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에 대하여 - 가치를 알아보는 눈
필리프 코스타마냐 지음, 김세은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축적된 경험에서 비롯된 직관
'안목'을 가진다는 것은 깊고, 넓고, 높은 경험이 있다는 말 아닐까.
유홍준 교수의 '안목'을 읽고서 흔히 서양이라 부르는 곳에 관심이 갔다.
그 대표라 할 수 있는 필리프 코스타마냐의 책 '안목에 대하여'를 만난 건 필연이었다.
제목부터 '안목에 대하여'라니 유홍준 교수의 '안목'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책 표지에서부터 이 책은 꼭 읽어봐야 돼!!라고 말하는 문장이 눈에 들어온다.

안목은 보는 것에 관한 문제다
누구나 보지만 다 똑같이 보지는 않는다.

그렇다. 누구나 보지만 결과는 전부 다르다.
유홍준의 책에서도 첫 시작이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알아본 안목에 대한 일화다.

책 소개도 멋들어진다.

세계적인 미술품 감정사 프랑스 아직시오 미술관 관장이 들려주는
예술과 삶에서 아름다움의 가치를 알아보는 법!

'예술과 삶에서 아름다움의 가치를 알아보는 법'이라니!!

간혹 주위를 둘러보면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것에서 '별것'을 찾아내고, 감동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것에 부러움을 느낀다.
어떻게 하면 그런 것들을 볼 수 있을까?
그들에게 물어보면 그냥 딱 보였다는 대답에 할 말을 잃고 마는데.
그 비밀이 이 책 속에 있었다.

'그냥'이란 것은 살아오면서 축적된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얼마나 좋아하면 눈을 뜨고 눈을 감는 순간까지 한가지 생각에만 빠져 지내기도 할까.
그런 열정의 시간들이 쌓여 어느 순간 쓱~ 보이는 것.
그것이 '안목'의 실체였다.

 

유홍준의 '안목'은 생활 속에서 실제로 느껴 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설명이라면 필리프 코스타마냐의 '안목에 대하여'라는 감정사로써 '마음' '다짐' '자세'를 담았다.

개인이 감정사로 성장하며 느끼는 것들에 대한 고백이랄까.
유홍준의 '안목'을 읽고 기대해서 보게 된다면 나처럼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세계적인 감정사로써 대표적인 작품들을 보는 방법이나 차이점, 어떻게 알아보게 되었는지 과정과 기술들을 기대했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아마도 난 이 책에서 물고기 잡는 법을 배우기 보다 잡아준 물고기를 기대했는가 보다.

요컨대 안목은 보는 것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를 보지만 다 똑같이 보지는 않는다.
나는 안목이 있는 사람이다.
아니, 안목을 갖게 되었다.
훌륭한 미술품 감정사로 거듭나기 위해 보는 법을 배우고 익혔다.
미술품에 눈먼 사람처럼 맹목적으로 딴 데는 눈이 팔리지 않는다.
오로지 내가 봐야 할 대상에만 일편단심으로 눈길을 준다.
내가 미술품 감정사 직업을 가져서 좋은 점은 거무스레한 면 뒤에 숨겨진 밝은 면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걸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는 미술품 감정사로서 오감을 곤두세우고 미술의 세계를 탐험한다.

책의 마지막 문단이다.
책의 핵심은 이 글이 다 담겨 있다.

어떤 삶을 살아가던 흥미를 느끼는 것에 푹 빠져보는 것.
다른 곳엔 눈을 팔지 않고 오로지 한 곳만 바라보는 것.

시간과 노력이 쌓여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안목'이다.
안목이란 것은 그 분야에 있어서는 전문가이며 달인이라는 말이었다.

그냥 아니면 말지라는 생각과 취미생활일 뿐이라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태도로는 결코 가질 수 없는
여섯 번째의 감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