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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이 인생을 바꾼다
한국성과향상센터 엮음 / 김영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연초에 거액을 주고 구입한 몰스킨 다이어리. 작년에 사용한 마법수프 다이어리는 월간, 주간 계획만 사용하는 내게 너무 두꺼웠다. 나에게 다이어리(스케줄러)의 일일 계획을 적는 페이지는 언제나 무용지물이었고, 손이 작아서 다이어리 자체의 두께가 있으면 쥐고 다니기 힘들다는 것 때문에 올해 초 구입하는 다이어리는 무조건 '작고 가벼운 것!' 을 주제로 삼고 골랐다. 10대 시절에는 학교 생활을 하면서 적을 것도 많았고 소녀(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ㅠㅠ)였기에 이것저것 모아둘 것도 많아서 그런지 두꺼운 다이어리도 잘 꾸며 다니곤 했다. 그런데 대학 때 부터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아이디어, 과제목록 등)을 적어두어야 했고 내용이 한눈에 들어와 확인하기도 쉬워야 했다. 그래서 장광설의 일간 계획은 집어 치우고 달력식의 월간 계획과 모자라는 칸은 주간 계획 칸에 써 넣었다. 전공서적이 무거웠기 때문에 부피가 큰 다이어리는 부담스러웠던 것도 이유였다. 그래서 대학생 때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했던 것이 문구점에서 1000원에 파는 얇은 다이어리였다. 무늬가 있긴 하지만 칸이 정갈해서 따로 꾸미지 않아서 좋고 눈이 어지럽지도 않았으며 일간 계획 페이지가 없어서 얇았다. 겉 표지가 비닐로 감싸져서 작은 메모지 등을 끼워둘 수도 있었다. 아무튼 이렇게 점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어리를 찾아다니다가 욕심을 부려 몰스킨을 구입했던 것이다.
몰스킨 다이어리는 위클리로 나와서 수첩 정도의 크기였기에 사이즈는 딱 맞았다. 하지만 위클리에 맞추어 만들어진 것이기에 달력식으로 칸이 나누어진 월간 계획 페이지는 없어서 따로 책상 위에 작은 달력을 세워두고 매번 확인해야 했다.(주간 페이지는 아무래도 월간 보다 한눈에 스케줄을 확이하기 어렵다)
그리고 따로 주머니나 똑딱 단추가 달려있지 않은 노트형식의 표지라서 메모지를 끼워두면 어느새 빠져나와 분실하기 일쑤였다. 절반 이상이 빈칸으로 남았고, 휴대성 말고는 오히려 단점 투성이인 다이어리를 거의 가지고 다니지도 않았다. 그래도 체크하고 넘어가야 할 일정들이 많으면 적어두긴 해야겠어서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사용하곤 했다. (이 책에서는 이런 목표를 나열하고 체크하는 방법을 4가지 수첩 중 3세대 수첩으로 설명한다. 이런 경우는 목표를 잊지 않고 기억해둘 수는 있지만 우선순위 없이 무분별하게 해야할 일만 쌓이게 되어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경험자로서 동의하는 부분이다.)
이제 9월 말이니까 몰스킨 다이어리를 3개월 이상 써야하는데도 효과적으로 일정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여러번 들어서 프랭클린 다이어리(이하 '프플')를 알아보았다. 며칠을 검색해보았지만 몰스킨의 몇배가 되는 기초비용을 감수하고 프플을 써야 하는지 망설여졌다. 대형 문구점에 가서 실물을 보고, 샘플을 받아와 이틀을 사용해 본 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바인더(종이를 끼워서 고정하는 링이 박힌 파일꽂이 형태의 다이어리)만해도 종류가 여러가지이고 속지도 여러종류라서 고르는데 시간이 많이 들었다. 크기는 휴대가 편한 CEO 사이즈를 골랐고 10월부터 새롭게 1년을 시작하는 프플 속지의 특성상 9월은 프플 카페에서 회원이 올려준 자작속지를 뽑아서 사용하기로 했다. (이 책을 구입하면 2개월분량의 프플 샘플을 부록으로 받을 수 있어서 출력하는 수고는 생략할 수 있다. 나는 동생에게 샘플을 주었다.) 카페에는 다양한 자작속지, 사용기 등이 올라와서 프플 사용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 같았다. 프플은 시간과 사건을 관리하는 데 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다이어리이다. '잘만 활용한다면' 비싼 프플 값이 아깝지 않을 만큼 알차게 매일을 보내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프플을 잘 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대충 아래와 같다.
