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탄생 - 순간에서 영원으로 이어지는 시간과 문명의 역사
알렉산더 데만트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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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31일 23시 59분 50초
곳곳에 모여 한 목소리로 카운트 다운을 한다.
10, 9, 8, 7, 6, 5, 4, 3, 2, 1, 0
시간에 맞춰 종로의 보신각에 있는 종소리가 전국으로 울려 퍼진다.
33번의 타종
2018년이 시작되었다.

우린 언제 부터 한 해를 1월 1일에 시작되는 것으로 했을까?
한 해의 마지막은 왜 12월 31일 일까?
달력은 12월 까지 있는데 왜 영어에선 숫자로 달을 세지 않을까?
문화권 마다 다르지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시간의 계념, 달력의 체계는 기독교에서 왔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2018년 이란 기원으로 삼은 그 날 부터 2018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기원은 예수의 탄생으로 삼았다.

2018년의 시작
나에게 다가온 첫 책은 알렉산더 데만트의 책 <시간의 탄생>이다.
한 해의 끝과 시작에 찾아온 '시간'이란 녀석.
무지막지한 분량에 1달이란 기간동안 읽어 나갔다.

책을 읽어가며 시간에 대한 많은 것들이 궁굼했고, 많은 궁굼증들이 해소 되기도 했다.

평소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시간과 날짜의 개념.
한 해, 한 달, 한 주, 하루가 정착 되기까지 수 많은 시간이 흘렀고, 많은 투쟁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승리의 왕좌는 기독교가 차지하고 있다.

예수의 기원으로 부터 2018년째의 해를 맞이 했고,
지금은 벌써 두 번째 달로 넘어 갔다.

우리가 편하게 사용하는 한 주의 개념이 세계적으로 사용된 것은 고작 20년 남짓 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베이비붐 세대 쯤에서 부터 사용 되지 않았을까 짐작 해본다.
어릴적을 돌아보면 할머니 할아버지께선 달력보다는 일력을 더 친숙하게 사용 하셨던 모습이 떠오른다.
매일 아침 눈을 뜰면 한 장씩 뜯어내던 일력,
그 종이에 낙서하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

부모님 세대쯤 부터 달력이 일상생활에 들어 왔을 것 같다.
한 참 성장하는 산업화의 시대.
공장에서 일을 하면 필수품이 되었을 달력.
월급으로 한 달 생활을 계획 하려면 달력은 필수가 되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돈이 오고 가는 모든 곳에선 달력으로 급여와 이자를 계산한다.

자본이동이 지금 처럼 쉽지 않았을 고대 시대에는 어땠을까?
아니 시간 계념이 지금 같지 않았을 시대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고대 로마는 하루를 12시간으로 나누었다고 한다.
일출 부터 일몰까지시간을 12로 나누었기에 한 시간의 길이는 매번 달랐을 것이다.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서 해시계를 사용했겠지만
대다수 일반적인 시민은 크게 의미가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서양사에선 로마와 그리스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시간의 탄생에서 다루고 있는 시간에 대한 이해와 역사는 
우리 입장에선 반쪽짜리 처럼 느껴진다.

우리에게 시간이란
오로지 황제에게만 허락된 권력이었다.
조선 세종때 장영실의 이야기만 봐도 그 권력의 대단함을 짐작 할 수 있다.
우리의 달력을 사용하기 위해서 했던 노력
그 끝에 탄생한 우리만의 시계와 천문도.

동양과 서양사에서 시간이 점차 정교해 진 것은
그 만큼 사회가 정교한 시간을 필요하도록 변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선
서양사에 대한 기초지식이 풍부해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 대한 개괄적인 역사부터 다양한 신들의 세상에서 기독가가 탄생하고 퍼져나가는 종교적인 역사, 올림픽의 시작과 의미의 역사.
신에서 부터 시작된 권력이 시민의 힘으로 넘어오기까지의 정치와 사상사 까지.

<시간의 탄생> 덕분에 참 많은 공부를 했다.
그리고 여전히 기초 교양지식의 부족함을 느낀다.

알렉산더 데만트가 동양세계의 시간의 역사까지 담아
근대가 시작되기 까지의 시간 개념의 변화를 비교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책 속에서
 
우리는 시간을 구역별로 잘라서 헤아리고 측정한다.
시간은 움직임을 필요로 하고
움직임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둘다 대상과 공간을 필요로 한다.
 
p.29
우주에서 이론적으로 공간에서 측정 가능한 가장 최대의 광년은
지금 여기서 부터 140억년 전에 이루어진 빅뱅의 시기 까지다.
공간의 끝이 시간의 시작인 것이다.
 
