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기획★마몽드 플라워하트 복합 3종세트 +토탈고보습+마몽드 4종
아모레퍼시픽[직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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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알라딘에서 처음으로 화장품을 주문해서인지 책보다는 배송이 늦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막상 받고 나니 늦는 이유를 알 것 같더군요.

성의가 가득 담겨져 있었습니다.

처음 마몽드를 써 보는 거고, 아직 써 보지는 않았지만

후기를 보니 제 피부에도 잘 맞겠다는 생각입니다.

성의를 다해 보내 주셔서 감사드려요.

써 본 뒤의 후기도 따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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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풀빛 청소년 문학 5
도나 조 나폴리 지음, 김민석 옮김 / 풀빛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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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기 위해 찾은 극장이 징집장소로 변할 줄은 로베르토도 그 곳에 있던 다른 소년들도 아무도 몰랐다. 영화 상영중에 들이닥친 독일군에 의해 로베르토는 이탈리아에서 독일 뮌헨의 한 노역장으로 끌려간다. 이렇게 끌려간 로베르토는 히틀러를 위해 강제 노역을 하게 된다. 전쟁은 아이도 어린 소년도 그냥 놓아주지 않았다. 

땅을 파고 울타리를 세우고 길을 닦고. 하루 12시간의 힘겨운 노동은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언제나 로베르토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청난 노동량에 비해 비교할 수 없는 적은 양의 배급된 음식은 늘 배를 움켜쥐게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은 그렇게 세상을 혼돈과 암흑으로 몰아넣고 어지럽혔다.

로베르토는 왜 전쟁을 하는지 왜 자신이 이런 곳까지 끌려와서 노역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러면서 전쟁은 생각하기 싫은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평화로웠던 베네치아의 생활이 어느덧 한낮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은 로베르토는 전쟁 가운데 놓여진 자신을 서서히 인식해 간다.

친한 친구 사무엘의 죽음을 계기로 탈출하게 된 로베르토는 또 다른 힘겨운 싸움을 하기에 이른다. 굶주림과의 싸움, 삶과 죽음과의 싸움, 인간과의 싸움, 믿음과의 싸움 등등.

로베르토는 엄마가 기다리는 이탈리아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고정한 체 남쪽으로 남쪽으로 향한다. 그러면서 전쟁은 인간을 결코 안전하게 보호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전쟁은 승자가 없는 단지 지옥놀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군인만큼 위험한 야생동물은 없었다’

이 글은 로베르토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의 잔혹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쟁은 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용납할 수 없고 용인할 수 없으며 묵인할 수도 없다. 생명은 자국민이나 외국민이나 다같이 소중하고, 생명은 나라와 민족을 넘어 서로가 보호해 주어야 할 최고의 보루인 것이다. 

‘크고 작은 전쟁을 통해 얻은 가슴 아픈 역사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반복하려는 망각의 인간들이 부르는 슬픈 노래를 듣는 일이다.’

옮긴이의 말에 나와 있는 이 글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도 수많은 로베르토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 주고 있다. 아무런 영문도 모른 체 전쟁 가운데 놓여진 어린 로베르토들은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죽음 앞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만을 바란다. 언제쯤 망각의 인간들이 부르는 슬픈 노래를 듣지 않게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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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영어로 유쾌하게 사는 법
막시무스.이지예 지음, 오영욱 그림 / NEWRUN(뉴런)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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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태어나는 아기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나는 어느 영어학원을 다녀야 하지?” “엄마가 한글보다 알파벳을 먼저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 “나는 영어를 써야 하는데 왜 한국에서 태어난 거야?” 등등을 생각할까?

영어 병을 앓고 있는 한국 사회의 일원인 나 역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렇다고 영어를 위해 인생의 일정 부분을 할애하는 것도 아니다. 영어라는 말만 들어도 먹던 밥이 체할 정도로 부담과 거부감이 일천만 배의 강도로 다가올 뿐이니. 이 영어 때문에~라면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또 꼬일 때 영어를 탓하거나 저주를 한다. 이놈의 영어 때문에!

