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의 빛을 따라서 아우름 30
엄정순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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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가 묻다
"보는 것에도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가요?"

엄정순이 답하다
"나와 다름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낄 때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내가 본 것들이 결국 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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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다는 것에 질문을 던져본다.
보고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시각이란 빛을 느끼는 감각이다.
사물은 사물마다 고유의 파장이 있다.
태양에서 시작된 빛은 사물에 이르러 변하게 된다.
빛이 사물에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오고 뇌가 인식하는 것.
내가 알고 있는 본다는 것의 정의였다.

책을 읽고 난
세상을 보고 있으면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어쩌면 본다는 것은 온몸으로 세상과 소통을 하고 관계를 맺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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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단순히 치료가 필요한 사람으로만 보지 않고
질병과 싸우며 존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자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보았다.

아프다는 것,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
병원에 가는 환자라는 이름.
선을 그어 구분하려 했던 편견이란 이름의 질병만이 떠올랐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저마다 다른 것을 왜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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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안 보이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만들어 낼까?
시작장애의 세계는 그들이 기대하는 안 보이는 세계와는 어떻게 다른가?
미술이란 영역을 시각장애의 세계와 연결해서 생각한 적이 있었던가?

보인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것을 먼저 느껴야 했다.
잘 보인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도 안경을 쓰고 있어 나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교정이 가능한 이 정도의 장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시각뿐만 아니라 어느 하나의 감각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주변에 많이 있음에도
그들은 세상을 어떻게 느끼는지 알지 못했다.
본다는 것, 들린다는 것, 냄새를 맡고, 피부의 압력을 느낀다는 것.
감각의 부재가 가져오는 세상을 상상하지 못했다.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것의 느낀다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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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과 시야와 색깔은 다르지만
우리들의 눈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보고 있었다.
누구에게 보이는 것이 누구에게는 보이지 않는,
그렇게 서로 다른 지점에서 볼 뿐이다.

같은 세상도 내가 보는 세상과 네가 보는 세상이 다른 이유는
보고 있는 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 누구도 같은 지점을 바라볼 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경험에 비추어 짐작할 뿐.
보는 것 역시 그럴 것 같다.
내가 보는 파란색이 네가 보는 파란색과 같은 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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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죽을 때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질문하고 발견하고 보고.
최근 읽은 책들이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존재"를 증명하고 싶어 하는 "인간"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에 증명하고 싶은 것.
그 마음이 있기에 인간은 걸어갈 수 있다. 잠시 멈추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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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며 어떻게 살아가고자 하는지를
스스로 이해해야 어떻게 무엇을 지향하며 살아갈 것인지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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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모두의 관심사인 눈과 세상을 보는 방식,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인간의 실수,
그 불안한 기관인 눈의 상실에서 오는 두려움 등,
이 우화는 보는 것과 연관된 많은 것들이 담긴
메타포라고 생각한다.
이 메타포는 맹인이 아닌 우리 모두를 향한 것이다.
눈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없지 않은가!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가 생각났다.
두 눈은 있었으나 눈이 멀어 앞을 보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코끼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맹인들이 각자가 코끼리를 만져보고
자신이 본 코끼리가 무엇인지 말하는 이야기.
세상이란 거대함을 인간은 결코 볼 수 없다는 것을 말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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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전환! 발상의 전환! 창조적 생각! 상상력! 창의력!
본다는 것의 문제다. 남들과 다르게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질문에 너무나도 간단한 답이 있었다.
다른 감각으로 보는 것.
말 그대로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그 다름은 사람들에게 상상도 못한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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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감각의 결핍은 감각의 회복으로 가는 우회의 길일지도 모른다. 우리 대다수의 사람들과 다른 몸을 가진,
그래서 다르게 세상을 보고 잇는 사람들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보는 방식과 관계를 맺는 것은 분명 우리의 뇌와 감각의 영역을 열어 주는 새로운 접근이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를 재빨리 근원으로 데리고 갈지도 모르겠다는 상상도 해본다.

가끔은 결핍을 느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반복되는 일상에 몸과 마음이 지쳐 갈 때.
감각의 결핍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과 만나 볼 수 있다면 좋겠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내일을 살아가는데 새로운 눈이 되고 힘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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