현재는 과거에 대한 기억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로만 존재한다.
 
p.50
신은 진실로 아무것도 아니며
그가 특별한 존재가 되는 순간은
그가 나를 택하여 내 안에 들어와 있을 때다. - 질레지우스
 
우리가 스스로를 객관화 할 때 주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식하는 자와 인식을 당하는 자로 그 주체가 둘이 되는 것이다.
 
p.117
시간의 주인이란 아침시사 시간에 하루를 어떻게 사용할지 내적 외적으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다.
 
미래를 현재에 굴종시키고 현재를 과거에 묶어두는 사람은 시간이 없는 사람이다
 
스스로의 삶은 유지하기 위해 일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희생하는 사람은 나쁜 거래를 하는 것이다.
 
p.135
새로운 발명품은 예전의 것들을 곧바로 대체해서 퇴행 시키는 것이 아니라
점점 그 현실적 중요성을 감소시켜 과거에는 기능적으로 사용되던 물건을
미학적 의미를 가진 대상으로 변화시킨다.
 
p.181
음악이 시간을 알려주는 즐거움을 위해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고급 건축은 공간을 정교하게 배치하는 예술이며
음악은 시간을 정교하게 만드는 예술로서 탁월한 예술의 형태이다
 
p.186
시계는 일상 뿐 아니라
정신적인 세계도 지배한다.
 
p.189
기독교 선원들의 모항이 그리니치였다.
1675년에 그리니치 지역 관측소를 0도 자오선이 설정되는 곳으로 삼았다.
1884년 워싱턴 DC회의에서 그리니치의 경도를 원점으로 삼아서 표준시간대를 설정하기로 협의 했다.
이에 따라 피지섬이 시간적 대척점이 되었다.
 
p.198
외교 선물로서의 시계는 선물을 하사하는 측의 기술적 우월성을 증명하는 수단이었다.
 
p.205
초기 고대 시대부터 변함없는 것은 12시간 개념이었다.
 
p.348
달력이 전 세계를 지배한다.
오늘날 달력은 빵이나 꿀 미네랄위터 같은 생필품 뿐만 아니라
시장과 지급일, 등록과 마감일, 계약과 유효 기간 혹은 복역기간, 직무수행기간, 세금납기일 등
모든 영역을 망라해서 지배한다.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1984년이라는 불길한 한 해를 이야기 하면서
사회적 시간 이란 개념으로 정리한다.
개인과 분리될 수 없는 물체가 되어 달력은 손목시계 속으로 통합되었고
컴퓨터 스크린이나 디지털 기기 속으로 스며들었다.
전자식 달력도 점점 일상적으로 우리 삶에 파고들었는데 이처럼
시계는 현재가 미래를 지배하도록 만든다.
사회적 조건인 동시에 개인이 만들어낸 이 시간의 그물을 벗어나기란 너무나 어렵다.
 
p.391
인간은 경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해를 헤아린다.
 
p.392
근대 이후로는 유럽식 달력과 시간이 일반적인 방식으로 받아 들여졌고
기원후 연도를 계산하는 방식도 보편성을 가지게 되었다.
 
p.429
전통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연도가 기록되어 있어야 했다.
이것이 유대 기독교 기원이 발생한 이유이며 세상의 나이를 성서에 나오는
세대 기록을 통해 결정하고 성서에서 묘사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
아담과 이브를 세상의 기원으로 삼으려 시도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p.433
세상의 기원을 찾으려는 시도는 인류의 역사에 성경에서 비롯된 견고한 골격을 입히고자하는 욕구에서 출발한다
세속적인 사건들은 그 주제뿐 아니라 연대기적인 의미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구원의 역사로 기록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독교의 메세지가 보편성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p.436
시간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업적은 서력기원이 보편화된 것이다.
그 시발점은 부활절의 날짜에 대한 논쟁이었다.
크리스마스와는 달리 부활절과 강림절은 달력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요일과는 상관없이 봄의 첫 번째 보름날에 열리는 유월절을 기준으로 결정되었다.
 
p.610
동물들에게 기억이 미래를 계획하게 하는 힘이라면,
인간은 기억 자체를 계획할 수 있다.
인간에게서 미래와 과거에 대한 교훈은 문화적 매체나 예술이나 기술 혹은 언어의 사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시간의 탄생-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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