모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말을 배운다는 것이 과연 속성으로 될까? 의문을 갖는다. 그리고 우리가 나와 상대방이 이야기를 할 때 사람 사는 이야기가 부족해서 이야기를 못할까? 역으로 생각하면 외국 사람이 한국어를 배울 때 사람 사는 이야기를 먼저 배울까?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

중학교 영어실력만 있으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이 책은 되려 많은 부담을 안겨 주었다. 이 책이 주장하는 지구에서 영어로 유쾌하게 사는 법을 찾아봤다. 한 장 한 장 간신히 넘어갈 뿐 그 어디에서도 영어로 유쾌하게 사는 법을 알려 주고 있지 않다. 내가 못 찾는 건지? 게다가 번역을 지나치게 의역돼 있고 생략을 너무 많이 해 원문을 이해하는 데 오히려 시간이 더 많이 걸렸다. 

이 책의 기획집필 의도가 무엇인지 되려 저자 두 사람에게 묻고 싶을 지경이다. 너무 영어를 얕잡아 본 것은 아닌지? 아니면 우리 한국 독자들을 너무 과대평가를 한 것은 아닌지 말이다. 이들의 노고는 단지 여기저기 나오는 좋은 글들을 묶었을 뿐이라는 생각이다. 좋은 글을 바탕으로 저자 나름의 시선이나 학습법이 스며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모든 것이 아쉬운 책이다.

설마 이 책이 「판의 미로」에 나오는 지하왕국의 요정이 오필리아게게 백지에 미션의 힌트가 그려지는 마법의 동화책을 준 것과 같은 그런 책은 아니겠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글은 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종이 위에는 분명 영어와 한글이 있고.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유쾌해지고 싶었던 나는 그만 우울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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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문화의 지형도
김기봉 외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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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한국사회의 문화를 이야기한다. 한정된 지면 위에 기존에 출간된 국내서에서는 볼 수 없는 문화면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제시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 부정보다는 긍정을 비판보다는 미래지향성을 보이는 이들의 글에서 역량과 깊이를 맛본다.

사진과 관련 도서 및 자료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연결해서 읽기 또는 이어읽기를 유도하고 있어 집약적이고 축약된 이 책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 한층 더 나아가 문화 바로보기를 위한 가이드 역할을 자청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29명의 전문가가 말하는 29개 키워드에는 집단보다는 개인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복제시켜 진화해 가고 그러한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곧 '나만의 세계'와 '나만의 미디어'가 통용되고 공식화되는 과정에서 보편화의 길로 접어든다는 것이다. 마니아(오타쿠)가 생산자가 되고, 놀이가 문화컨텐츠로 상업화되고, 익스트림 스포츠가 스턴트맨이 아닌 스턴트맨이 되면서 자기만족과 자기희열의 극대화는 점점 현실부여로 가속화되는 것처럼.

급속도로 진화되고 있는 '1인 미디어' 속에는 'UCC'가 큰 몫을 담당하고, 지금 눈 앞에 보이는 형태, 즉 만져지고 보여지는 '나'에서 치장되어지고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나'로 1인 미디어는 존재해가고 UCC는 만들어져가고 있단다. 동일시 되어야 하는 '나'가 양면성을 띠는 나로 구별되는 시대에 살 것이라는 거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컨텐츠의 속도는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주류 매체가 따라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비주류(1인 미디어)의 컨텐츠를 주류가 이용하는 역의존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이희용 씨는 말한다. 1인 미디어의 정보 입수 속도는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신속하기 때문이란다.  

무엇보다 생각을 더 얹게 만들었던 부분은 '탈민족'이었다. '디워'를 통해 보여준 왜곡된 민족주의에서 섬뜩함을 느꼈고, 김기봉 씨가 지적한 조승희 씨의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을 통해 보여준 미국의 민족주의와 한국의 민족주의의 분명함과 불분명함, 하인즈 워드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대해 민족주의에 대한 우려섞인 말들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임을 지적한다.

