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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위안 ㅣ 강석기의 과학카페 6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4월
평점 :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는
2012년 『과학 한잔하실래요』를 시작
2013년 『사이언스 소믈리에』
2014년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2015년 『사이언스 칵테일』
2016년 『티타임 사이언스』
그리고 2017년 『과학의 위안』까지 무려 6년 동안 쉼 없이
매년 5월 장미가 필 무렵 찾아왔다.
출간하기 전 한 해 동안 있었던 수많은 과학 관련 사건들을 정리해 쉽게 알려준다.
강석기의 과학카페의 가장 큰 장점이랄까. 과학의 '과'자를 몰라도 수학 포기자라도 생활 속에 작은 호기심, 작은 궁금증만 있다면 쉽게 빠져든다.
강석기의 과학카페는 읽기는 쉬운데 리뷰를 쓰려 하면 막막해진다.
다양한 과학 사건들을 3쪽 정도 분량으로 담고 있는데 모든 것을 요약해서 남길 수 없고,
또 일부만 발췌하자니 무엇 하나 빼놓을게 없다.
전의 시리즈와 조금 다른 부분이라 한다면
전 시리즈의 시작은 핫이슈라 해서 한 해 동안 발견한 놀라운 소식들을 담았다면
이번 시리즈에서는 힐링 토픽이란 이름으로 일상 속에 소소한 과학 이야기들을 담았다.
물론 최신 소식이다. 그 시작은 약에 대한 이야기인데 합성치사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는데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고,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했던 장수와 불사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되었다.
노화 방지는 모든 사람들의 꿈은 아닐까. 필멸 자기에 불멸을 꿈꾸는 인간의 욕심이 기대 수명을 점점 늘리는 것 같다. '건강'이란 이름 아래, 윤리와 함께 많은 고민과 합의가 필요한 이야기.
힐링 토픽에는 당뇨치료제에서 항암효과를 보인 약에 대한 이야기,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못 자게 되는 이유, 사람과 동물 사이의 소통, 부성애와 오존층에 관한 이슈가 담겼다.
여행만 가면 잠을 잘 못 자서 항상 문제였는데 그 원인이 낯선 환경 탓이라니 수 만년이 지나 내려온 유전자의 힘을 실감하며 사는 것으로 그냥 받아들였다. 같은 곳에서 2박을 해도 푹~ 잘 수 없는 것은 남들보다 좀 더 잠자리에 민감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낯선 환경에 대한 경계심이 조금 더 발달했을 뿐이란 것.
두 번째 파트는 '논란 유발자들'이란 부제다 달려 있는데
내용을 보면 '논란 유발자들'이란 말로도 부족하단 생각이 든다.
한때 유행했던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의 양면성, 보톡스에 대한 진실, 시험관아기와 새 부모 아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고지방 다이어트부터 보자면 다이어트는 습관이 만든다는 진실을 다시 한번 마주한다.
규칙적인 생활 패턴,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에서 식단에 대한 것인데 기후가 바뀐다고 하지만 여전히 철에 따라 나는 과일과 채소 적당한 육류와 생선을 골고루 적당히 먹는 것이 최고의 다이어트 비법이다.
보톡스가 독이란 것 까지는 알았는데 발견된 지 200년이나 지난 맹독이란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보톡스가 맹독이란 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사람의 미세한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실험 결과였다.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 속에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을 읽어 내는 것은 내가 그 근육과 주름을 표현할 수 있는가에 따라 공감 정도가 다르단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주름이 없는 얼굴이 매끈해서 이뻐 보일 순 있겠지만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생긴 얼굴의 주름은 연륜과 경험에서 오는 지혜와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할머니의 얼굴에 주름 하나 없는 모습을 상상하면 너무 부자연스러워서 어색하다.
세 번째 파트는 시간의 개념이 수천에서 수억 년까지의 과거를 발견한다.
당장 몇 년 전의 기억도 가물가물 한데 수억 년이라니!!
그 오랜 시간 속에서 발견하는 것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생명의 시작이 우리가 학교에서 배워 알고 있는 것보다 더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니 생명의 기원은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다.
318만 년 전 인류 루시, 고등학교 과학시간에 들었던 기억이 얼핏 떠오른다.
