뜨린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의 적응 력은 그들이 어린 시절 겪은 위험에 비례한다. 요컨대 감각 과민, 유난히 민감한 편도체, 의미를 추구하며 마구 갈래를 뻗는 생각, 불안한 예측은 원래 모두 외상 후 스트레스의 징조일 것이다.

침묵을 고수하기, 질문에 대답하지 않기, 정보를 넘겨주지 않기, 자기만의 비밀 정원 가꾸기……. 심리 조종 피해자에게는 대개 이런 요령이 부족하다. 이런 사람은 외교술과 위선을, 진실성과 투명성을 혼동하기 때문에 요령을 익혀야겠다는 생걱 자체가 없다. 게다가 정신적 과잉 활동인은 자기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속내을 말로 풀어내고 싶어 한다. 그들은 자기 생각을 속에만 담고 있기를 힘들어하고 괴로워한다.

그런지만 광인과 현자는 분명 다르다. 현자는 상대를 가려 말을 하지만 광인은 그렇지 않으니까. 여러분은 지금부터 입을 다물고 버티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자기 삶의 특수한 요소들을전부 공개하지는 마라. 심리 조종자에게 털어놓은 모든 말은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여러분의 얼굴에 정통으로 날아올 것이다.

그 사람이 심리 조종자이냐 아니냐는 알고 보면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 상대가 넘으면 안 되는 선은 여러분이 정하는 거니까. 여러분의 가치관을 수호하고, 여러분에 대한 존중을 확보하라. 그게 어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자기가 편안하게 느끼는 구역(가짜 책임 지대)을 과감하게 박차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여러분은 그냥 갈등이 싫어서 거기처박혀 있을 뿐이다. 화합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고 싶어하니까……. 과감하게 예의를 내팽개치고, 고함을 지르고, 쾅 소리나게 문을 닫고, 진상을 떨어야 여러분 자신을 구할 수 있는 때도 있다. 연습해 보자!!

긴급성을 앞세운 압박 거부하기.
자, 여기 입 밖으로 내기만 하면 되는 마법의 주문이 있다. "한번찬찬히 생각해 볼게." 상대가 독촉하거든 탈레랑의 명언을 인용 하라. "그렇게 긴급하다면 벌써 너무 늦은 게지." 아니면, 그냥 슛을 날려라. "내가 일정이 안 돼……. 다른 약속이 확정될 거 고 기다리는 중이라서……. 내가 여력이 될지 아직은 잘 모르겠 네." 조금 더 훈련되면 이렇게 받아칠 수도 있을 것이다.
"네가 이렇게 상황을 급박하게 만든 거야. 좀 더 일찍 말을했어야지. 이런 경우는 원칙적으로 응하면 안 된다고 봐,
등 떠밀리는 것도 싫고, 이미 다 벌려 놓은 일을 들정하라고 하는 것도 정말 별로야 다음부터는 미리 얘기해."

그러니까 논쟁에 끼지 않는 게 상책이다. 마법의 주문 같은 이 네 문장을 구사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두고 보라, 이 말들이 기적을 일으키고 쓸데없는 갈등을 적잖이 덜어 줄 테니까.
〉 "당신이 그렇게 말하는 거지."
〉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당신 자유야."
〉 "그건 당신 의견이고."
"완벽한 사람은 없는 거야."

긁힌 디스크 기법과 마법을 일으키는 말 기법을 조합하면 천하무적이다. 가령 당신을 심리적으로 조종하려 드는 어머니에게 크리스마스에 못 간다는 말을 열 번, 스무 번 반복하면 상대는 다른 방향에서 당신의 죄책감을 자극하려 할 것이다. "엄마는 안중에도 없구나! 자식으로서 이래도 되는 거냐? 너는 늘네 마누라와 네 새끼들만 중하지! 네 동생이 무척 실망할 거다!"
자, 마법의 말을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

엄마는 안중에도 없구나! ↔ 그건 어머니 생각이에요.
자식으로서 이래도 되는 거냐?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너는 늘 네 마누라와 네 새끼들만 중하지! ↔ 그렇게 생각하는 건 어머니 자유예요.
네 동생이 무척 실망할 거다! →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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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아무튼 세상에 귀한 거라곤 없으면서버리기도 쉽지 않은 건, 내 눈앞에서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아주 없어지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일상의 바퀴에 기름을 치는 일은 하나도 표가 안 나서 남들은 낭비라고 생각하지만 나에겐 여간 중요한 씀씀이가 아니고, 물론 안 아까워요.

즈네들 아들 경사가 있을 때마다 내가 부러워할 것 같아 쉬쉬 초대하기를 꺼리던 것과 정반대의 이유로 그 집 모자의 비참한 꼴을 보여주고자 한 거였어요. 죽는 것보다 못한 경우를 보고 위로받아라, 이거겠죠.
인간성 중 가장 천박한 급소죠.

은하계가 무한대건 검부락지건 다 인간의 인식 안에서의 일이지, 제까짓 게 인간 없이는 있으나 마나 한 거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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