현병호 씨의 글 '탈학교' 역시 마찬가지다. 통계에 의하면 학교를 이탈하는 학생수가 줄고는 있지만 안전한 교실 속에서 이탈한 학생수는 훨씬 더 늘어났다고 한다. 학교 밖으로 나간 학생과 보호받는 학교 안에서 자발적 이탈을 선택한 학생간의 차이점은 없다는 것이다. 

학교 속 '학교도서관'은 어떤가. 김종성 씨는 학교도서관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만큼 그에 걸맞는 전문가들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전문 사서의 양성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학교도서관이 '탈학교'의 가속화에 얼마나 많은 제동 역할을 하고 있는가이다.

학교와 그 속에서의 도서관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공생관계이다. 학교가 없다면 학교도서관은 존재할 수 없고 학교도서관운동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탈학교'와 '학교도서관'이 교차점을 찾지 못한 채 각자의 길을 걷기보다는 학교도서관이 탈학교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독립영화는 끊임없이 사물의 질서와 인간관계에 질문을 던지는 현세계의 스핑크스 역할을 주저하지 않는다. 질문이 없다면, 그건 독립영화의 끝을 의미할 것이다." 이 문장은 <29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문화의 지형도>에 다섯 번째로 등장하는 '독립영화-독립, 인디라는 유령'에서 발췌한 문장이다.

이 말은 독립영화에만 해당한다고 보지 않는다. 29개의 키워드로 등장하는 '마니아 문화', '신화, 인터넷만화, 미래의 문학', '놀이, 익스트림 스포츠, 1인 미디어, UCC', '탈민족, 미래의 가족, 양성평등문화', '행복산업, 먹거리, 잘 죽음', '탈학교, 학교도서관' 등 이 모든 것에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다.

29개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한국문화의 현주소를 알게 되었다. 나는 얼마나 해당되고 생각하고 있는가에는 한손으로 꼽아가는 손가락조차 남는다. 좀더 현실적인 나의 문제로 생각해 보아야겠고, 가속화되고 있는 개인적 공간에 함께와 우리라는 관계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는 좀더 심도 있게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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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책 읽고 계세요?
도쿄밴드왜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4
쇼지 유키야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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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4대라는 말에 그리고 헌책방이 주무대라는 말에 집어 든 이 책은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독자의 이해를 위해 친절하게도 도입부와 본론의 시작에 등장인물을 소개를 반복적으로 놓았다.

새삼 소설 앞머리에 등장인물 소개라니 시나리오나 희곡도 아닌데 하며 뚱한 생각을 하면서, 4대가 사는 집의 이야기는 엉키기 마련이니 앞에서 정리된 대로 이해와 인물이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에 표현되어 있는 것을 차용하자면 팔랑팔랑 책장이 넘어가는 동안 자연스레 인물들이 정리가 되어 갔고, 동시에 가계보가 자동으로 그려져 갔다.

이 책은 쇼지 유키야라는 작가가 꼬인 혹은 얽힌 인간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에 있어서 어떤 방식을 취하고 있는가를 충분히 보여 주고 있다. 바로 작가가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인간의 예의 그리고 인간에 대한 믿음을 기본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배경이 되어 곳곳에 나타난 기치와 지혜는 주인공들의 짐을 때로는 가볍게 혹은 그 짐을 내려 놓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딱히 누가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등장인물 개개인이 놓인 위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물론 연륜이란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중간중간 사건을 통해 알려 주고는 있지만,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자신이 놓여진 위치와 역할을 떠나 가족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문제 해결 능력이 동등할 뿐 아니라 발언권도 평등하게 주어진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사회적으로 성공을 한 것도(28살의 IT기업 사장 후지시마는 빼고, 그리고 최고의 배우 이케자와 유리에도 빼고) 아닌 그저 평범하기 이를 데 없음에도 그 누구보다도 당당하고 주어진 위치에서 만족하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무엇보다 보기 좋았다. 이는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부인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에 작가가 보여준 강한 반발이 아니었을까? 인간의 참삶과 인생의 참의미를 알려 주려는 작가의 의도로 풀이된다.