뼈만 발견되었을 텐데 상상으로 만든 사진에 한동안 매료되었던 기억이 있다. 오래전 인류의 조상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석기시대부터는 지금의 생활과 엄청난 차이는 아니었다고 하는데 현생인류로 진화하기 전의 인류는 어땠을까? 지금의 유인원의 생활을 하고 있었을까? 참 많은 궁금증이 다시 떠오른다.
루시라는 이름이 붙은 유물의 상태를 통해서 당시 인류는 나무 위에서 생활했을 거란 추측이 있다.
사람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그 높이가 나무 위에서 생활하던 유전자 때문일까?
뼈의 상태만으로 죽음과 그 원인을 추측하는 기술에 놀랐다.
석기의 재조명은 타제석기에 대한 이야기다.
뗀석기라 부르는 그것! 그냥 돌 모양이라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한다.
아무런 정보 없이 모방해서 만드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뗀석기의 기술을 가진 부족이 무기의 이점이 있었겠지. 국방력과 영양공급 차원에서 그야말로 혁명이었을 거다.
역시 예나 지금이나 기술이 있어야 사나보다.
그 외에 현생인류의 Y 염색체에는 네안데르탈인의 흔적이 없다거나 불의 사용이 결핵균이 불러들였다?라는 제목의 기사들도 담겨 있다.
네 번째 파트는 몸과 마음에 들어 있는 과학이란 부제가 붙었다.
일곱 가지 이야기 중에서 근시와 노안에 대한 고찰이 흥미롭다. 초등학교를 막 졸업할 무렵 가게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다 문득 눈이 나빠짐을 느껴 안경 맞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너무 이르게 안경을 쓰기 시작했던 것 같지만 뭐 이미 지나간 시간을 돌이킬 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잘 관리하자 마음먹고 있는데 노안은 아니지만 갈수록 근시가 심해지는 느낌이 들어 눈에 좋다는 것은 다 해보고 있던 참이다. 그런데 시력에 필수적인 것이 야외활동이라니!!
자연광을 받아들이는 자극과 인공적인 빛이 만들어 내는 자극의 차이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지금이라도 나쁜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연광을 하루 3시간 이상 받아야 하는 걸까?
생활패턴상 야외생활하기 정말 힘든데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스스로 하는 임상실험이랄까
다섯 번째 파트에는 우리에게 수학과 물리가 필요한 이유라는 제목으로 시차 적응, 장내미생물 숫자와 인체 세포의 숫자 비교, 매혹적인 양귀비꽃이 가진 색의 비밀, 기침과 재채기의 물리학, 양자역학 문제를 게임으로 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여섯 번째는 이런 것도 화학?으로 다이아몬드 탄생의 원리, 제2의 피부, 분자와 노화, 냉동인간, 식물의 광합성 효율, 바이오 부탄에 대한 이야기가
일곱 번째 파트에는 시골 새와 도시 새의 비교, 지의류의 세 번째 공생자 발견, 해바라기 꽃의 비밀, 그린란드상어의 장수, 침팬지의 인지, 젖이 만들어지는 원리와 가짜 가짜유전자를
여덟 번째 파트에서는 역사 속 대홍수의 흔적을 발견한 이야기, 1800년 전 전기뱀장어 목격담이 진실일 수 있다는 증거, 10파운드 지폐의 메리 소머빌에 관한 이야기, 그레고르와 멘델, 하이젠베르크와 보어, 나방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마지막 부록에는 2016년 작고한 과학자들을 담아냈다.
한가지 주제만 담긴 책은 요약정리라도 편한데 이처럼 여러 이야기, 여러 주제가 공존하는 책은 읽는 것보다 읽고 나서 정리하는 게 더 힘들다. 여전히 어떻게 남겨야 오랫동안 기억할까 고민이긴 하지만
목차만 읽어도 어떤 이야기들이 담겼었는지 기억하니 나중에 궁금한 게 생기면 다시 찾아보기로 했다.
멋진 말로 짧고 명쾌하게 책을 소개하고 싶은데.
강석기의 과학카페는 '그냥 읽어봐! 보면 알아'라는 말 외에는 뭐라 추천해야 할지 모르겠다.