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의 밤 - 양장본
미야자와 겐지 지음, 이선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때로 모든 사물에는 그것만의 운명이 있고, 그 운명이 사물과 사람 간의 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게 아닌가 라는 과장일지도 모르는 생각을 한다.

실제 내 주변에는 사물과 대화를 자주 나눈다는 사람들도 몇 있지만, 나는 대화를 나누거나 애착을 가질만큼 상상력이 풍부한 인간은 아닌지라, 평소에는 있으면 편하고 없으면 말고 식으로 대하는게 다인데, 이 중에서 유독 책에 대해서는 좀 운명론적 관계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니까 이런 거다.

'도서관의 천사'의 예가 어김없이 적용되더라는 것.

수많은 책들이 즐비한 도서관에서 꼭 내가 필요한 책이 있는 서가에 나를 뚝 데려다주는 식의 천사가 내게도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한 것은, 얼결에 집어든 책이 스스로 생각해도 뿌듯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적도 있고 내 마음에 약간이라도 남았다 싶었던 책이나 작가는 내가 굳이 찾을 여유가 없어 못 만나고 있어도 다른 경로로 만나게 되는 경험에서 연유한다.

이 책의 작가 역시 그런 케이스.

알라딘이나 지인들의 블로그, 또는 어디서 어떻게 봤는 지 모를 여러 정보의 홍수 속에서, 이 이름을 봤을게다.

그런데도 마하연님이 이 책을 읽고 싶다고 할 때 까지 이 책이 그 책이며 이 작가가 그 작가인지 잊고 있었는데, 좀 시간은 걸렸지만 역시 '너는 내 운명'이라는 듯이 번연히 내 손안에 들어와, 읽혔다.

이 작가가 '봄과 아수라'의 그 작가인지도 그제서야 알게 된 거다.

'봄과 아수라'는 2004년 봄부터 죽 내 보관함에 넣어져 있던건데.

아무튼 시시콜콜한 이런 개인적 책과의 인연 따위는 집어 치우고, 애틋하게 만난 책인데 제대로 음미부터 하자.

우선 좋은 책 다시 돌아보게 해주신 마하연님에게 감사하면서 보내드릴테지만, 하지만 한번 읽어서 도통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거 같지 않아서, 나중에 하린군과 함께 읽을 용도로는 재구입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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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6-06-03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니까 읽으셨다는 거에요 안 읽으셨다는 거에요? -_-

mooni 2006-06-04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의 천사...에 인도받은 책, 히힛. 그런 말 보면, 어머, 치니님 그럼 양보해드릴께요, 하는 천사같은 말투가 나와야 하나....받아보는게 더욱 기대된다는.

잼있나 보군요!! >,<

치니 2006-06-04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 / ㅋㅋㅋ 질문을 읽고 제 글을 다시 읽어보니까, 정말 읽었다는건지 아닌지 헷갈리게도 생겼네요. 읽었어요, 근데 1시간 정도 걸려 후루룩. 그래서 왠지 제대로 안 읽은 느낌이에요.

마하연 / 아핫 양보라뇨. 이건 선물이라고 사서 제가 먼저 슬쩍 엿본건데요. 음, 재미있다라기보다는, 한꺼번에 여러가지 생각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데가 있어요. 그래서 한번 휙 읽고 제쳐두기엔 좀 맘이 안놓인달까. 그런 기분.

2006-06-05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6-06-05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
네 , 그 느낌 잘 알 것 같아요. 저도 가끔 그렇긴 한데, 삭제하는것 조차도 게을러서 안하는 경우도 있고, 또 전체적으로 시시해도 그야말로 그중에 사금파리처럼 빛나는 소중함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경우도 있고.
이래저래 그냥 하게 되죠. 생각이 없으니 이런 때는 편한건가. 에헤...
다시 시작하신다면야, 저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갑고 재미나겠지만, 언제든지 내킬 때 편안하게 하시는게 더 좋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