또 하나 가족이라는 구성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대화라는 것을 이 책에서는 빼놓지 않고 있다. 개개인이 안고 있는 아픔이나 슬픔, 그리고 주변에서 발생한 사건들. 이 모든 것을 풀어가는 중심에는 대화가 자리를 잡고 있고,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으며, 모든 문제는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바로 잡아 주는 역할을 이 책은 우리라는 단어를 암묵적으로 알려 주면서 강요라는 단어를 등장시키지 않은 채 바로 잡아 주고 있다.

이러한 것은 장황한 설명을 배제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되었고, 일어난 사건에 대해 해결해 가는 과정을 먼저 독자에게 양보함으로써 '나라면 이런 경우에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를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여유를 보여 주었다.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보여 준 침착성과 원인과 동기는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그 사건과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을 배려는 인간애로 나타날 수 있었다.

헌책방 도쿄밴드왜건의 사장이자 4대를 이끌고 있는 수장 칸이치는 콘과 아이코, 아오의 할아버지이자 카요와 켄토의 증조할아버지이다. 이 정도의 위치라면 분명 헛기침을 동반한 거드름을 피거나 무게를 잡기 마련인데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경솔하거나 경박하지도 않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걸음 물러나 사태를 주시할 줄 알고, 저마다 가족이 갖고 있는 개성과 생각을 존중하면서도 가족이라는 큰 바퀴를 굴리기 위해서는 때로는 위엄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안다.

잘못하면 망나니로 비쳐질 기질이 다분한 칸이치의 외아들이자 전설의 로커인 가나토는 카요와 켄토를 손주로 두고 있다. 60의 나이에도 여전히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나 조용히 뒤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두는 한마디의 훈수는 백 마디의 말이 부질없음을 보여준다. 다만 대대로 이어오는 가업을 물려받기를 거부해 헌책방 도쿄밴드왜건은 가나토의 아들 콘과 아오가 할아버지와 함께 잇고 있다. 아니 함께 꾸려가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로 나뉜 장들, 그에 맞게 발생되는 일련의 사건들. 이 사건들을 중심으로 칸이치의 가족들은 움직임을 시작한다. 느닷없이 나타났다 사라진 백과사전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일들은 주변사람들을 헌책방 도쿄밴드왜건으로 묶어 놓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연결이 억지스럽지 않고 오히려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동의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가나토가 밖에서 낳아 온 아오는 친모를 모른다. 그리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오의 결혼식을 목전에 두었을 때 친모가 누굴까를 찾아가는 그 과정은 그 어떤 과장도 억측도 없었다는 것에 이 책의 간결한 맛이 더해진다. 독자들에게 특별한 이해를 바라지도 않고, 그 어떤 동정을 요하지도 않는 작가의 당당함에서 오히려 대담함까지 느낀다.

헌책방을 중심으로 사건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당연히 책을 빼 놓을 순 없다. 책은 인생에 있어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책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리는 항상 준비해 두어야 한다는 것을 헌책방에 발을 디딘 모든 인물들이 보여 주고 있다. 특히 후지시마를 상대로 일전을 벌였던 칸이치의 말에서, 그리고 정년을 앞둔 가야노를 통해서, 미스즈, 코엔을 통해서 말이다. 그리고 오래 전에 책 중개상인에게 당한 사기 사건을 통해서 말이다. 책은 사람을 구제해 줄 수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줄 수도, 누군가를 사랑하게 해 줄 수도, 또 용서를 해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요란하지 않게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가끔 카롤린 봉그랑의 <밑줄 긋는 남자>와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 생각나게 만드는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책 속에서 혹은 책을 통해 이어지는 인간 관계는 그 어떤 동기부여보다 강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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