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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남과 가장 잘 어울려있지만 가장 동떨어져 있기도 했던 그 때를 아주 잘 표현해준 작가가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또래집단에서 빠져나와 철저히 혼자가 되는 과정에 서있는 고등학생 시절. 되돌이켜보면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시절이었음에도 각자의 가슴엔 그런 고철같이 차가운 날이 하나씩 생기고 있던 것이다.
어른이 될 수록 관계를 맺는 것에는 진심이 결여되기 쉽다는 말이 있지만 관계를 맺기란 언제고 쉬운 것이 아니다. 다만 학창시절에는 특유의 그 발랄함으로 외로움을 덮어버렸기 때문에 더 쉽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어쩌면 자발적 외톨이인 누군가가 교실한켠에서 얼굴을 가린채 혹은 엎어진채로 외로움을 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낙천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환영받고 열외의 사람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이 시대에 어쩌면 왕따라는 것도 모두가 느끼고 있을 외로움에 대해 '무관심한 척' 혹은 '아닌 척'의 방법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당하는 사람보다도 가하는 사람쪽에서 '나도 몹시 외로워'라고 말하고 싶은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