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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ㅣ 범우문고 62
F.사강 지음 / 범우사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아직 보지 않은 영화. 보다가 말았는데 처음 부분부터 사강의 책이 등장한다.
일본어로 쓰여진 사강의 책이라 묘했다.
그 책들이 여주인공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영화를 끝까지 봐야겠다.
영화 속 등장하는 사강의 작품은 아니지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는 영화 이전부터 너무 유명한 소설이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제목이 참 낭만적이다.
책 속에 브람스의 음악이 등장하겠거니 했는데 달랑 한 장면 나온다. 브람스나 브람스의 곡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봐야한다.
'시간있으시면 차나 한 잔....'
이제 이 표현도 너무 진부한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말은 남자가 여자에게 들이댈 때 사용되는 말이다. 적어도 이 책에서는 그렇다. 아마도 프랑스에서는 차나 한 잔 하실까요? 라는 의미로 쓰이는 것일까?
들이대는 말 치고는 참 낭만적이다.
작은 포켓사이즈의 책은 들고다니면서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손이 작은편인 나는 책을 볼 때는 공부를 하건 독서이건간에 커다란 잡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엎드려서 읽거나 바로 누워서 책을 읽는다. 이런 자세는 책의 무게가 조금만 무거워져도 불편하다. 포켓 사이즈의 책은 양장이 유행처럼 번지는 요즘 나에게는 새로운 독서의 바다이다.
7년 전 일본여행에서 의미있었던 구경은 아무래도 지하철 풍경이다.
책 읽기가 소수의 특권으로 생각되어지던 그 때 (책 읽기를 널리 퍼뜨린 프로그램인 '느낌표'도 하기 전이었다.) 일본에 도착한 나는 적잖이 놀랐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바닥만한 책을 들고 이동하고 있었다. 직장인의 007 가방에는 포켓북이 한 권씩 끼워져 있었고, 이것은 이동하면서 보기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007가방에 넣으면 가방의 모양이 삐뚤어지지 않아서 좋을 것이었다. 일본어를 할 줄 모르는 나에게 일본어로 된 포켓북은 참으로 가지고 싶은 보물들이었다.
여튼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이 포켓 사이즈의 책은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들었다. 손이 작은 내가 들고 다니면서 보기에 딱 좋은 사이즈. 따뜻한 노란 색 바탕의 표지. 단정한 붉은 빛 라인의 조화가 참 좋다.
통속 소설로 낙인 찍히기도 하는 이 책은 그 낙인이 민망하지 않을 정도로 지루한 로맨스 소설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프랑스 작가 특유의 심리 묘사는 그야말로 탁월하다.
나이 많은 폴르와 14살 어린 시몽의 관계는 사랑일까 아니면 단순한 외로움의 결과였을까.
폴르와 로제의 관계는 사랑일까 아니면 정일까.
고이 지키던 마음을 한 순간에 뺏기는 것은 쉽다.
그리고 그 마음은 식는 것도 쉬운 법인가보다.
폴르를 두고 외도를 하는 로제는 그를 '몽쉐르'라고 부르는 어린 여자에게 그는 물었다.
그 말의 의미를 아냐고.
안다면 당신은 나를 몽쉐르라고 부를 수 없지 않냐고.
맹목적인 사랑을 주는 시몽에게 폴르는 말한다.
이제 그만 되었으니 가달라고.
이기적이다.
마치 한 다리는 물 밖에, 나머지 다리는 물 안에 담그고 있는 사람처럼 (이게 양다리인거군.) 그들의 사랑은 끈끈하면서도 화가난다.
아니지,
뭐가 사랑이고 뭐가 사랑이 아닌가
나는 모르겠다.
+
얇은 책인데도 읽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것은 아마도 번역에 문제인 것 같은데 벌써 3판 인쇄인 이 책이 다음에 나올 때는 직역 보다는 의역이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