1. 내가 의지박약한 사람이라서.
생활 습관은 쉽게 고쳐지는 것이 아니므로. 중간에 '역시 난 안돼'하고 포기한다면 꽝 된다. 처음부터 잘될거다 생각하지 말고 하루하루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사용해보려고 한다.
2. 프플 사용법을 숙지하지 못해서.
속지가 굉장히 종류가 많아서 무슨 회장님 비서나 원더걸스 매니저 만큼 머리가 복잡해질수도 있다. 이것 또한 한번에 익숙해지기는 어려우므로 나는 1년 동안 연습기간이다 생각하고 '스타터 세트'를 구입해서 사용할 예정이다.
3. 프플 모양 때문에.
프플은 사이즈가 여러가지인데 가장 휴대성이 높은 것은 CEO 사이즈이다. 이것도 왠만한 장지갑보다 살짝 큰편이다. 그리고 왠만큼 속지를 끼우면 모자란다. 넉넉히 끼우려면 더 큰 사이즈를 사용해야하는데 무기 수준이다.
1번의 의지박약한 것은 내가 프플을 구입하면서 '프플 사용하면서 고치자' 했던 이유이기도 해서 극복하기로 했고, 3번의 프플 모양은 바인더 안에 카드꽂이 부분을 이용해서 지갑 겸용으로 사용하면 지갑이 가방에서 빠지니까 괜찮을것 같다고 생각했기에 패스했다. (오늘 하루 지갑겸용으로 사용해보았는데 장지갑은 커서 싫다는 이유로 반지갑을 쓰던 나에겐 좀 불편하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괜찮을듯 하다.)
2번 이유의 경우는 내가 어떻게 열심히 해본다고 해서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설사 열심히 해보기로 했어도 혼자 프플 사용방법을 경험으로 깨우치려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듯 해서 도서관에 가서 프플 관련 서적을 모두 훑어보았다. (약 4권 정도) 뽑아낸 책들 내용의 대부분이 이 책 한 권에 들어있었고, 프플 사용 설명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상세하고, 어느 자계서 못지 않게 파워업이 되었다. 그래서 빌려 읽는데 만족하지 않고 프플 사용하는 1년 내내 궁금하거나 나태해지면 읽어보기 위해 구입하게 되었다.
오늘은 도서관에 자리가 없어서 근처 카페에 가서 2시간 동안 이 책을 읽으면서 책에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따라가며 연습장에 적어두었다. (다음달에 속지를 사면 정리해서 옮겨적을 예정) 프플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은 날 부터 지금 까지 약 열흘 정도 되는 기간동안 그 전에 몹시 침체되어 의욕을 상실한 나의 모습과는 달리 꽤 파워업이 되는 것을 느꼈다.
프플은 4세대 수첩에 해당되는데 프플을 사용하는 것이 다른 플래너를 사용하는 것보다 복잡하고,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이유가 이것이다. 사명서를 작성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중간목표를 설정하며 매일 그것을 점검해보면서 해야할 일은 우선순위를 매겨 덜 중요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빼놓지 않고 완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4세대 수첩이다.
아직은 프플 사용 초보자라서 프플에 일정을 적어놓고 우선순위를 매기고, 그것을 하루 중 여러번 확인하고 체크하는 것이 서툴고 머릿속이 복잡하고 어지럽긴 하지만 분명 다른 다이어리를 쓸 때 느낄 수 없었던 믿음직스러운 마음(비서를 둔 것 같은)이 드는게 사실이다.
이 책은 프플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딱 맞는 입문서가 될 것이다. 읽고 감동하고 다짐하는데 그치지 말고, 실행에 옮기고 그것을 작심삼일이 아닌 계속적인 실천이 되도록 해야겠다.
프플이 없는 사람도 읽어본다면 자기가 사용하는 다이어리에 맞게 적용해 보는 것도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