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풀빛 청소년 문학 5
도나 조 나폴리 지음, 김민석 옮김 / 풀빛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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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기 위해 찾은 극장이 징집장소로 변할 줄은 로베르토도 그 곳에 있던 다른 소년들도 아무도 몰랐다. 영화 상영중에 들이닥친 독일군에 의해 로베르토는 이탈리아에서 독일 뮌헨의 한 노역장으로 끌려간다. 이렇게 끌려간 로베르토는 히틀러를 위해 강제 노역을 하게 된다. 전쟁은 아이도 어린 소년도 그냥 놓아주지 않았다. 

땅을 파고 울타리를 세우고 길을 닦고. 하루 12시간의 힘겨운 노동은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언제나 로베르토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청난 노동량에 비해 비교할 수 없는 적은 양의 배급된 음식은 늘 배를 움켜쥐게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은 그렇게 세상을 혼돈과 암흑으로 몰아넣고 어지럽혔다.

로베르토는 왜 전쟁을 하는지 왜 자신이 이런 곳까지 끌려와서 노역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러면서 전쟁은 생각하기 싫은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평화로웠던 베네치아의 생활이 어느덧 한낮 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은 로베르토는 전쟁 가운데 놓여진 자신을 서서히 인식해 간다.

친한 친구 사무엘의 죽음을 계기로 탈출하게 된 로베르토는 또 다른 힘겨운 싸움을 하기에 이른다. 굶주림과의 싸움, 삶과 죽음과의 싸움, 인간과의 싸움, 믿음과의 싸움 등등.

로베르토는 엄마가 기다리는 이탈리아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고정한 체 남쪽으로 남쪽으로 향한다. 그러면서 전쟁은 인간을 결코 안전하게 보호해 주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전쟁은 승자가 없는 단지 지옥놀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군인만큼 위험한 야생동물은 없었다’

이 글은 로베르토가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의 잔혹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전쟁은 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용납할 수 없고 용인할 수 없으며 묵인할 수도 없다. 생명은 자국민이나 외국민이나 다같이 소중하고, 생명은 나라와 민족을 넘어 서로가 보호해 주어야 할 최고의 보루인 것이다. 

‘크고 작은 전쟁을 통해 얻은 가슴 아픈 역사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잘못된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반복하려는 망각의 인간들이 부르는 슬픈 노래를 듣는 일이다.’

옮긴이의 말에 나와 있는 이 글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도 수많은 로베르토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려 주고 있다. 아무런 영문도 모른 체 전쟁 가운데 놓여진 어린 로베르토들은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죽음 앞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만을 바란다. 언제쯤 망각의 인간들이 부르는 슬픈 노래를 듣지 않게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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